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위즈의 베테랑 타자 김상현이 '음란행위'로 물의를 일으켜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하게 됐다. 케이티는 음란행위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김상현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고, 임의탈퇴를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케이티 위즈의 베테랑 타자 김상현이 '음란행위'로 물의를 일으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었다. ⓒ 연합뉴스


임의탈퇴 조치는 풀렸지만 그라운드 복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해 7월 원 소속팀 KT로부터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던 프로야구 선수 김상현이 1년만에 조치가 해제됐지만 곧바로 팀에서 방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현은 지난해 7월 공연음란 행위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도마에 올랐다. 구단은 7월 13일 김상현에 대한 임의탈퇴를 신청했고 이후 1년 간은 프로에서 뛸 수 없게 됐다. 김상현은 이후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독립구단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그라운드 복귀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임의탈퇴 해지가 가능한 1년이 지났고, kt는 고심 끝에 KBO에 김상현의 징계 철회 신청을 결정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수로 돌아올수 있는 길은 열어줬지만 정작 팀에서 뛸수 있는 기회는 주지 않았다. 김상현은 야구계로 돌아오자마자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야하는 처지가 됐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김상현의 나이를 감안할 때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KT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단 순수하게 전력적인 측면에서만 따져도 김상현을 다시 받아들인다고 지금 KT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웠다. 비록 거포가 부족한 KT라고 하지만 김상현은 이미 전성기가 지난 노장인데다 1년여간의 공백도 적지않은 부담이다.  비록 독립구단에서 출전하며 최소한의 경기감각을 유지했다고 하지만 엄연히 프로야구 1.2군과는 수준 차이가 크다.

구단 이미지나 여론의 부담도 의식하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김상현에게는 운이 없게도 복귀를 논할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그동안 김상현이 도박-음주운전-승부조작에 다른 사건사고에 연루되었던 선수들과 비교할 때 죄질을 감안하면 처벌이 과하다는 동정론도 없지 않았으나 최근 심판 금품 수수 논란과 음주운전 등 연이은 사건사가로 야구계의 도덕적 해이와 제식구 감싸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다시 급증한 분위기였다.

특히 KT는 신생구단임에도 지난 몇 년간 주축 선수들과 관련된 사건사고로 바람잘날이 없을 정도로 구단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어야했다. 김상현은 비록 법적인 처벌은 모두 마쳤다고 하지만 워낙 불미스러운 사안이 사안이었던 만큼 부정적인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 김상현이 그라운드에 돌아온다면 다시 1년전의 사건이 한동안 꼬리표가 되어 따라다닐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가뜩이나 팀성적도 좋지못해서 침체되어있는 가운데, KT로서는 굳이 여론의 부담을 감수하며 물의 선수의 복귀라는 모험을 감수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김상현은 어차피 전임 조범현 감독이 데려온 선수다. KT가 올시즌 김진욱 감독 체제로 개편된 만큼 굳이 이전에 있었던 사건사고나 전임 감독이 데려온 선수들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할 부담도 없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육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KT 구단의 운영방향도 김상현의 복귀에 대한 부담을 덜기에 적당한 명분이었다.

하지만 형평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못내 찜찜한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성'을 강조한 KT지만 SNS에서의 사생활 폭로와 명예훼손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장성우나, 음주운전으로 도마에 오른 오정복같은 선수들은 여전히 팀에서 잘만 뛰고 있다. 특히 장성우의 경우에는 죄질의 법적 수위를 떠나 인성적인 측면에서는 역대 최악의 사례로 꼽힐만큼 큰 논란이 되었던 사건이고 야구팬들 사이에서 완전 퇴출 요구가 거셌을 정도다.

김진욱 감독은 "장성우에게 한번은 속죄의 기회를 주고싶다."며 논란을 무릅쓰고 올시즌 그를 다시 1군 전력에 포함시켰다. 사실 김감독은 김상현에 대해서도 최근 비슷한 식의 언급을 한바 있다. 하지만 정작 구단은 장성우는 품었으면서 김상현은 가차없이 버리는 상반된 선택을 내렸다.

김상현이 저지른 잘못을 옹호하거나 장성우보다 죄질이 가볍다는 식으로 미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일 두 사람이 저지른 잘못이 서로 바뀌었다고 해도 아마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장성우와 김상현의 진짜 차이는 구단 입장에서 아직 선수로서 한참 더 오래써먹을수 있는 20대와, 은퇴를 바라보는 30대 후반의 노장이라는 것뿐이다. 인성을 운운하는 KT의 변명이 일관성이 없는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말이 없는 이유다.

무적 신분이 된 김상현은 이제 타 구단들의 선택을 기다려야하는 입장이 됐다. 이런 경우 보통은 김상현이 과거 선수시절을 보낸  친정팀으로 돌아가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마저도 여의치않다. 선두를 달라고 있는 기아나  팀홈런 1위 SK는 이미 강타자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굳이 김상현까지 받아들여야할 이유가 없다. 그나마 장타자가 부족한 LG가 있지만 최근 윤지웅의 음주운전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데다, 몇 년간 세대교체와 내부 육성의 방향이 확실한 상황에서 굳이 노장 1루수를 영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과연 김상현이 그라운드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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