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5회 전태일 문학상 공모 웹
▲ 전태일 문학상 공모 25회 전태일 문학상 공모 웹
ⓒ 이명옥

관련사진보기


"진짜 자기 글을 쓰세요. 그래서 전태일 문학상을 꼭 받길 바랍니다."

내게 아버지 같은 분이 뵐 때마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거리에서 살다시피 하는 데다 노동자로서의 삶 또한 녹록치 않으니 진솔한 생활글로 풀어내길 바라시는 것이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나는 글 한 줄 쓰지 못하고 있다.

전태일은 현장 활동가이자 기록자였다. 조직 활동가며 기획자인 동시에 시와 수기를 통해 시대상을 고발한 현장 문학인이었다. 이 시대의 전태일의 목소리를 <전태일 문학상>을 통해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이유다.

전태일 문학상을 받은 이들은 사회 곳곳에서 현장 기록자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하종강 성공회 노동대학 학장, 안건모 월간 <작은책> 발행인, 맹문재 안양대 교수 등이 수장자로 전태일 정신과 문학의 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노동자들의 진솔한 목소리가 담긴 <전태일 문학상>은 올해로 25회, <전태일 청소년 문학상>은 12회를 맞이한다. 전태일재단과 <경향신문>이 공동 주최한 24회 전태일 문학상' 수상자는 시 부문 김희원씨 생활 부문 이경수씨였다.

김희원씨는 자신이 겪었던 고단한 삶의 현실을 구석기 시대에 빗대 표현했다. 장녀로 쓰리 잡까지 뛰면서 집안의 빚을 갚아야 했던 그이는 손을 많이 쓰는 노동을 하다 보니 손가락의 지문이 없어져 지문인식이 잘 안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대학원을 마치고 중국어 번역 일을 하며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생활글 수상자 이경수씨는 '가리봉 청춘들의 삶'에서 80년대 가리봉 벌집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부터 생업전선에 뛰어들어 철공소 일을 시작으로 신발 공장 시다, 음식 배달부 등 여러 일을 전전하다 운전을 배워 지금은 타워 크레인을 운전하고 있다.

심사위원단은 "좋은 기록은 미사여구나 감상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과장도 엄살도 배제하고 미화의 욕구조차 벗어버리고 대상에 핍진하게 다가간 작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경수의 '가리봉 청춘들의 삶'이 그러한 점을 잘 보여주고 있는 글"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고단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기록의 필요성이나 절박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체험과 진실만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대상에 솔직하고 핍진하게 다가가 경험을 풀어내는 것만으로 당신은 좋은 기록자가 될 수 있다. 시대의 전태일 들이여, 노동자들이여, 청년들이여, 그대들의 목소리를 시와 소설로 형상화 시키고 생활, 기록 글로 남겨 심금을 울리는 깊은 감동을 나누길 바란다.

<전태일 문학상>은 1.시 부문 2.소설 부문 3.생활글/기록문 부문이며 시 3편 이상(장편 1편 이상), 소설은 1편 이상. 단편, 중편, 장편 응모 가능하다. 생활글은 1편 이상. 삶의 이야기를 자유로운 형식(산문, 일기, 편지 등)으로 쓰면 되며 기록문은 1편 이상. ( 평전, 인터뷰, 일기, 르포 등) 형식 제약과 매수 제한이 없다.

공모 마감일은 2017년 7월 15일(우편 접수는 당일 도착분에 한함)이며 심사 발표는 2017년 8월 30일(홈페이지 공지 및 개별 통보)이다.

지세한 문의 사항은 전태일재단 전화 02-3672-4138 이메일 chuntaeil@chuntaeil.org 로 하면 된다.


태그:#전태일 문학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