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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각)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양국 경제인들과의 만남 등 미국 순방 첫날 일정을 모두 마쳤다. 문 대통령이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서 한 연설은 미국 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고, 경제인들과 대화도 참석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의 가족사와 얽힌 현장을 방문하고, 양국 경제인들과 연쇄적인 만남으로 일단 초반 순방일정을 성공적으로 펼치는 모습이다.

한국 대통령 연설에 미국 시민들도 '감동' 반응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장진호 전투기념비 설명 듣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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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미국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후 곧바로 미 국립 해병대 박물관에 있는 장진호전투 기념비를 찾았다. 원래 이 행사는 오후 4시부터 4시 40분까지 40분가량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비행기가 조기 도착하면서 오후 3시 50분에 행사를 일찍 시작했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5시까지 총 70분간 이어졌다. 청와대 측은 "대통령이 굉장히 행사에 진심으로 의미를 담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 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첫 해외순방의 첫 일정을 이곳에서 시작하게 돼 더 뜻깊다"라며 "한국전에서 치렀던 가장 영웅적인 전투가 장진호 전투"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부모가 당시 피난민이었던 가족사를 언급하며 "장진호 용사가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호 전투는 미 제1해병사단이 중국군 7개 사단에 포위되어 전멸 위기 속에 2주 만에 극적으로 철수에 성공한 전투로, 미 전쟁사에서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돼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부모를 비롯해 1만4000여 명의 피란민을 태우고 남쪽으로 향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언급하며 "배에 올랐던 젊은 부부가 남쪽으로 내려가 새 삶을 찾고 그 아이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 이곳에 왔다. 참으로 가슴 벅찬 감사와 감동의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연설은 미국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 해병대가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은 29일(현지시각) 현재 3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의 가족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문 대통령의 연설에 감동과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미국 방문에 함께 한 국내 기업인들과 차담회를 진행했다. 손경식 CJ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뿐 아니라 중소기업, 벤처기업, 여성기업 경영인들과도 격이 없이 대화를 나눴다. 한 참석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직접 지원 약속까지 하시는 걸 보며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한미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서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북핵 해결을 위한 구상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러면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라며 "안보 리스크는 우리가 넘어야 할 과제이지만, 그것을 넘어서면 우리는 새로운 기회와 만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까지도 투자의 대상으로 넓히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의 연설에) 양국의 기업인들이 경제협력과 투자확대를 넘어 진정한 동반자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라며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안보 리스크를 넘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곧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경제인들도 문 대통령 연설에 상당한 인상을 받은 듯했다"라며 "많은 분들이 공감과 존경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악수 농담'으로 긴장 푸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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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미국 상하원 지도부 간담회와 함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상견례가 예정돼 있다. 첫날 워밍업을 했다면 이날부터는 본격적인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평화체제'를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설정했다.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주제지만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긴장을 푸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 준비를 했는지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세계와 우리 국민들이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는 걸 의식하지 않았겠나"라며 "두 정상 간의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나름 의식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에 기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문 대통령은 또 동행한 국내 경제인들과 차담회에서도 "미국이 크게 대접하는 걸 봐서 (정상회담이) 잘 될 것 같다"라는 손경식 CJ 회장의 말에 손을 올려 악수하는 모습을 취하며 "네 뭐 악수만 잘하면"이라고 말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다른 정상들과 만남에서 상대 정상의 손을 강하게 잡는 모습을 보였다. 또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악수하지 않아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악수 농담'으로 웃음을 만들고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문 대통령은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정상외교의 공백을 복원하고 양국의 동맹관계를 튼튼하게 하면서 북한의 핵 도발 위협에 한미 간의 공조 방안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라며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평화체제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양 정상 간의 신뢰와 연대, 우의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견례와 백악관 만찬에 이어 30일 단독정상회담, 확대정상회담을 연이어 열 예정이다.


태그:#문재인, #트럼프, #미국, #장진호, #흥남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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