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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고 초기에 정확한 상황파악(size-up)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소방관의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사고유형들이 있다. 홍수, 지진, 고속도로 연쇄 추돌사고, 싱크홀과 같은 붕괴사고, 스케일이 큰 산불, 기차 탈선사고, 위험물 누출 및 폭발사고, 테러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사고들은 재난 현장 자체가 소방관에게 위험할 뿐만 아니라 사고 반경이 넓다. 그래서 소방관들이 원거리에서 평면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대응하는데 여러모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뉴욕소방대원들이 드론을 활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뉴욕소방대원들이 드론을 활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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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주 베드포드(Bedford) 소방대원들이 드론을 활용해서 훈련을 하고 있다. (출처: EyeOnDrones.com)
 버지니아 주 베드포드(Bedford) 소방대원들이 드론을 활용해서 훈련을 하고 있다. (출처: EyeOnDron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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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드론이 소방업무에 도입되면서 소방의 대응역량과 영역을 한층 넓혀주었다.

재난현장을 하늘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보면서 보다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가능해졌고, 시민과 소방대원들의 안전도 챙길 수 있게 됐다.

드론을 활용해 화재진압 현장을 공중에서 촬영하고 있다. (출처: www.fireengineering.com)
 드론을 활용해 화재진압 현장을 공중에서 촬영하고 있다. (출처: www.fireengineering.com)
ⓒ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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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촬영한 고화질의 영상이 실시간으로 지상의 소방대원에게 전달되면 현장지휘관은 전송된 영상을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현장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지휘하게 된다. 촬영된 영상은 파일로 저장해 향후 화재조사를 위한 증거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드론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2025년까지 드론의 경제효과는 우리 돈으로 94조 원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드론의 진화는 단순히 현장을 보여주는 것을 뛰어넘어 드론이 직접 인명을 구조하고 화재를 진압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메인(Maine)강에 고립된 소년들을 구조하기 위해 드론이 활용되고 있다. (출처: FOX&friends)
 메인(Maine)강에 고립된 소년들을 구조하기 위해 드론이 활용되고 있다. (출처: FOX&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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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에서 사용하는 드론은 크기, 견고성, 적재량, GPS,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등 장착된 전자장비에 따라서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저렴한 것은 200달러에서부터 시작해 고가 드론은 2백만 달러(우리 돈 22억 8천만 원)나 된다.

드론이 소방업무에 투입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지만 그 활용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아무리 드론을 공공의 안전을 위해 사용한다고 해도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우선은 미 연방 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에서 정한 드론 허가와 등록, 훈련 및 운행, 그리고 드론 운항관리사의 자격 등 까다로운 요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한편 드론이 가진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는 위험성 역시 존재한다. 숙련된 운항관리사가 아닌 경우 드론이 추락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으며, 전선줄을 손상시켜 전기 공급이 차단될 수도 있다.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훈련을 하거나 운행할 경우 항공기의 운항을 방해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한 산불화재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드론의 출현으로 산불화재를 진압하던 항공기가 비상착륙을 해야 했던 적도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 소방관들도 드론을 활용해 소방서비스를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법적요건과 훈련규정, 소방용 드론 전문가 양성 등 장기적 관점에서의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 자칫하면 드론이 사람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태그:#이건 소방칼럼니스트, #이건 선임소방검열관,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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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학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칼럼니스트.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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