*인터뷰① 한국엔 뮤지컬영화가 없다? "그래서 시작한 게 이 영화제"에서 이어집니다.

 김홍준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예술감독. "욕심이지만, 제가 빨리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이 영화제의 성공을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웃음).

김홍준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예술감독. "욕심이지만, 제가 빨리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이 영화제의 성공을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웃음). ⓒ 충무로국제영화제


- 영화제 기간이 부천영화제 폐막 직후다. 특이한 건, 총 상영작이 8개 섹션 31편인데, 영화제 기간은 9일이나 된다.
"개막이 부천영화제 폐막 다음날인데 사전 조율을 통해 겹치지 않도록 잘 조종됐다. 그보단 중요한 건, 기간이 길어졌다. 부산영화제보다 하루 짧다(웃음). 작년 같은 경우, 기간이 짧다 보니 대극장에서 영화 상영을 못하고 개폐막식만 진행했다. 극장도 동대문 메가박스랑 DDP 두 곳이었고. 올해는 관객들에게 여유를 주고 싶더라. 편하게 극장 한 군데 정해놓고 보고 싶은 거 다 볼 수 있게.

스케줄도 다 그런 식으로 짰다. 어떤 날은 밥 포시 영화를 다 본다거나, 어떤 날은 록무비를 쫙 다 본 다거나. 시간대별로 안배를 해서 관객들이 극장을 편하게 선택할 수 있게. 편수도 어차피 많지 않으니까 한 극장에서 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영화제에서 공간이 하나 늘면 들어가는 인력이나 비용이 제곱으로 뛰거든(웃음). 1.5배가 아니라 4배인 거다.

그래서 기간이 긴 대신 자원봉사자들이나 스태프들 체력 안배만 되면, 릴랙스하면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게 아니라 그들도 좀 즐길 수 있고. 이것도 하나의 실험이다. 이렇게 갈 수 있을지, 중간에 기진맥진해서 너무 길다고 할지(웃음)."

- 가능했으면 좋겠다(웃음). 확실히 큰 영화제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영화제의 역사와 관계가 있는데, 지자체가 관여하면서 규모 좀 있는 영화제들은 대체로 정신이 없다. 제가 초창기 그 관행을 만들어 낸 사람들 중 하나인데(웃음) 많은 영화를 되도록 짧은 기간 안에 소화해야 한다. 기간이 길어지면 비용이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그래서 스크린도 많아야하고 이벤트도 동시다발로 열면서 군사 작전하듯이 영화제가 진행된다. 셔틀도 운영해야하고, 관객들도 정신없고. 부산·전주·부천이 하나의 스탠다드, 하나의 고정관념이 된 거다.  

고백하자면, 기간과 예산을 안배하면서 후순위로 밀린 것이 해외게스트다. 아시다시피, 해외게스트는 보이게 들어가는 돈, 보이지 않게 들어가는 돈이 연계돼 있잖나. 속된말로 영양가 있는 해외게스트를 모시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신작이 딱 세 편인데 그 중 <이모 더 뮤지컬>이란 호주영화 감독은 이번에 초청했다. 29살의 젊은 감독인데, 저는 제2의 <라라랜드> 데미언 셔젤이 되지 않을까(웃음). 베를린영화제 영제네레이션 부문에 초청됐기도 했고."

- 그래도 해외 게스트가 참석하는 포럼도 예정돼 있던데.
"밥 포시 특별전으로 해외 포럼을 하는데, 밥 포시를 전공한 전문가는 찾기 힘들었다. 원래 UCLA 아카이브에 있었고, 지금 하버드 필름 아카이브에 있는 데이비드 팬들턴이 섭외 됐다. 그 분이 안무가로서 밥 포시의 세계에 대해 포럼을 진행한다. 이 포럼이나 관객과의 대화를  명동CGV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진행하는데, 해외게스트들더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다. 거기는 칸이나 토론토 못지않은 분위기를 낼 수 있으니까.

