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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상지킴이 최혜련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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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제('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일본군 성노예제 사죄배상과 매국적 한일 합의 폐기를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의 최혜련 대표(23)를 만났다. 그는 한일 합의 폐기와 소녀상 존치를 촉구하며 이날로 547일째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했어요. 19살일 때 아는 언니가 수요집회에 한번 가보자고 해서 처음 참가하게 됐어요.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기도 했고요. 이후 대학교 진학까지 시간이 나면 자주는 못 가더라도 틈틈이 수요집회에 참석한 것 같아요.

대학교 진학 후에는 꾸준히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기는 했어요. 이후 2015년 12월 28일 최종적·불가역적이라는 명분으로 굴욕적이고 졸속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가 있었고, 같은 해 12월 30일에 평화나비와 겨레하나 단체 등이 주도해 노숙농성을 시작하게 됐죠. 거기에 저희도 함께 참여했고요. 이후 여러 번 우여곡절이 있었고 2016년 12월 28일 한일 합의가 이뤄진 지 1년이 되는 날 '대학생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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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7일차 노숙농성(2017.06.26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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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7일째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공동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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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공동행동 대표로서 5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노숙농성 해온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렇게까지 버틴 것도 '기적'같아요. 한일 '위안부' 합의라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고, 그 일이 잘못됐다고 생각했기에 많은 대학생 단체와 함께 노숙농성을 시작하게 됐죠. 노숙농성을 시작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한번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노숙농성을 끝내지 말아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활동해오고 있겠죠?"

- 노숙농성을 이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와 가장 뿌듯했을 때가 언제인가요?
"처음에는 이렇게 노숙농성이 길어질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노숙농성이 큰 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표로서 함께 하는 친구들과 언니·오빠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힘든 점이 있다면… 사실 정신적으로는 힘들지 않아요. 근데 정말 노숙농성이 길어져서 그런지 체력적으로는 못 버틸 정도로 힘들 때도 많아요. 무엇보다 노숙농성을 하는 친구들이 20명 안팎이라 사람이 부족한 게 힘든 점이라면 힘든 점이죠.

노숙농성이다 보니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차라리 겨울은 나아요. 문제는 여름이에요. 장마기간에는 비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어서 힘들고요.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 때문에 몇몇 학생들은 구토도 하고 노로바이러스에 걸려 고생했었던 적도 기억이 나요. 학생들도 노숙농성을 이어가기 위해 노숙농성장에서 학교 시험공부나 취업준비를 하며 소녀상을 지키고 있어요. 대표로서 그런 점이 미안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저희는 이 문제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숙농성을 그만둔다는 것은 피해자 할머니들께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요. 대표로서 역량은 많이 부족하지만 많은 학생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렇게 5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큰 탈 없이 노숙농성을 이어온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활동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뿌듯한 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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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의원과 대학생공동행동 최혜련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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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이자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겠죠? 일단 '최종적·불가역적'이라는 말도 안 되는 합의를 폐기하는 것이 문재인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한일 합의는 피해자 할머님들께서 '도둑협상'이라고 굉장히 싫어하기도 하고요. 폐기 이후에는 할머님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피해자 중심'의 문제해결이 돼야겠죠?

소녀상도 보존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재인 정부는 소녀상을 보존할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한일합의 폐기와 소녀상 보존이 이뤄진다면 저희는 노숙농성을 끝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촛불의 힘으로 정권이 바뀌었고 문재인 정부 역시 한일 합의 폐기와 재협상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아무토록 '피해자 중심'의 문제 해결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 대학생 공동행동과 희망나비 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평화나비, 겨레하나)들과 함께 기억하고 연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연대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농성을 함께 했던 분들이에요. 이분들과 다시 노숙농성을 함께 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무엇보다 이 문제가 잘못 됐다는 것에는 다른 단체들과 생각이 같아요. 하지만 문제해결 방법을 두고는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단체들이 모여서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국민을 대표해서 소녀상을 지키고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노숙농성을 계속하는 이유는 피해자 할머님들에 대한 최소한의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노숙농성을 그만둘 수 없겠죠? 그 누가 뭐라 하더라도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노숙농성을 끝내지 않을 겁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많은 분들이 노숙농성을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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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일본대사관 앞 농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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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한일 합의를 폐기하고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는다고 확답을 받을 때까지 끝까지 소녀상을 지킬 것이고 노숙농성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한일 합의가 폐기되더라도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는다는 확답을 받을 때 저희의 노숙농성은 끝날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고 지지를 해줘서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취재를 마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록 활동하는 단체는 다르더라도 많은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5년 12월 30일부터 노숙농성 중인 최혜련 대표와 대학생 공동행동 그리고 희망나비를 기억해주길 바란다. 이 학생들은 정의를 위해서 누군가 해야 할 활동을 하고 있다. 소녀상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이들을 기억해 주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덧붙이는 글 | * 평화나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단위의 대학생 연합동아리. 2012년 이화여대 학생들이 모여 이화나비 콘서트를 시작하며 결성. 평화나비 콘서트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로 발전시킨 것이 현재의 평화나비 네트워크.



태그:#위안부, #대학생공동행동, #최혜련, #평화나비, #부산평화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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