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로드리게스, 뮌헨으로 2년 임대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로드리게스, 뮌헨으로 2년 임대 ⓒ EPA/연합뉴스


떠날 선수가 떠났다. 뛰어난 실력에 출중한 외모까지 겸비해 레알 마드리드의 미래로 여겨졌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결국 팀을 떠났다. 행선지는 바로 독일 분데스리가의 최강 클럽 바이에른 뮌헨이다. 마침 뮌헨의 수장은 레알 시절 하메스를 레알 공격의 중심으로 활용했던 카를로 안첼로티다.

완전한 이적은 아니다. 레알은 이적이 아닌 임대 방식을 택하면서 하메스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물론 뮌헨이 2년 간의 임대 기간이 끝나면 하메스의 완전 이적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기에 사실상 이적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하메스는 다가오는 시즌을 성공적으로 소화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섰음은 명백하다. 뮌헨이 이적이 아닌 임대를 택한 것은 2년 동안 하메스의 가치를 다시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뮌헨에서 실패하면 레알에서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 절벽에 끝에 선 하메스 입장에서는 반드시 뮌헨에서의 성공이 절실하다.

뮌헨의 감독이 안첼로티인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안첼로티 감독은 하메스를 충분히 활용했던 감독 중 하나다. 이번 임대도 안첼로티의 강력한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일단은 뮌헨에서 최대한의 기회를 부여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메스가 안첼로티 아래에서 부활을 선언할 수 있을지 여부가 벌써부터 관심사다.

전 세계에 몇 없는 치명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이번 이적은 레알과 뮌헨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거래다. 하메스는 지난 시즌 레알의 지네딘 지단 감독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하메스는 그동안 레알에서 쌓아온 경력에도 불구하고 지단의 전술에서 배제되면서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다.

반면 뮌헨에게 하메스는 소중한 자원이다. 뮌헨은 레알과 다르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다. 뮌헨은 '로베리(로벤+리베리)' 대표되는 치명적인 측면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현존하는 '9번' 공격수 중 가장 위협적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 전방에서 활약 중이다. 공격진의 개인 능력이 워낙 뛰어나기에 그들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공을 건낼 수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존재 여부가 전술상 중요하다.

그 역할에는 하메스가 안성맞춤이다. 하메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라며 일반적으로 갖춰야 되는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다. 여러 종류의 패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패널티 박스 안 침투에도 능하다. 거기에 파괴력있는 중거리 슈팅 능력도 창착하고 있다. 공격수들의 공격력을 폭발시키는 '뇌관'이면서 스스로 폭발에도 능한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중 하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능력은 검증을 받을 대로 받았다. 먼저 하메스를 스타 덤에 오르게 만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하메스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정석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공격 지역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여 후안 콰르다도와 같은 측면 자원과 최전방 공격수들의 공격력을 증대시켰다.

여기에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과 슈팅으로 5경기에서 무려 6골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정확한 패스로 선수들에게 공을 전달하고 빈틈이 생기면 과감히 침투해 멋진 골을 뽑아내는 하메스의 퍼포먼스에 상대팀은 속수무책이었다. 콜롬비아의 주포 라다멜 팔카오의 부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하메스의 월드컵은 환상적이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이적하게 된 레알에서도 하메스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중앙에서만 머무르기보다는 측면 지역에도 수시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메스는 2013-2014 시즌 레알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활약한 앙헬 디마리아의 역할과 유사한 임무를 부여 받고 경기장을 누볐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경이로운 슈팅으로 득점을 뽑아내 레알을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데뷔 시즌 리그에서만 13골 13도움을 기록하면서 빅클럽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뮌헨의 마지막 퍼즐

이렇게 검증된 하메스의 능력은 지난 시즌 뮌헨을 괴롭혔던 문제점을 단번에 해결할 만하다. 지난 시즌 뮌헨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격형 미드필더의 공백이었다. 수년 간 뮌헨의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토마스 뮐러가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레반도프시키가 혹사당했다. 티아고 알칸타라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인 것은 반가웠지만, 티아고는 다소 후방 지역에서 머무를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이기에 한계도 있었다.

하메스의 등장으로 뮌헨은 티아고(혹은 톨리소)를 후방에 위치시켜 은퇴한 사비 알론소의 공백을 유연하게 메울 수 있게 됐다. 정확한 패스와 탈압박 능력이 주무기인 티아고가 경기장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뮐러도 답답했던 중앙 지역을 벗어나 측면 지역까지 활발히 움직이며 과거의 득점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메스가 측면에서 활약이 가능한 점도 중요한 요소다. 로벤과 리베리에게 한 시즌 내내 측면을 맡기기에는 그들의 나이가 걸림돌이다. 킹슬리 코망과 이적생 세르지 나브리가 있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크로스 능력에도 일가견이 있는 하메스가 측면에 위치한다면 레반도프시키의 공중볼 능력이 더욱 위력적으로 변모가 가능하다.

하메스의 뮌헨 도전기는 여러 측면에서 팀과 선수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여겨지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하메스는 많은 장점을 지녔지만 약점도 뚜렷한 선수다. 공격형 미드필더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능력에 비해 탈압박 능력이 떨어진다. 스페인에 비해 중원에서의 압박의 강도가 강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하메스가 고전을 할 여지가 충분하다. 탈압박 능력이 떨어지는데 동료와의 연계가 최대 강점인 선수이기에 동료 선수들의 부진은 하메스의 동반 부진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일말의 불안감이 존재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은 무한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안첼로티 감독은 하메스 대해서 "하메스는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다. 그는 우리 팀에서 최적은 포지션을 찾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안첼로티가 하메스의 장점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고 그에게 충분한 기회를 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하며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지난 2년여 간 어려움을 겪었던 하메스가 '은사' 안첼로티의 지휘 아래 부활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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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스 안첼로티 뮌헨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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