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6 모두의 예상을 뒤엎으며 개최국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포르투갈. 결승전에서보여준 호날두의 눈물은 아직도 많은 축구 팬들의 마음에 강하게 남아있다.

꿈같은 우승 이후 오랜만에 나선 국제 메이저 대회였던 컨페더레이션스컵. 2일 오후 9시 (한국 시간) 3.4위전에서 멕시코에게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하며 3위로 대회를 마치게되었다.

유로를 우승할 때도 조별예선 3무를 기록하고, 이번 대회에서도 전반적으로 순조롭지 않은 경기력으로 축구 팬들에게 포르투갈 축구는 다소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번 대회 동안에도 산토스 감독은 많은 변화를 통해 답답함을 풀어보려고 노력했고, 그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기본 4-4-2 시스템의 포르투갈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포르투갈의 선발 라인업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포르투갈의 선발 라인업 ⓒ 풋볼유저


포르투갈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AC밀란으로 이적한 안드레 실바와 호날두를 투톱으로 내세우고 그 밑을 4명의 미드필더가 받치는 4-4-2 시스템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창의적인 선수인 베르나르두 실바는 사실상 자유롭게 움직이며 전방 투톱에게 기회를 창출해주는 반면 안드레 고메스는 좀 더 안정적인 볼 컨트롤을 통해 중앙 미드필더 두 명과 함께 두터운 중앙 라인을 형성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아드리엔 실바와 윌리암 카르발류는 수비력이 좋은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베테랑 센터백 라인과 함께 쉽사리 뚫리지 않는 후방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 점이 유로부터 시작해서 컨페더레이션스 컵까지 절대로 지지 않는 포르투갈의 저력의 발판이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문제는 늘 공격이었다. 위기의 순간에는 호날두가 해결해주거나, 선제골을 지키는 방식으로 승리를 가져오긴 했지만 화끈함은 늘 찾아볼 수 없었다. 베르나르두 실바를 제외한 미드필더 3명은 볼을 점유하는 능력은 훌륭하지만 그 이상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데에서 한계를 보여주었고, 결국 늘 후반전에 측면에서 드리블이 뛰어난 콰레스마와 나니를 투입해 공격의 활로를 뚫으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뉴질랜드전의 대승
 뉴질랜드전 대거 변화한 포르투갈의 선발 라인업

뉴질랜드전 대거 변화한 포르투갈의 선발 라인업 ⓒ 풋볼유저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는 뉴질랜드를 상대하게 되자 산토스 감독은 큰 변화를 주며 실험에 나선다. 우선 가장 눈여겨 볼 점은 풀백들의 변화다. 기존의 게리이루와 세드릭의 조합에서 큰 기회를 만들지 못하자 엘리세우와 세메도로 측면 풀백을 모두 바꾸었고, 엘리세우의 강력한 힘과 세메도의 부지런한 플레이는 팀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풀백을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미드필드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뉴질랜드처럼 약팀을 상대로는 미드필드 숫자를 한 명 줄여도 생각한 산토스 감독은 안드레 고메스를 빼고 더욱 공격적으로 측면을 공략하는 콰레스마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전술을 선택한다. 결과는 4대0 대승으로 끝났고, 변화는 성공적으로 보이는 듯 했다.

변화와 기존의 조화 시도했지만 칠레에게 패배

 칠레전 포르투갈의 선발 라인업

칠레전 포르투갈의 선발 라인업 ⓒ 풋볼유저


포르투갈은 준결승에서 칠레를 만났고, 산토스 감독은 고민 끝에 기존의 시스템과 변화를 조화한 포메이션을 내놓았다. 풀백에서는 뉴질랜드전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 엘리세우와 원래 나오던 세드릭을 포진시켰고, 미드필드에서는 칠레처럼 강팀을 상대로 미드필드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다시 중앙적인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 3명을 투입한다. 수비라인을 제외하면 러시아전과 같은 선발 라인업이었다.

늘 포르투갈의 경기처럼 칠레의 매서운 공격에도 두터운 미드필드 라인과 견고한 수비는 뚫리지 않았지만, 답답한 공격력에 전후반, 연장은 0대0으로 끝났고 승부차기에서 브라보의 눈부신 선방에 막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4-3-3 체제

 멕시코전 대거 변화한 포르투갈 선발 라인업

멕시코전 대거 변화한 포르투갈 선발 라인업 ⓒ 풋볼 유저


호날두가 쌍둥이 출산을 보기 위해 빠지게 되자 산토스 감독은 3.4위전에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하던 피찌, 젤송 마르틴스, 네토 등을 투입하고 포메이션을 4-3-3으로 바꾸며 변화를 시도했다. 승리하긴 했지만, 새로운 조합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전술이 성공적이지 못했다기 보다는 아직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 다닐로 같은 경우에는 몇 차례 기가 막힌 컷팅 능력과 볼 소유 장면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젤송 마르틴스와 피찌 같은 경우에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경험 부족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을 보여주며 아직 성장의 필요성을 비췄다.

기본적으로 다닐로는 굉장히 수비적인 위치에 있었고, 조앙 무티뉴가 공격적인 위치, 피찌가 공수를 가리지 않는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그렇게 공격을 풀어나가야 할 조앙 무티뉴와 피찌는 양 측면의 나니와 넬송 마르틴스와 함께 멕시코 수비진을 뚫어낼만한 창의적인 플레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과는 승리했지만 전술 속에서 선수들의 경험과 능력의 한계가 명확히 느껴진 경기였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

최근 독일, 프랑스는 성공적인 세대 교체를 통해 많은 선수들이 이미 빅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반면, 포르투갈은 아직 젊은 선수들이 세계적으로는 두곽을 못 나타내고 있다. 빅클럽과의 링크는 꾸준히 뜰 정도로 재능은 확실하지만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국제 무대에 나오자 전술에 녹아드는 모습에서 한계가 드러났다.

텅 빈 멕시코의 미드필더 라인을 보고도 쩔쩔매며 냅두는 선수들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을 것 같은 페페는 후반전 여러 차례 오버래핑하며 직접 공격을 풀려고 노력했고, 극적인 후반 동점골도 베테랑 콰레스마와 페페의 합작품이었다.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많은 전술적 실험을 한 대회이지만, 이제는 은퇴할 시기가 돼가는 베테랑들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이 하루 빨리 성장해야 할 포르투갈의 컨페더레이션스 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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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포르투갈 컨페더레이션스컵 호날두 3위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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