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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뜨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일출 명소인 정동진 일출.
 해가 지고 뜨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일출 명소인 정동진 일출.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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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말과 연초는 연이어 연휴가 잡혀있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있었던 크리스마스 연휴가 바로 그것이고, 다른 하나는 12월 30일부터 2018년 1월 1일까지 신정 연휴가 그것이다. 둘 모두 월요일에 공휴일이 잡혀있어서인지 월요병 하나는 확실히 사로잡은 공휴일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갑작스러운 강추위가 몰아치는 등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연휴 느낌이 나지 않는 날씨였다. 물론 다른 이유도 한몫했겠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번 연휴를 방콕으로 보냈다면, 이번 신정연휴는 걱정 없이 나들이할 수 있겠다. 토요일에만 잠깐 비가 오고 나머지 이틀은 쨍쨍하니 말이다.

그래서 어디서든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당일치기 낙조 여행지와 일출 여행지를 두 곳씩 소개하려고 한다. 특히 다사다난했던 이번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한껏 보내고, 2018년 무술년(戊戌年)을 온 몸으로 맞기에는 낙조와 일출 여행이 꽤나 멋지고 좋다. 늘 일출의 주요 명소가 되는 동해 역시 새롭게 볼 수 있는 좋은 장소가 생겼으니, 그 팁도 소개한다. 수도권 명소를 두 곳, 영남 일대의 명소를 두 곳씩 소개한다.

부석사의 고즈넉함 한껏 느끼며 소백산 낙조

5시가 넘어가면 소백산 뒤로 아스라하게 해가 넘어간다. 넘어가며 부석사의 모든 건물들을 차례로 발갛게 물들인다.
 5시가 넘어가면 소백산 뒤로 아스라하게 해가 넘어간다. 넘어가며 부석사의 모든 건물들을 차례로 발갛게 물들인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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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내륙의 관광도시인 영주시에는 무섬마을, 소수서원 등 다양한 관광지가 가득하다. 하지만 '내륙에서 무슨 낙조명소'를 찾냐고 묻는다면 산의 낙조를 모르는 말이다. 부석사 낙조는 여느 바다의 낙조보다 훨씬 아름다운 광경을 접할 수 있다. 경내가 서향으로 짜여져 있어 소백산을 멋스럽게 넘어가는 해를 볼 수 있고, 해가 지는 것에 따라 얕은 언덕을 오르며 지는 해를 따라갈 수도 있다.

소백산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부석사의 낙조는 부석사 일대를 그야말로 웅장하게 넘는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그 날의 마지막 햇빛을 그대로 맞는 부석사는 발갛게 물들어 빛난다. 소박한 목조건물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대부분의 낙조가 해만을 바라보게 되지만, 부석사의 낙조는 뒤를 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소백산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 소백산의 낙조는 특히 부석사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다.
 소백산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 소백산의 낙조는 특히 부석사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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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까지 가는 길은 버스와 기차가 있다. 중앙고속도로가 영주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데다 경북선, 영동선, 중앙선이 만나는 철도교통의 요지에 있어 도시 규모에 비해 교통이 편리하다. 서울과 안동, 부산, 대구 등을 잇는 중앙선 철도를 이용하거나, 최근 새로 개장한 영주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영주터미널에서는 영남과 수도권 각지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한다.

영주시 안에서는 영주여객 종점으로 이동해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영주역, 터미널에서 3번 버스를 탑승하거나 택시를 이용하면 기본거리에 버스종점으로 갈 수 있다. 부석사로 가는 버스는 27번과 55번이 있는데, 55번이 직통으로 간다. 다만 27번을 타고 풍기에서 인삼, 인견 쇼핑을 하거나 선비촌, 소수서원을 들러도 좋은 여행이 된다. 이들 버스는 도합 약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경강선 KTX 타고 동해 일출

KTX를 타고 '당일치기 일출여행'이 가능하게 된 것은 올림픽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강릉 가는 KTX-평창 열차.
 KTX를 타고 '당일치기 일출여행'이 가능하게 된 것은 올림픽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강릉 가는 KTX-평창 열차.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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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로 동해 일출을 보러 다녀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바로 12월 22일 개통한 경강선 KTX를 이용하는 것이다. 청량리역을 오전 5시 32분 출발하는 KTX-평창 801호 열차를 이용하면 7시 8분에 강릉역에 도착한다. 중간에 상봉역, 만종역, 평창역만 거치고 바로 강릉역으로 향하는 열차이다. 7시면 벌써 해가 다 떴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오산. 1월 1일 기준으로 강릉의 해는 7시 40분에 머리를 드러낸다.

대신 강릉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야 한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경포대 해수욕장이나 강문, 송정, 안목해변에 가는 것이 좋다. 네 해변 모두 택시로 10분 정도 걸리고 택시요금은 6000원대 정도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여럿이서 가면 1월까지는 멋진 일출을 당일치기로 저렴하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다.

바다를 보며 일출도 보고, 맛좋은 커피를 한 잔 할 수 있는 안목해변의 모습.
 바다를 보며 일출도 보고, 맛좋은 커피를 한 잔 할 수 있는 안목해변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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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만 보고 바로 돌아오기는 아쉽다. 안목해변에는 커피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대관령에서 키운 강릉산 커피로 만든 모닝커피를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경포해변이나 강문해변의 지근거리에 있는 초당동 두부마을로 갈 수도 있다. 일출을 보며 따뜻해진 마음에 따뜻한 두부와 커피로 속까지 따뜻하게 만들면 좋은 강릉여행이 된다.

