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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에 의한 분주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방재둑을 쌓는다고 군인들이 열심히 삽질을 하고 있다
 군인들에 의한 분주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방재둑을 쌓는다고 군인들이 열심히 삽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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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띠를 이룬 차량. 수십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온 군인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길게 띠를 이룬 차량. 수십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온 군인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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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성주 사드기지로 가던 군 헬기가 유류백을 칠곡군의 한 민가 부근에 떨어뜨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현장에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정확히 오후 8시 5분 전이었다. 사고는 4시 50분 경에 발생했다. 사고 발생 후 3시간이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사고 현장은 마을 바로 인근 야트막한 야산 중턱이었다.

현장에 다다르자 국방부 관계자들의 차가 길게 띠를 이루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문제의 현장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코를 찌르는 역한 기름 냄새가 강하게 올라왔다. 흰색 방재마스크를 착용하고 연신 삽질을 하고 있는 군인들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현장에 나와 있는 국방부 관계자 말에 의하면 산 맨아래에다 방재둑을 치기 위한 사전 작업 중이라 했다. 비가 예보되어 있기 때문에 산 위에서 흘러내린 기름이 인근 농지나 하천으로 흘러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란 것이다. 무더위에 잠수복 같은 방재복을 입고 그야말로 '삽질'을 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1300만 식수원 낙동강과 직선거리로 1.8km 떨어진 곳의 기름 사고

그렇다. 이곳은 왜관 미군기지에서 뜬 헬기가 성주 초전면 소성리 성주 사드기지로 이송하려는 기름백을 떨어뜨린 칠곡군 기산면 평복리 인근의 한 야산이다. 국방부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떨어진 기름은 1갤런 1870리터이고, 기름이 흩어진 면적은 대략 200제곱미터 정도라고 했다.

50사단 2대대와 2작전사 예하 환경중대 50명을 합쳐 150명의 군인이 투입돼 방재작업을 벌이고 있고 비가 오기 전에 오늘 밤새 방재작업을 마칠 것이라 했다. 50사단의 사단장까지 나와서 현장을 감독하고 있다고도 했다.

"방재둑을 빨리 쌓아라, 대구지방환경청의 걱정이 많다."

주변에서 나누는 대화소리도 간간히 들려온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1300만 영남인들의 식수원인 낙동강과 불과 2.2킬로미터(직선거리로는 1.8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만약 저 문제의 기름이 낙동강에 떨어졌다고 하면 어떻게 됐을까.

그러나 문제의 현장도 안심할 곳이 전혀 못되었다. 서둘러 방재둑을 쌓아라 팬스를 쳐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옆이 낙동강의 지천인 강전천이기 때문이다. 방재작업이 마무리되기 전에 비가 세차게 내린다면 비를 타고 그 기름이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졸속적인 사드배치가 부른 인재... 사드배치도 원점에서 검토해야 

지난 4월 26일 국방부에 의해 강행된 사드 배치
 지난 4월 26일 국방부에 의해 강행된 사드 배치
ⓒ 사드배치 반대 대경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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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접한 '사드배치 반대 대구경북 대책위' 김찬수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성토했다.

"성주 주민들이 300일이 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강행한 사드배치였고, 소성리 주민들은 지금까지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며 길거리에서 싸우고 있다. 이런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한 졸속적인 군행정 결과다. 만약 저 기름이 낙동강으로 떨어졌으면 어떻게 됐겠나? 제2의 페놀사태가 일어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다. 군당국은 지금이라도 졸속적인 행정에 대해 사과하고 사드배치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 박근혜 정부하에서 졸속적으로 강행된 사드 배치, 정당한 법적인 절차조차 무시하고 강행한 사드 배치가 야기한 인재란 소리다.

1300만 식수원 낙동강으로 한 방울의 기름도 흘러들지 않도록 군당국의 철저한 방재작업이 필요해보인다. 아울러 "이번 사고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사드 배치 문제, 문재인 정부 하에서의 원점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김찬수 위원장의 주장도 설득력 있어 보였다.  

문제의 사고 현장과 낙동강과는 불과 2.2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문제의 사고 현장과 낙동강과는 불과 2.2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 다음지도 캡쳐/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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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사고 소식들 듣고 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그 소식을 전해봅니다.



태그:#사드 배치, #성주, #헬기 사고 ,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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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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