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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생일도 백운동 정상에서 바라본 다도해 모습.
 완도 생일도 백운동 정상에서 바라본 다도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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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생일도 서성항과 백운봉 전경.
 완도 생일도 서성항과 백운봉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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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숨겨둔 완도의 비경(秘境), 생일도 백운봉 숲길

백운동 정상에 올라가 보지 않은 사람은 아직 완도의 비경(秘境)을 모르는 사람이다. 날씨가 좋은 날 백운동 정상에서는 남쪽으로는 구름 위에 섬이 떠 있는 제주도의 한라산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첩첩산중을 넘어 광주의 무등산이 보인다. 또한 360도를 돌아 다도해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것은 생일도 백운봉에서만 볼 수 있는 선물이다.

이곳에 올라가면 자연과 하나되는 동화(同化)란 것이 무엇인지 자신도 모르게 알게 된다. 마치 영화 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대자연을 봤을 때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것처럼. 백운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장흥 천관사 화식스님의 꿈에 상서로운 학이 자리한 곳을 찾아 세운, 유서 깊은 학서암을 통해 올라가는 길(1시간 소요)을 권해주고 싶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산 중턱부터 바위 사이 길을 통과하는데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반지원정대가 높은 산을 통과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완도수목원 '푸른 까끔길'
 완도수목원 '푸른 까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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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땔감·숯 팔러 가던 완도 옛길, 완도수목원 '푸른 까금길'

완도수목원은 민둥산이 될 정도로 황폐한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치가 무궁무진한 숲이 됐다. 정조 때 기록에 따르면 완도에서 숯을 공납했고, 조선 말엽 난대림 벌채권을 일본에 넘기면서 울창한 숲은 속절없이 베어졌다고 한다. 석탄이 보급되기 전에는 땔감이나 숯을 만들기 위해 또 한 번 수난을 당했다. 오랜 세월 깊은 상처를 받고 되살아난 것이 지금의 난대림이다.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이자, 자생식물 752종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국내 유일의 난대 수목원이다.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중앙 관찰로를 따라 아열대온실과 산림박물관을 거쳐 내려오는 코스인데, 그곳보다 원시난대림 숲길인 '푸른 까끔길'을 적극 추천해 주고 싶다.

푸른 까끔길은 해가 들지 않을 정도로 숲이 빽빽한 땔감과 숯을 지고 완도 읍내에 팔러 가던 옛길이다. 계곡을 따라 1km 정도 완만하게 이어져 음이온이 풍부할 뿐 아니라 산책 삼아 걷기가 정말 좋다. 푸른 까끔길은 2011년 '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까끔은 '동네 앞의 나지막한 산'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다.

완도 정도리 구계등 방풍림 숲길에서 바라본 다도해 전경. 바로 앞바다에서 항일의 섬 소안도, 전복의 고장 노화도, 슬로시티 청산도를 직접 볼 수 있다.
 완도 정도리 구계등 방풍림 숲길에서 바라본 다도해 전경. 바로 앞바다에서 항일의 섬 소안도, 전복의 고장 노화도, 슬로시티 청산도를 직접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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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정도리 구계등 방풍림 숲길의 햇살이 비추인 모습.
 완도 정도리 구계등 방풍림 숲길의 햇살이 비추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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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몽돌해안과 조화 이룬 초록숲길, 정도리 구계등(九階燈)과 방풍림 숲길

정도리 구계등은 자연의 파도소리와 몽돌이 굴러가는 소리로 본래부터 유명한 곳이다. 특히나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며 좌정(坐定)을 하거나 드러누워 눈을 감고 파도소리와 몽돌 굴러가는 소리를 듣는 것은 가히 신선계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그것에 다름 아니다.

구계등은 오랜 세월 파도에 부딪혀 형태가 몽돌이된 자갈들이 9개의 계단을 이룬 자갈 비탈이다. 신라 흥덕왕 3년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하고 구계등의 존재를 왕에게 보고, 궁중의 관리를 받는 녹원지로 봉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완도읍에서 서남쪽으로 약 4㎞에 위치한 남향의 궁형(弓形) 해안선이 자갈밭을 양쪽에서 감싸는 모양으로 수중절벽의 경관을 이루고 있다. 해안선 등성이는 400년 전 주민들이 심었다는 방풍림으로 남부지방 특유의 상록수가 우거져 조화를 이룬다. 특히, 이른 아침의 일출광경은 장관이다. 몽돌해안가와 조화를 이룬 초록의 산책코스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곳에서 바닷가에서 몽돌과 파도소리를 듣고 시원한 숲속을 거닐면 '힐링' 바로 이 단어만 떠오를 것이다.

완도 보길도 부용동의 동천석실과 숲의 풍경.
 완도 보길도 부용동의 동천석실과 숲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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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보길도 부용동의 동천석실과 주변 풍경.
 완도 보길도 부용동의 동천석실과 주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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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산의 다섯 벗을 만나는 비밀정원, 보길도 부용동 동천석실 숲길

고산 윤선도는 <오우가>(五友歌)라는 시조에서 다섯 벗을 노래했는데 물(水), 돌(石), 소나무(松), 대나무(竹), 달(月)이 바로 그 다섯이다. 보길도 세연정을 지나 동천석실(洞天石室)에 올라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다.

동천석실 입구는 산 바로 밑을 흐르는 개울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본격적인 숲으로 들어가기 전엔 별로 크지 않은 숲이라고 시건방 떠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는데, 막방 들어가면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면서 깊은 숲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동천석실은 유교 성리학에서 신선이 기거하는 곳의 이름이다. 고산은 이곳에서 신선놀음을 했던 것일까? 동백나무와 차나무, 자귀나무 등이 드문드문 섞인 이 숲 사이의 오르막길을 10분쯤 올라가면, 위쪽 높은 곳에 커다란 바위들이 불쑥불쑥 드러나 있고 그 기암괴석 틈으로 동천석실이 나타난다.

동천석실에서 앞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낙원에 온 듯해 세상을 발 아래로 보면서 훨훨 초탈한 듯한 기분이 든다. 내려다 보면 부용동이 한눈에 보이는데, 주변의 산자락이 낙서재터를 둘러 연꽃잎처럼 피어나 있어서 부용동이라는 동네 이름을 실감하게 한다. 이곳에서 윤선도가 바라보던 세상의 모습은 과연 어떠했을까? 대답은 당신의 몫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완도, #숲길, #힐링, #생일도, #백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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