올해 조금 아쉬운 것이 해외 게스트들이다. 한 둘 쯤 더 섭외했으면. 짐작컨대 내년에는 뮤지컬 신작들이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이 나올 거 같다. <라라랜드> 영향이기도 하고, 긴가민가하던 작품들이 투자·캐스팅될 거 같다. 올해 베를린 마켓에 가서 각종 부스를 다 뒤졌는데, 뮤지컬영화는 딱 10편이었다. 우리 영화제에 틀만한 뮤지컬영화제를 고르는데 쉽지 않았다(웃음).

이것도 우선 순위라고 생각한다. 해외게스트를 먼저 생각했다면 달랐을 거다. 내년에 신작 부문을 강화할 수 있다면, 해외 뮤지컬인들을 불러들여서 본격적인 교류의 장을 열고 싶다. 꼭 감독이나 배우뿐만 아니라 안무가나 작곡가까지. 비하인드 스토리지만, <라라랜드>의 감독은 어려워도, 작곡가나 안무가, 후반작업 믹싱 엔지니어를 꼭 섭외하고 싶었는데, 다들 바쁘다고(웃음).

그런 식으로 좀 폭을 넓히고, 유명 뮤지컬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이너랄지, 다양하게 초청해 보고 싶다. 결국 예산이 받쳐줘야지. 외부 지원을 받을 때 꼭 영화제로만 간주되지 말고 일종의 공연 축제라거나 융합형 문화축제로 봐줬으면 한다. 그럼 미래부나 콘텐츠진흥원에서도 후원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웃음). 모범사례라고 하기 엔 낯 뜨겁고, 일종의 샘플처럼."

- 영진위도 최근 영화제 지원 사업을 발표했는데. 
"영진위 정책은 영화제 자체를 지원하는 운영지원이나 위상 강화와 관련해 분명히 필요하다. 부산이나 부천, 전주의 역할을 생각하면 영진위의 영화제 지원은 당연히 필요하다. 더 나아가 이제는 각 영화제가 가진 고유의 색깔, 특히 연관분야와의 파급효과를 생각한다면 거꾸로 영진위 지원 사업 중에 상징적으로라도 공연분야와 같이 영화와 연관된 지원도 할 필요가 있다. 다른 분야에 칸막이를 칠 게 아니라.

한국 고전영화를 가지고 새롭게 콘텐츠화 하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만든다면 프리프로덕션 비용을 지원할 수도 있고. 그런게 정말 창의적인 건데 지금은 다시 정상화를 시켜야 할 단계니까. 지금 더 시급한 문제가 많아서 안 되겠지만, 퇴행됐던 것들을 제로베이스부터 완전히 새롭게 하는 참신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 같이 구태의연한 사람들은 빠져야지. 20년 전 기준 가지고 지금 정책을 만드는 것은 또 시대착오적인 것이 될 수 있으니까."

"신작 영화 세 편, 꼭 주목해 달라"

 20일 오후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김승업 공동조직위원장, 이명세 조직위원, 김홍준 예술감독, 아이비 홍보대사, 이장호 공동조직위원장, 배창호 조직위원, 유희성 조직위원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김승업 공동조직위원장, 이명세 조직위원, 김홍준 예술감독, 아이비 홍보대사, 이장호 공동조직위원장, 배창호 조직위원, 유희성 조직위원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 영화제 전문가라고 불려도 될 만큼, 부천부터 충무로까지 경험이 독보적이다. 
"안타깝지만, 돌아가신 김지석 프로그래머처럼 영화제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그런 위치가 돼야 하는데 저는 영화과 교수고, 한 영화제를 꾸준히 한 것도 아니고 그래서 쑥스럽다. 개척자라고 하면 받아들이겠는데.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제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나 생각이 자유로울 수 있다. 제가 고민하는 건 당대 대중들이 가고 있는 방향이나 그 방향에 비춰봤을 때 영화제가 해야 하는 일이랄까. 그게 교육이 됐건 영화제가 됐건. 그게 자연스레 고민하는 점이죠. 그래서 2시간씩 트위터를 들여다보고.(웃음)"

