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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전 국회의원
 정청래 전 국회의원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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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2월 17일 변상욱 CBS 기자를 시작으로 8년 5개월 동안 400여 명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 중에는 한 사람을 여러 번 만난 경우도 있고 때로는 인터뷰했지만 상황이 달라져 기사로 나가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게 달려온 '이영광의 거침없는 묻는 인터뷰' 400회 인터뷰이로 누구를 해야 할지 고민하다 떠오른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 시대 참 예언인'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은 정국에 대한 전망이 정확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현재 정국과 앞날을 전망해 보고자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망원역 근처에 있는 사무실에서 정청래 전 의원을 만났다. 다음은 정 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박지원의 문준용 특혜 특검 카드는 파렴치한 일"

- 국민의당이 대선 때 한 제보 조작 사건으로 당 전체가 흔들리고 있잖아요.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 발표에 대해서 어떻게 보셨어요?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은 순서가 잘못됐어요. 첫 번째, 제보조작 사태는 국민의 분노를 일으킬 만한 사건으로, 잘못됐다는 건 분명한데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위기 대처를 해야 하잖아요. 이 제보조작 사건은 안철수 후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생긴 일이죠. 그러면 최종 정치적 책임자는 안철수 후보죠. 그러면 자체 진상조사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먼저 안 후보가 나와 대국민 사과를 하고 본인이 알았으면 알았다, 몰랐으면 몰랐다고 얘기하면서 '진실이 밝혀지는 데에 최대한 당력을 집중해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 그리고 검찰 수사 나오면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 지겠다'하고 사과해야 하는 거예요.

근데 그걸 하지 않고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를 하면 그 결과를 믿어줄 국민이 없어요. <미디어오늘> 여론조사에서도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75%가 '아니다. 조직적 개입이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하고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13%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자체 진상 조사가 중요한 게 아니겠어요? 더군다나 수사권도 없어서 강제적으로 진실을 캐낼 수도 없어요. 그래서 검찰 수사에 국민의당 자체가 협조하는 것이 두 번째 수순이에요.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잖아요."

- 안 전 대표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할까요?
"저는 이런 의심을 해봤어요. 본인에게 뭔가 켕기는 게 없고 자신감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얘기하고 사과하면 되잖아요. 그러나 지금은 본인 입장을 발표할 타이밍을 마치 조절하는 것처럼 보이죠. 그러면 국민은 어떤 의심을 하냐면 '뭔가 말을 맞추기 전까지는 입장 발표 안 하는 것 아니야? 뭔가 준비를 해서 짜맞춘 다음 입장 발표를 하려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부분이 안 전 대표를 늪으로 빠뜨리게 하고 정치적 판단을 잘못하는 것 같아요."

- 국민의당은 이유미씨 단독 범행이라는 입장인데.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 입장으로서야 희망 사항이지 않겠어요. 이것이 단독범행이고 나머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서 죄가 없다는 것은 안 전 대표나 국민의당의 바람이라고 봐요. 근데 과연 그럴까요? 앞서 여론조사에서 말했듯이 국민은 그렇게 믿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잘못했고 죽을 죄를 져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하는 게 가장 심플해요."

- 박지원 전 대표는 문준용씨 특혜 채용도 같이 특검으로 밝히자고 했어요.
"박 전 대표가 특검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파렴치한 일이에요. 본인이 당시 당 대표였잖아요. 그러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이 있는 거죠.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람이 특검 카드를 들고 나오는 건 말이 안 돼요. 우리가 축구할 때 심판이 레드카드를 꺼냈으면 그 선수는 퇴장해야잖아요. 그런데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가 '심판이 잘못 꺼냈다, 심판도 같이 조사해서 퇴장시켜달라'는 것과 똑같은 거예요."

- 앞으로 국민의당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국민의당으로서는 너무나 깊고도 깊은 상처를 스스로 입은 거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요. 검찰 수사 결과가 일차적으로 나와야겠지만, 어쨌든 그 결과에 따라서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얘기한 것처럼 당 해체에 버금가는 고강도 대책을 내놓아야죠."

