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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사례를 수집한 유인물을 인사청문회장 복도 벽에 부착했다.
▲ 인사청문회 참석하는 김상곤 후보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사례를 수집한 유인물을 인사청문회장 복도 벽에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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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모두발언이라도 진행해야 할 것 아닙니까."

29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자료 제출 항의 등으로 시작부터 부침을 겪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발까지 더해지면서 청문회는 더욱 혼란으로 치달았다. 후보자가 선서하기까지는 20여 분이 걸렸고, 모두발언은 개회 1시간 20여 분 만에야 읽을 수 있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 "청문회를 통해 검증할 내용을 밖에 붙여 놓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방적 주장을 국회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면서까지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 "정치적 의사표시로 게시한 것이다. (국회 청사) 복도는 상임위원회 질서 유지와 상관없는 공간이다."

항의에 항의 거듭... 겨우 입뗀 후보자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이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사례를 수집한 유인물을 복도에 부착하자, 유승엽 위원장의 철거 지시를 받은 국회 방호 직원이 이를 제거하고 있다.
▲ 김상곤 후보자 논문 표절 유인물 철거하는 국회 방호 직원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이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사례를 수집한 유인물을 복도에 부착하자, 유승엽 위원장의 철거 지시를 받은 국회 방호 직원이 이를 제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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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시작은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이 청문회 전 청문회장 밖에 붙여 놓은 약 2m 길이의 벽보였다. 벽보는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담은 프린트 30여 장으로, 청문회장인 교문위 회의실 옆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수석전문위원실 문 옆까지 나붙어 있었다.

여당은 이에 즉각 반발, 조치를 요구했다. 유 의원은 "벽에 저런 내용을 붙여 놓은 것은 처음 봤다"라며 "(한국당) 의원들의 컴퓨터에도 (항의 내용을) 붙여놨는데, (우리도) 야당 때 필요한 주장을 붙였기 때문에 이해는 되지만 오늘은 인사청문회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노트북에는 각각 '논문도둑 가짜인생' '내로남불' '인사원칙훼손' 등의 A4 손팻말이 붙어 있었다.

김민기 의원은 특히 '논문 도둑 가짜 인생' 손팻말을 지적하며 "이것은 명예훼손, 인격 모욕이고 국회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다"라며 "국민 여러분, 이것이 정치적 주장이라고 보시나"라고 맹비난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국민의당)은 유 의원의 항의 이후 국회 사무처에 관련 규정을 검토해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곧 사무처 직원들이 나서 벽보를 뜯어냈다. 회의실 안까지 뜯는 소리가 한동안 들려왔다.

이제는 한국당 의원들이 왜 벽보를 철거하느냐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나경원 의원은 유 위원장에게 "야당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철거를 사무처에 요청한 것은 위원장 직위 남용으로, 우리 위원회를 너무 편파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배 의원도 "논문표절과 관련해서 보좌진들이 고생해서 준비했는데, 시간이 없으니까 정치적 의사표시로 게시한 것"이라면서 "이를 철거한 데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에 "국회 사무처에 (벽보의) 적법성과 허용 가능성을 판단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고 그 근거 규정에 의해 철거 조치를 했다고 한다"면서 "자유로운 정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맞지만, 국회 사무처가 청사관리 규정을 판단해 철거하기로 했으니 더 이상 논란이 없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벽보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혼란은 후보자의 자료제출 여부에 대한 항의로 이어졌다. 이철규 한국당 의원은 "2015년, 2016년, 2017년 수능 결과를 바탕으로 한 영역별 1등급을 모의 선출한 자료가 있는데, 이걸 어떤 이유에서 갑자기 제출 못하겠다고 한다"며 "이것은 후보자의 정책을 검증하는 데 절대 필요한 자료라 반드시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상곤 후보자는 이에 "그것은 교육부가 판단하는 것으로 이 자리에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과 관련한 자료는 워낙 민감하고, 너무 자세히 공개했을 경우에는 경쟁심을 유발할 우려가 있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공개할 것이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라며 제출이 어려운 이유를 밝혔다.

한국당, 자료제출 부실 들어 시작부터 맹공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김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미흡하다며 항의하고 있다.
▲ 김상곤 후보자 자료제출에 화난 자유한국당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김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미흡하다며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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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을 지적하는 손팻말을 붙여놓고 있다.
▲ 자유한국당, 김상곤 후보자 논문 표절 문제 제기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을 지적하는 손팻말을 붙여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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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합의가 뭐 필요한데?!"

한국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관계자의 답변에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그만 하세요!"라며 되받으며 잠시 소란이 이어졌다.

유 위원장은 교육부에 "민감한 문제라 공개가 어렵다면, 자료 요구한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해서 이해를 구하는 것이 교육부의 온당한 도리다"라며 "제출이 불가피하면 열람이라도 가능하도록 해라"고 요청했다. 염 의원은 이후에도 "교육부 관계자의 사회적 합의라는 말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국회의원을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한 발언이라 충분한 해명이 요구된다"며 항의를 이어갔다.

한편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요구 받은 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며 "'남자 이유미'가 아니냐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2005년 광주민주화항쟁 25돌 즈음한 반전평화 주한미군철수 민중선언 전문을 요구했는데, (제출한 자료는) APEC 정상회의 반대 성명에 제목만 바꿔 달아 제출했다"며 "일종의 자료 조작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은재 의원은 교육부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도운 것을 걸고 넘어졌다. 이 의원은 "교육부 대변인이 해명자료를 배포한 것은 인사청문회법을 확대해석한 것"이라며 "교육부가 국회 인근 공제회관에 사무실까지 마련해 후보자를 지원하는 것은 행정 지원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에 "인사청문회법 15조 2항에 따르면 (각 부처가 후보자를) 최소한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게 돼있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이준식 후보자도 교육부가 여의도 인근의 교육시설기관에 사무실을 마련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어 "교육부장관의 청문회인 만큼,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지대한데, 누가 봐도 교육적으로 훌륭하고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유 위원장이) 잘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태그:#김상곤, #벽보, #유성엽,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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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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