- 앞서 개괄은 했지만, 꼭 소개하고 싶은 영화, 섹션이 있다면. 
"먼저 신작 영화 세편을 꼭 주목해 달라. 뮤지컬 좋아하는 분들도 그렇지만, 앞으로 한국에서 뮤지컬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 뮤지컬과 영화의 결합을 고민하는 사람, 더 나아가 뮤지컬영화를 만들 엄두가 안 난다는 사람이 꼭 봐야 할 영화들이다. 저런 뮤지컬영화라면 우리도 한 번 해볼 수 있겠다는 형식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모 더 뮤지컬>과 <앳 유어 도어스텝>이다. 

<무브! 댄스 유어 라이프>는 뮤지컬은 아니고 춤에 대한 영화다. 1인 다큐고 VJ가 만든 건데, 일체 대사 없이 18개국의 춤만 보여준다. 마음에 들었던 게, 감독이 단편만 만들었던 프랑스 여성분인데 춤이 좋아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혼자 영상을 찍은 거다. 춤에 대한 다큐가 대개 설명을 하고 교육적이기 마련인데 반해 이 영화는 역발상이다. 일체 아무것도 없고, 넌- 버벌이고, 자막은 지명과 테마만 있다. 그리고 음악하고 춤만 있다.

보다보면 아무 맥락도 없는데 즐기게 된다. 감독을 초청할 걸 하는 생각도 들고(웃음). 걸작이라거나 칸이나 베니스, 베를린에서 집중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신작 모두 시네필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저 자신이 충격을 받은 영화들이기도 하고. 저 또한 뮤지컬하면, 성공한 영화를 뮤지컬로 옮기거나 굉장히 스펙터클한, 우리나라 감독들이 찍고 싶어하는 <물랭루즈>만 생각하지 않나. 재기발랄하고. 또 <앳 유어 도어스텝>은 켄 로치 풍의 사회성 짙은 드라마다."

 영화 <앳 유어 도어스텝>의 한 장면.

영화 <앳 유어 도어스텝>의 한 장면. ⓒ 충무로뮤지컬영화제


- 뮤지컬의 켄 로치? 그게 가능한가?
"켄 로치가 뮤지컬을 찍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메시지가 분명하다. 또 <이모 더 뮤지컬>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일종의 성장영화인데, 주인공이 이모코어 록을 한다는 게 독특하다. 우리말로 가사 번역한 버전을 봤는데, 정말 골 때린다. '멍청한 밴드', '우린 다 뒤질 거야' 이런 식으로 직역해 놓으니까. 그런 것들이 뮤지컬영화라는 형식 속에서 가능하다는 거다. 근데 이 영화들이 칸이나 베를린에서도 상영됐었는데, 국내 어떤 수입업자들도 관심이 없었다."

- 왜일까, 장르가 뮤지컬이라서?
"<앳 유어 도어스텝>은 칸도 갔고, 스페인 유명 가수가 출연한다. <이모 더 뮤지컬>은 베를린에도 진출했다. 그래도 한국에서 이런 영화들은 관객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거다. 그래서 고전 섹션이나 <레미제라블> 등 상대적으로 유명하고 의미 있는 영화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건 고맙고, 연륜이 짧은 영화제로서 기존의 권위나 평가를 바탕으로 가야겠지만, 신작에 대한 관심을 끄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긴 하다. 그건 관객들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거든.

부천도 초창기에 관객들이 긴가민가했지만 영화제 가서 봤더니 좋더라, 그렇게 자기 시야가 넓어지고, 이 영화들을 어디서 보겠나 하는 신뢰가 생기기기 전에는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하여튼, 이 세편의 영화는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영화니까 꼭 보셨으면 좋겠다."