- 국민의당 발 정계개편론도 나옵니다. 즉,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하지 않겠냐는 것인데.
"국민의당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내년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은 국민의당 간판으로 나가기 어렵게 됐죠. 그러다 보니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부터 국민의당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지 않겠냐는 거죠. 또 그러면 그 사람들은 민주당으로 오지 않겠냐는 것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데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러워요. 더구나 제보조작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받아들이는 건 온당치 못한 일 같아요. 이 문제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먼저지요. 정계 개편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 지난 3일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로 홍준표 전 경남 지사가 선출되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홍준표 같은 분이 자유한국당 대표가 됐으니 자유한국당 앞날이 더 막막하다고 봐요(웃음). 어땠든 당 대표는 당을 대표해서 국민적인 사랑과 지지를 받도록 하는 게 임무일 텐데 그러기에는 여러 흠결이 많은 사람이라서 자유한국당이 걱정됩니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구호처럼 잘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만찬 회담을 마치고 나오다 환영나온 한국 교민들을 보고 메르켈 총리와 함께 교민들을 향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만찬 회담을 마치고 나오다 환영나온 한국 교민들을 보고 메르켈 총리와 함께 교민들을 향해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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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출범 두 달이 되어 가는데 지난 두 달 문 대통령의 행보는 어떻게 보세요?
"대선 때 구호가 '준비된 후보 든든한 대통령'이었잖아요. 대선 구호처럼 잘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보며 상당히 준비가 많이 돼있고 공부가 많이 된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수세력은 한미동맹이 불안하다느니 어쨌느니 했는데 그런 우려를 다 불식 시켰고 1998년 김대중-클린턴 정상회담 때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이 윤전석에 앉아라. 미국은 조수석에 앉겠다'라는 말 한 이후로 가장 큰 성과가 나왔어요.

'코리아 이니셔티브'라고 남북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주도권을 가지고 그걸 지지한다는 게 가장 큰 성과였어요.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죠. 그리고 군사주권의 문제인 전시작전권 이양을 조속히 한다는 부분도 대단한 성과로 봐요. FTA나 방위비 분담 문제는 2+2 외교 국방, 장관에 떠넘기고 장기적이고 실무적으로 협상하며 조정하자고 했던 부분도 상당히 지혜로웠다고 봐요,"

- 사드 문제는 남아 있어요.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할 것이라고 했어요.
"사드 배치는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국내법 절차에 따라 하겠다고 했는데 환경영향평가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잖아요. 그것을 한 다음에 사드 배치를 하는 게 맞는지 틀리는지, 그 문제는 그때 가서 최종적으로 검토해보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었다고 봅니다."

- 의원님은 사드 배치 반대론자잖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인가요?
"그렇습니다. 구한말 일본 등 해양 세력과 중국 등 대륙 세력이 맞부딪혀서 한반도가 전쟁터 역할을 했잖아요. 마찬가지로 사드가 대북 억제력을 가지는 게 실효성이 없다고 봐요. 미국의 MD 체계나 사드가 결국 미국의 대중국 견제용이라는 중국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한반도 평화 부분에 사드가 그다지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저는 사드 배치를 반대합니다."

- 지금 인사청문회와 추경이 야당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혔잖아요.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세요?
"시간은 조금 지체됐지만, 추경은 통과될 것으로 봅니다. 11조 2천억 예산은 기존의 추경과는 달라요. 지역구 선심성 예산이 없고 불요불급한 치매 예산 등이 있기 때문에 야당에서도 끝까지 반대는 못할 거예요. 어쨌든 추경 관련해서 7월 임시국회가 소집됐기 때문에 미세한 조정은 하겠지만, 추경을 야당도 끝내 거부하지는 못할 것으로 봅니다."

- 인사청문회는요?
"지금 새 정부 초기잖아요. 야당 입장에서는 다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겠죠. 그러나 거시적인 측면에서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 불만이 있지만 화끈하게 밀어주겠다. 잘해라. 그리고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나중에 책임을 묻겠다'라는 자세가 좋지요. 그래야 야당도 국민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을 텐데... 몇 명은 낙마시켜야 한다고 목표를 정해놓고 하는 건 바람직한 일은 아니죠."

- 야당 지지율 다 합쳐도 30%를 못 넘어요. 이에 대해 정동영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낮았을 때에도 반대하지 않았냐"며 "왜 그땐 반대하고 이젠 지지율이 낮으나 통과시키라고 주장하냐"고 하는데.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무작정 통과시켜 달라는 건 아니죠. 실제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경우 국민적 지지가 높았잖아요. 국민 눈높이에 맞게 국민 원하는 대로 해야죠. 부족한 후보 같은 경우는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죠. 그러나 대체로 지금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은 국민적 지지가 높기 때문에 당이나 대통령 지지율이 아니라 야당과 국민의 바람대로 입장을 가져달라는 거죠."

