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올스타전 로고

MLB 올스타전 로고 ⓒ MLB.com


드디어 그날이 밝았다. 지난 11일 홈런더비로 고조된 분위기를 이어갈 올스타전 본경기가 마이애미 말린스의 홈구장인 말린스 파크에서 열렸다. 똑같이 3번타순에 위치한 각 리그 최다 득표 선수 애런 저지, 브라이스 하퍼를 필두로 전반기 팬들이 뽑은 최고의 별들이 팬들에게 최고의 이벤트를 선사하려 한다.

12일의 선발투수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 128.1이닝 10승 5패 ERA 2.10)와 크리스 세일(보스턴 레드삭스, 127.2이닝 11승 4패 ERA 2.75). 올 전반기의 최고 투수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투수들이 상대 리그 스타플레이어를 상대로 먼저 마운드를 밟았다. 선공은 AL 올스타의 몫이었다.

# 타자들의 공략, 하지만 마지막에는 무너지지 않았던 투수들

 오늘의 MVP 로빈슨 카노

오늘의 MVP 로빈슨 카노 ⓒ FOX Sports 중계화면 캡쳐


AL 타격 2위(.332)로, 2번타자 3루수로 나온 호세 라미레즈가 오늘 경기의 첫 안타를 쳐냈다. 하지만 맥스 슈어저는 동요하지 않고 MLB 전체 홈런 1, 2위인 애런 저지와 조지 스프링어를 헛스윙 삼진으로 벤치로 돌아가게 했다.

NL 올스타도 1회말 곧바로 브라이스 하퍼가 안타를 때려내며 공격적으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드러냈지만, 아메리칸 올스타와 마찬가지로 1회 공격에서 큰 소득을 내지는 못했다(포지 뜬공). 하퍼는 2회초에도 환상적인 슬라이딩 캐치로 공을 걷어내며 경기 초반 강한 임팩트를 보여줬다.

2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크리스 세일을 상대로 머피-아레나도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짐머맨이 병살타로 찬물을 뿌렸고 오수나도 힘없이 물러나며 두 팀 합쳐 첫 득점권 찬스는 무위에 그쳤다.

라미레즈와 하퍼가 팀 분위기를 이끌며 출루는 많이 이뤄졌지만 두 팀 모두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초반부 모든 이닝에 출루가 이뤄지고 거의 득점권 상황과도 이어졌지만 후속타는 없었다.

5회초와 6회말 장타가 기록되며 1점씩 주고받았지만 7-8회에는 다시 투수들이 타자들을 잠재웠다. 내셔널리그는 브래드 핸드(샌디에고)와 그랙 홀랜드(콜로라도),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로베르토 오수나(토론토)와 크리스 데븐스키(휴스턴)가 나와 틀어막았다.

9회의 서로 가졌던 역전 찬스들마저도 무위로 돌리며 올해 올스타전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2008시즌 올스타전(당시 15회 끝내기) 이후 첫 연장승부.

균형은 연장전 시작하자마자 무너졌다. 1번타순에 들어선 로빈슨 카노가 웨이드 데이비스의 3구 80.8마일의 너클커브를 받아쳤고 타구는 불펜에 떨어졌다.

앤드류 밀러가 10회말을 막기 위해 올라왔다. 올라오자마자 시거가 날카로운 타구를 맞았지만 우익수 업튼의 도움을 받았고, 린도어도 발빠른 앤더 인시아테의 느린 타구를 잘 처리해주며 거들었다.

조이 보토에게 볼넷을 허용한 이후 등장한 타자는 자신에게 홈런을 뺏어낸 코디 벨린저. 밀러는 그때의 아픈 기억을 올스타전 무대에서 삼진으로 되갚았다. 밀러가 세이브를 차지했고, 아메리칸리그는 2013시즌 이후 5연승. 통산 성적도 43승 43패 2무로 동률이 됐다.

# 올스타전 마운드에 설 자격을 몸소 증명한 올스타 투수들

스콥의 2루타, 몰리나와 카노의 홈런으로 장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 나왔던 투수들은 장타 억제로 득점을 봉쇄했다. 특히 두 이닝 장타 이후 나온 브래드 핸드, 그렉 홀랜드, 로베르토 오수나, 크리스 데븐스키 등 평소에도 뒷문 단속하던 선수들은 오늘도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장타로 달아오르려던 타자들을 다시 잠재웠다.

9회에는 양 리그 전반기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평가받는 잰슨과 킴브럴이 득점권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잰슨은 크루즈-산체스-가르시아를 3연속 삼진으로, 킴브럴은 2사 2,3루에서 마이클 콘포토를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며 삼진을 잡아내며 그를 더그아웃으로 쫓아냈다.

경기 후반부에 등장한 투수들뿐 아니라 앞에 나왔던 선수들도 위기에는 몰린 건 있었어도 적시타와 장타만큼은 최소화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그 무수한 기회들에서 투수들이 그대로 무너졌다면 오늘의 명품 투수전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 모두 올시즌 전반기만큼은 가장 뛰어난 투수들이다. 특히 팬투표가 아닌 선수단 투표와 커미셔너 지명으로 이뤄진 투수들인만큼 객관성이 보장된 선발이었다. 오늘 투수들은 결코 선수단과 커미셔너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몸소 증명했다.

# 즐거웠던 올스타전을 끝으로 다시 돌입할 후반기

12일 조 웨스트 구심과 넬슨 크루즈의 인증샷 이벤트와 어드밴티지 폐지로 인해 좀 더 축제의 장이 됐다. 올해 올스타전은 득점이 많이 나는 분위기가 아닌 답답한 흐름으로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양 팀의 선수 운용이나 소소한 재미에서는 올스타전이라도 WS 홈 어드밴티지가 걸린 시기보다는 좀 더 승부에서 자유로웠다.

이제 이틀의 휴식 후에는 중요한 후반기 일정이 시작된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은 2주 가량 남았고, 바이어 팀과 셀러 팀의 두뇌 싸움이 불붙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막판까지의 순위 경쟁까지 기다리고 있다. 올스타 선수들의 활약은 각 구단이 후반기에도 필요해하는 부분이 될 것이다. 잠시의 즐거움 이후, 본격적인 싸움은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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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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