- 정말 이게 끝인가?(웃음)
"또 한 가지는, <라라랜드>가 클래식 섹션 메인 컨셉이고, 또 하나는 록영화다. 사실 록뮤지컬 가지고 하나의 섹션을 만들 수 있지만, 이번엔 조심스럽게 티저라고 생각했다. 제일 흥미를 끌만하면서 각각 장르가 다르다. <벨벳 골드마인>은 글램록이고, 또 마침 <캐롤> 때문에 토드헤인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얄팍한 생각에(웃음).

<헤어>는 한 번 제가 큰 화면에서 꼭 보고 싶은 영화였고, <토미>는 록뮤지컬의 효시 같은 영화다. 밴드 '더후'의 콘서트 앨범을 캔 러셀 감독이 1975년에 만들었는데, 지금 보면 완전 병맛이라 클래식 록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음악도 그렇고, 에릭 클랩튼이나 티나 터너가 카메오로 나오고. 심야 상영을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한 번 하는데, 저도 가서 밤새서 보고 싶을 정도다(웃음)."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 이제 과거 얘기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이제 과거의 얘기라고 생각한다. 지원은 하되 긍정적인 간섭은 필요한 것 같다.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종의 자유방임이거나 제대로 어떤 감독이나 관리도 하지 않다 느닷없이 개입을 하면, 그거야말로 최악의 개입이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이제 과거의 얘기라고 생각한다. 지원은 하되 긍정적인 간섭은 필요한 것 같다.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종의 자유방임이거나 제대로 어떤 감독이나 관리도 하지 않다 느닷없이 개입을 하면, 그거야말로 최악의 개입이다." ⓒ 충무로국제영화제


-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 할 때가 된 거 같다. 한국 영화제의 '개척자'이자 현재 뮤지컬영화제의 수장으로 색다른 영화제를 선도해 나가는 입장에서, 한국의 영화제를 어떻게 보나. 좀 많지 않나 하는 시각도 있는데.
"아직까지, 영화제가 많은 건 좋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종종 쓰는 비유로, 미술관이나 도서관이 많다고 해서 나쁠 이유는 없지 않나. 단지 중복되거나 과잉의 문제인 거고, 본연의 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로 특정한 사람을 미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거나(웃음)가 아니라면, 많을수록 좋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 

영화제들을 보면 역시 한국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와 영화제들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다. 아마 문화 분야에서 영화와 영화제가 가장 압축 성장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지난 20년 동안. 나 같은 경우 좋게 말하면 기여고, 나쁘게 말하면 그런 분위기를 출발시킨 장본인 중에 한 명이기도 하다."

- 개인적으론, 기여라고 하자. 
"우리나라 20년은 다른 나라의 200년이다. 딱 그 20년 동안 개인적으로 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부산영화제 1회 때 저는 <정글스토리>의 감독으로 참여했다. 부천영화제는 2회 때부터 함께 만들어 나갔고, 그간 많은 부침을 겪었다. 한예종도 마찬가지다. 20년이 좀 넘었는데 위기도 있었고 부침도 있었다. 최근 여러 가지 부침도 다 압축 성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본다.

어쨌든 지금은 영화제들이 기반을 잡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공교롭게, 필연에 가깝게 부산영화제 사태가 터졌다. 아주 거시적으로 보면 그 사태가 굉장히 상징적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영화제들이 이제 유소년기를 벗어나 청년기를 넘어 본격적인 장년기로 들어설 찰라에 내부적인 모순에도 신경 써야 하면서 외부적인 문제가 촉발됐고. 근데 정말 몰상식한, 황지우 전 총장의 비유를 들자면 문화적 반달리즘에 해당하는 굉장히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 영화제는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발 짝 떨어져서 또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면, 기존 영화제들이 안주하면 안 될 것 같다. 정말 초심으로 원점으로 돌아가서 모든 것을 재검토해야 하고. 영화제가 처음엔 신선하고 발랄하고, 어떤 문화적 전위라 할 수 있었다. 가장 젊은 문화향유층 관심의 중심에 영화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또 하나의 관성에 젖은 기득권처럼 보일 수 있는 시점이 됐다.