- 여론조사로 할 거면 뭐하러 인사청문회를 하냐고 하는데.
"물론 국민 여론이 전부 다는 아니죠. 그러나 실제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부족함이었기는 하지만 장관을 하기엔 부족함이 없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현미경으로 보면 부족한 점이 보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때문에 거시적인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는 거죠."

"북한의 ICBM  발사, 비관적으로 볼 일 아냐"

 정청래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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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정 전 의원님은 모든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하셨잖아요. 대북문제에 관심이 많으셔서 통일부 장관을 맡아 대북 문제를 풀어보고 싶을 것 같은데.
"공직을 맡는 경우는 세 가지예요. 하나는 본인이 열심히 고시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는 거고 또 하나는 대통령에게 뽑혀서 장관을 하는 경우고 또 하나는 국민에게 뽑혀서 공직에 진출하는 경우가 있죠. 저는 세 번째가 큰 원칙이거든요. 임명직을 안 맡겠다고 한 것은 임명직을 맡으려는 분도 많은데 굳이 저까지 고개를 디밀며 경쟁할 필요가 있느냐는 차원이죠. 그리고 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이 훌륭한 사람들이 들어가서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임명직에 진출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기회는 갖지 않겠지만, 통일부 장관은 그것과 관계없이 제가 해보고 싶은 일이죠. 왜냐면 제 평생 소원이 한반도 평화 통일이었고 나름 준비도 돼 있어요. 그리고 통일부 장관이야말로 열린 자세로 남북관계를 가져가야 하고 시대정신과 역사도 알아야 해요. 그리고 상대방의 다름도 인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욕심은 나죠. 그러나 조명균 장관은 그런 부분에서 탁월한 실력을 가진 분이기 때문에 저보다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대북 메시지는 어떻게 보셨어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UN 제재 국면과 다른 트랙을 쓸 수 있게 됐어요. 북한과 대화하고 남북관계를 복원하려고 하면 UN의 대북 제재와 다른 것이라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대보증을 서준 거예요. UN 제재 국면이라는 한 트랙이 있고 대한민국은 남북대화를 하려고 하는 트랙이 있어서 두 트랙으로 가는 거죠. 제재만으로서 해결할 수 없고 제제와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는 비정치 비군사적인 부분, 예를 들어 인도적인 부분과 민간 교류, 문화체육 교류 부분부터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서 시동을 걸 거예요. 그래서 저는 남북정상회담도 임기 초반 빨리하면 좋겠어요. 그래야 할 일이 더 많죠. 다행스럽게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궁합이  맞는다고 했으니 임기도 같이할 거 아니에요.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도 북한과 정상회담을 임기 초반에 해서 임기 내에 많은 성과를 거두면 좋겠어요."

- 하지만 4일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남북관계가 더 얼어붙을 것 같은데.
"북한의 이런 강성도발 행위는 남북관계, 특히 북미 관계에서 늘 있었던, 어떻게 보면 관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좀더 대등하고 유리한 위치에 서고자 하는, 북미에 대한 직접적인 대화 시그널이라고도 역설적으로 볼 수 있는 도발입니다. 따라서 ICBM 발사로 대한민국의 주도권이 다시 북한과 미국에 넘어간다는 것은 과도한 해석으로 보고요. 오히려 이러한 극한대결로 치닫다가 대화의 문이 활짝 열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에 북한의 ICBM 발사를 결코 비관적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ICBM 발사 즉시 행동 대 행동 원칙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도 미사일을 발사하게 함으로써 우리도 녹록지 않고 북한에 끌려다니지만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평가할 합니다. ICBM 발사로 문제가 꼬이고 어렵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체가 정상회담의 한국 주도권이 파탄 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좀더 냉각기를 갖고 지속적으로 남북대화를 시도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 마지막으로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가 400회를 맞이했는데 축하 인사 부탁드립니다.
"제 책 제목하고 비슷하네요(웃음). 제가 만나는 기자 중에서 이영광 기자가 제일 좋습니다. 왜냐면 몸도 불편하고 이런 일을 하는 게 힘들 텐데 너무나 열정적으로 기자정신을 발휘해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몸은 좀 불편하지만 정신이 너무 건강하잖아요. 이  기자가 8년 동안 400회를 맞이했다고 하는데 앞으로 800회, 1000회도 지금처럼 계속되면 좋겠고 800회 때 저 다시 해주세요(웃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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