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김태연이 사고를 쳤다. 2년차 내야수 김태연이 지난 21일 수요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3루수 8번타자로 출전해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을 상대로 초구를 통타해 홈런을 때린 것이다. 보통 홈런이 아닌, 신인 내야수가 데뷔 첫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첫 타석에서 초구 홈런을 때린 것이다. 한화 구단 내에서 첫 타석 홈런의 주인공이자 KBO 역사를 통틀어서 신인 첫타석 초구홈런은 첫 번째의 대기록이다.

야탑고 출신 우투우타 내야수 김태연은 2016년 2차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지난해 주로 육성군에서 뛰어 2군 퓨처스리그는 10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타율 0.288, 4안타 2홈런 6타점으로 장타력에 소질을 보였다. 김성래 2군 타격코치는 "타격에 재능이 있다. 갖고 있는 힘이 좋고, 수비 센스도 있다. 경험을 쌓을수록 좋아질 것이다"라며 기대했다.

 한화 이글스의 고졸 2년 차 내야수 김태연(20)이 KBO리그 1군 등록 첫날, 데뷔 첫 타석 초구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연은 지난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8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한화 이글스의 고졸 2년 차 내야수 김태연(20)이 KBO리그 1군 등록 첫날, 데뷔 첫 타석 초구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연은 지난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8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 연합뉴스


올해에는 퓨쳐스에서도 경기를 많이 뛰었다. 42경기에 나서 타율 0.309, 46안타 9홈런 30타점, 장타율 0.591을 기록중이었다. 1군에 올라오기 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행진 중이었으며,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26와 6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었다. 좋은 감이 그대로 1군에서의 대기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데뷔 첫 타석 초구 홈런의 감격

김태연의 1군 콜업은 주전 3루수 송광민의 부상으로 이루어졌다. 당장 송광민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없을 뿐더러 2군에서 감이 좋았던 신인 내야수 김태연이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김태연의 타격능력에 대해 "서산 2군 구장에서 본 적이 있고, TV 중계로 지켜봤다. 장타력이 눈에 띄는 선수다. 어리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또한 "타석에서 여유가 있다. 2군과 1군이 다르긴 하지만, 2군에서 열심히 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1군 콜업에 대해 설명했다.

김태연은 이날 팀이 1-0으로 앞선 2회말 첫 타석 초구를 향해 씩씩하게 방망이를 돌려 좌익수 뒤 투런포를 터트렸다. 지난해 15승의 신인왕 신재영이 던진 낮은 슬라이더를 배트 중심에 맞혀 라인드라이브성으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프로 데뷔 첫 타석 홈런은 KBO리그 역대 15번째이며 초구 홈런은 그 가운데 3번째이다. 그중 김태연은 신인 자격의 선수가 데뷔 첫 타석에서 초구를 때려 홈런을 때린 첫 번째 타자다.

김태연은 "아직은 실감이 안 나고 얼떨떨하다. 홈런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와서 선배들이 축하해주고 팬분들이 환호해주니 울컥하더라"며 첫 홈런 소감을 말했다. "2군 첫 타석에서도 발이 떨리는 게 보였을 정도로 긴장을 잘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오늘은 첫 타석에서 땅을 고르면서 하나도 떨리지 않아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이어 "신인이라 정면승부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친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섰다"고 말했다.

앞으로 잘하기보다는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한 김태연, 지켜봐달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였다.

김태연, 앞으로의 행보는?

한화 스카우트팀에서는 김태연에 대해 "장거리형 타자로 파워를 갖추고 있다. 배트 컨트롤이 좋은 힘있는 우타자"라고 평가했다. 야탑고 김성용 감독은 "장타력만큼은 넥센의 김하성보다 위다. 또한 어깨도 좋고 민첩함이 있어 3루 수비도 곧잘 잘한다"며 김태연을 치켜 세웠다.

홈런을 친 같은 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끈질긴 모습도 보였다. 신재영의 슬라이더를 끝까지 따라가서 커트하며 11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타이밍을 뺏기지 않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비에서는 22일 1회초 넥센의 공격 때 김태완의 타구를 센스있게 처리했다. 1사 1·루의 위기에서 타구가 약간 바운드가 됐고 3루수 김태연이 공을 잡아 1루 주자가 2루 베이스에 가깝게 도착한 걸 곁눈질로 확인 후 포수에게 송구해 3루 주자를 런다운으로 잡아냈다. 급했던 모습이 있었지만 재빠른 상황 판단이었다.

송광민이 좌측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여 검사 결과 염좌가 발견되어 4~5일 휴식이 필요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기 때문에 당분간 김태연에게 계속해서 기회는 부여된다.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계속 1군 엔트리에 남아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다. 과연 김태연은 송광민이 없는 동안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3루 백업' 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을까?

이미지 트레이닝의 효과

김태연은 의외로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2군에 있을 때부터 1군 첫 타석 초구 홈런이란 그림을 상상했다고 한다. 1군이 콜업됐다는 소식을 듣자 2군 동료들에게 첫 타석 초구홈런을 칠테니깐 잘보라고 약속했다고도 한다. 철저한 이미지 트레이닝의 효과다.

흔히 수비수들에게 코치들은 '어떠한 상황이 오면 어떻게 수비할 것인지 상상하라'고 말한다. 김태연은 항상 1군에서의 홈런을 상상했고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기회를 준비했고 신인답게 패기 넘치는 행동을 보였다.

제2의 이범호라는 평가를 받은 '탱구' 김태연. 기어코 이범호를 잡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면서 롤 모델을 동경하기보다는 자신이 롤 모델이 되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어린 선수다. 이 어린 선수의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뷔 첫 타석 홈런

이석규(롯데) '84. 4. 10 구덕 삼미 (2회)-신인
윤찬(LG) '92. 8. 23 전주 쌍방울 (2회)-신인
조경환(롯데) '98. 4. 11 시민 삼성 (2회)-신인, 개막전
우즈(OB) '98. 4. 11 무등 해태(2회)-개막전
퀸란(현대) '00. 4. 5 대전 한화 (1회)-개막전
테이텀(LG) '00. 4. 5 사직 롯데 (2회)-개막전, 초구
송원국(두산) '01. 6. 23 잠실 SK (9회)-대타, 초구
허일상(롯데) '02. 4. 16 수원 현대 (8회)-신인
로페즈(삼성) '04. 7. 20 시민 한화 (1회)
허준(현대) '06. 10. 2 수원 삼성 (9회)-대타
권영진(SK) '08. 7. 8 문학 삼성 (8회)-신인
황정립(KIA) '12. 9. 14 무등 롯데 DH2 (12회)-신인, 대타
조성우(SK) '13. 3. 30 문학 LG (7회)-대타, 개막전
김웅빈(넥센) '16. 7. 13 수원 KT (3회)-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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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프로야구, 아마야구 등을 작성합니다. 이 글은 'http://blog.naver.com/dudtj1787'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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