작은 영화제는 작은 대로 새로운 것을 개척해 나가면서 영화제라는 이름까지 포함해서 다 바꿀 수 있다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기존 큰 영화제는 지금까지 쌓아온 성과와 확고한 역량, 지분들을 기득권이라 생각하지 말고 그걸 창조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거다. 안 그러면 영화제도, 다른 문화행사, 스포츠 행사가 그렇듯이 문화적인 공룡의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공룡의 알을 낳은 사람으로서(웃음)."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이 공적 기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적절한 지원의 배분. 가령 한국영화가 2000년대 초에, 자화자찬이지만 발전과 성과를 낼 수 있던 것은 산업현장과 영진위와 영진위를 통한 조율 기능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하여튼 선배로서의 충고이자 꼰대의 잔소리일 수 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그런 얘기를 하고 싶다."

- 그런 의미에서 진짜 마지막 질문. 관이나 공적 기관의 역할을 언급했는데, 그렇다면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아트센터나 재단이 결합된 것을 호재라고 할 수 있을까. 충무로국제영화제의 쇠락을 직접 지켜 본 입장이기도 하고. 
"중요한 질문인데, 물론 사람은 바뀌었지만 기본적으로 충무로영화제의 실패의 경험이 이 분(중구나 중구문화재단 등)들에게는 하나의 반면교사가 된 것 같다. 영화제의 어떤 의미나 좋은 점에 대해서도 학습을 했지만 어떻게 해선 안 된다는 것도. 그래서 신중한 면이 있고, 충무로뮤지컬영화제도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하고 있는 거다. 

그 다음에,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건 이제 과거 얘기라고 생각한다. 지원은 하되 긍정적인 간섭은 필요한 것 같다.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종의 자유방임이거나 제대로 어떤 감독이나 관리도 하지 않다 느닷없이 개입하면, 그거야말로 최악의 개입이다. 좀 더 시스템적으로 해야 하는데, 시스템도 사람이 만드는 거다. 자기고백을 하자면 충무로뮤지컬영화제도 아직은 제 개인기에 많이 의존을 하고 있다."

- 그렇게까지 표현해도, 되겠나?(웃음)
"그럼(웃음). 이 시스템 속에 모두가 녹아들어가야 한다. 이 영화제의 조직이나 운영도 새로운 실험이다. 기존 모델을 가져와서 맞추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모델도 아니고. 실무자들은 고충이 많다. 예산도 부족한 부분이 있고. 효율적인 것도 있지만, 이러한 모델을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욕심이지만 제가 빨리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이 영화제의 성공을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웃음). 

 "먼저 신작 영화 세편을 꼭 주목해 달라. 뮤지컬 좋아하는 분들도 그렇지만, 앞으로 한국에서 뮤지컬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 뮤지컬과 영화의 결합을 고민하는 사람, 더 나아가 흔히 뮤지컬이 할리우드식 <오페라의 유령>이나 <라라랜드>, <사운드 오브 뮤직>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면서 뮤지컬영화를 만들 엄두가 안 난다는 사람이 꼭 봐야 할 영화들이다."

"먼저 신작 영화 세편을 꼭 주목해 달라. 뮤지컬 좋아하는 분들도 그렇지만, 앞으로 한국에서 뮤지컬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 뮤지컬과 영화의 결합을 고민하는 사람, 더 나아가 흔히 뮤지컬이 할리우드식 <오페라의 유령>이나 <라라랜드>, <사운드 오브 뮤직>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면서 뮤지컬영화를 만들 엄두가 안 난다는 사람이 꼭 봐야 할 영화들이다." ⓒ 충무로뮤지컬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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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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