아쉽게도 1월 1일 출발하는 801호 열차는 입소문 탓인지 좌석이 모두 매진되어 있다. 하지만 낙표가 날 수도 있고, 두 다리가 튼튼하다면 입석표를 이용하여 강릉으로 향할 수도 있다. 아니라면 다른 날 801호 열차를 탑승하고 강릉으로 가는 한적한 열차에 탑승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매일, 기다렸다는 듯이 제 시간에 해가 발갛게 뜨니까 말이다.

자기부상열차 타고 해넘이 보러 갈까

운이 좋으면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지는 해를 바라보러 떠날 수도 있다.
 운이 좋으면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지는 해를 바라보러 떠날 수도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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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는 그 자체로 볼거리가 될 수 있는 자기부상열차가 운행한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2016년 2월 3일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정부합동청사, 용유역을 잇는 자기부상열차가 매 15분마다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에서 출발한다. 그 열차를 타고 용유역에 도착해 5~10분 정도 걸어가면 멋진 낙조를 볼 수 있는 장소도 만날 수 있다.

바로 거잠포가 그 곳이다. 거잠포의 일몰은 잠진도와 용유도 사이로 넘어 내려가는 해를 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해가 지는 것도 아름답지만 해가 진 이후 '매직아워'를 벅찬 기분으로 바라보는 것도 괜찮다. 거잠포에서는 날이 좋으면 일출도 볼 수 있는데, '샤크섬'이라고 불리는 작은 섬 뒤 수평선 직전의 인천산단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것이 꽤나 예쁘다.

잠진도의 '매직아워'는 신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잠진도의 '매직아워'는 신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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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잠포에서 20분 정도 방파제를 따라 걸어가면 나오는 잠진도 역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명소로 통한다. 잠진도 너머의 서해바다가 동쪽과 서쪽으로 수평선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시계거리가 좋으면 인천대교의 교각이 아스라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훨씬 더 멋진 일출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잠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서 무의도를 한 바퀴 돌아도 좋고, 그 곳에서 아예 일출이나 일몰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영화 <실미도>의 실제 배경인 실미도나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가 볼 수도 있다. 또는 용유도 안쪽으로 들어가 바지락칼국수를 즐기거나 회를 한 접시 먹어도 좋다. 여행 기분을 내게 인천공항 안으로 들어가서, 공항의 바쁜 분위기를 즐기는 공항투어도 좋다.

자기부상열차의 첫차는 7시, 막차는 19시 45분이기 때문에 거잠포가 아닌 잠진도나 무의도의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은 자기부상열차 대신 222번이나 중구의 섬지역에 운행되는 공영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인천공항 - 서울역 간 공항철도에서도 이들 지역의 일출을 보는 사람들을 위해 매년 해맞이 열차를 용유차량기지까지 특별 편성하니 참고하면 된다.

부산에서 40분, 거제 일출

거제도와 부산을 잇는 '시내버스' 2000번. 다만 요금이 4200원 정도로 비싸고, 환승이 되지 않는 것이 흠이다.
 거제도와 부산을 잇는 '시내버스' 2000번. 다만 요금이 4200원 정도로 비싸고, 환승이 되지 않는 것이 흠이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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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를 가려면 부산에서 '배' 타고 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거제도가 부산권으로 묶이게 되었고, 차량이나 시외버스로 1시간이면 거제 시내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지난 2014년 개통한 부산 - 거제간 급행버스인 2000번은 옥포, 장목면 일대를 1시간 안에 이으며 부산과 거제 사이를 더욱 가깝게 하고 있다.

2000번이 지나는 길은 그야말로 최고의 일출장소라 할 수 있다. 거가대교를 지나 가장 처음 만나는 정류장부터 옥포로 향하는 길의 마지막 정류소인 덕포까지 일출명소로 가득하다. 대금리에서는 섬들 사이로 올라오는 일출을 볼 수 있고, 외포의 어촌항 분위기에서 오르는 일출도 볼 만 하다. 덕포, 흥남해수욕장에서도 정돈된 듯 멋지게 떠오르는 해를 만날 수 있다.

외포 바닷가는 어촌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다.
 외포 바닷가는 어촌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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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일출을 본 다음에는 외포항으로 이동해 거제에서 많이 나는 굴이나 대구를 이용하여 만든 대구탕, 굴국밥, 굴 구이 등으로 식사를 하는 것도 좋고, 시내버스를 타고 옥포나 고현으로 나가서 거제도를 자세히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계에 위치한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을 관람하거나 지세포의 박물관단지를 둘러봐도 좋다.

거제도의 2018년 1월 1일 기준 일출 시각은 7시 33분이다. 2000번의 하단역 첫차가 오전 6시이고, 6시 10분과 25분에 연이어 출발하니 이들 차량을 이용하면 무리없이 일출을 볼 수 있다. 고현, 옥포 등지를 제외하고는 시내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기 때문에 미리 거제시청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태그:#연말연시, #일출낙조여행, #여행, #대중교통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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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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