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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대법원
 미국 연방 대법원
ⓒ 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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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오랜 논쟁 끝에 일부 효력을 인정받았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슬람권 6개국(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 동안 제한하는 행정명령 일부를 발표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미국에 있는 개인 또는 개체와의 '진실한 관계(bona fide relationship)'를 신빙성 있게 진술하지 못하는 6개국 국민에 대해 반이민 행정명령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모든 난민의 입국을 120일 동안 금지하는 조항도 일단 발효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오는 10월 반이민 행정명령의 완전 발효 여부를 결정할 첫 공판을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를 차단하겠다며 이라크·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등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입국을 90일 동안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러나 연방법원과 항소법원에서 연거푸 저지되자 이라크를 빼고 6개국으로 줄이고, 기존의 비자 발급자와 영주권자를 제외한 신규 비자 신청자로 대상을 좁히도록 수정한 행정명령을 내세웠다.

그럼에도 연방법원과 항소법원이 수정 행정명령마저 효력 중단 판결을 내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불복하며 대법원에 상고했고, '2전3기' 도전 끝에 일부 효력 판결을 받아내고 말았다.

트럼프 "명백한 승리"... 연방 대법원 '보수화'

미국 연방 대법원의 반이민 행정명령 일부 효력 판결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연방 대법원의 반이민 행정명령 일부 효력 판결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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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안보를 위한 명백한 승리(clear victory)"라며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해치려는 자들의 입국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라며 이번 판결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이 합류하면서 진보와 보수가 팽팽하게 맞서던 대법원의 이념 지형이 5대4의 '보수 우위'로 기울어진 결과로 분석했다.

반면 CNN은 대법원이 강조한 '진실한 관계'가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를 뜻하는지 불분명하고, 진술의 신빙성을 누가 판단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또 다른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반이민 행정명령의 효력을 중단시켰던 버지니아 주 항소법원의 로저 그레고리 판사는 "대통령이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포괄적 권한이 있지만, 그 권력은 절대적이지 않다"라며 "특정 종교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고서치를 비롯해 클라렌스 토마스, 새뮤얼 알리토 등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은 반이민 행정명령의 전체가 발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토머스 대법관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람들의 어려움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태그:#미국 대법원, #반이민 행정명령,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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