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클럽 공연을 마지막으로 서태지는 9집 활동을 마무리했다. 예능 프로그램부터 클럽 공연을 오가는 알찬 활동이었으나, 팬들은 '다시 3~4년은 기다려야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난히 길었던 그의 앨범 발매 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르게 그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오는 9월 2일, 서울 잠실 주 경기장에서 <롯데카드 무브: 사운드트랙 vol.2 '서태지 25'> 콘서트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25년 전 태지보이스의 '난 알아요' 그대로

 서태지 25주년 콘서트 공식 포스터가 나왔다. 많은 팬이 설레고 있다.

서태지 25주년 콘서트 공식 포스터가 나왔다. 많은 팬이 설레고 있다. ⓒ 서태지 컴퍼니, 롯데카드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 25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이 공연은 올드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곡들을 원곡 그대로의 편곡으로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태지가 솔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난 알아요', 'Come Back Home' 등 그룹 시절 곡들은 모두 록 버전으로 편곡되어 연주되어왔다. '하여가'의 트레이드마크인 태평소 소리, 'Come Back Home'의 둔탁한 비트 등이 그대로 재현될지 기대된다. 서태지 밴드는 이번 공연에서 그룹 시절 히트곡들뿐 아니라, 솔로 아티스트 서태지의 곡들 역시 빼놓지 않고 선보일 계획이다.

서태지는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다. 8집 녹음 당시, 피아의 드러머 혜승을 한 달 동안 감금(?) 연습시킨 일화는 팬들 사이에서 너무나 유명하다. 이번 공연 역시, 화려한 연출과 특수 효과, 그리고 꽉 찬 사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2년 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록 마니아들의 극찬을 자아낸 부분도 단연 선명한 사운드에 있었다.

서태지의 명성,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간

 데뷔 25주년을 맞은 서태지. 잠실 콘서트에서는 어떤 모습을 또 보여줄까.

데뷔 25주년을 맞은 서태지. 잠실 콘서트에서는 어떤 모습을 또 보여줄까. ⓒ 서태지 컴퍼니


1992년에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1996년 초 해체하기 직전까지 네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이 네 장의 앨범은 총 15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린 것은 물론, 전문가들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모두 포함되기도 했다. (1집: 24위, 2집: 30위, 3집: 57위, 4집: 36위)

서태지와 아이들은 4년 동안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교육과 통일을 노래하는 아이돌'이었으며, 한국말로도 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선구자였다. 또한, 기존의 자신을 끊임없이 해체하면서 새로운 장르를 시도한 카멜레온이었다. 서태지는 기획사에 종속되지 않는 음악가의 삶을 지향했지만, 그를 벤치마킹한 이들에 의해 아이돌 시대가 열리기도 했다. 그는 의도하지 않았으나 지금의 아이돌 시대는 그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본인은 '부담스럽다', '누군가가 이 호칭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문화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렸던 가수는 그 외엔 없을 것이다. 이 수식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생전에 문화 예술에 많은 관심이 있었던 김 전 대통령은 서태지를 '대통령의 존경을 받는 가요계 대통령'이라고 극찬했다.

이번 공연은 '태지보이스'에 대한 향수를 간직한 올드팬들에게는 추억을 어루만지는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유입된 팬들에게는 문화 대통령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한편 서태지는 지난 22, 23일 1차 티켓 1만 장을 모두 매진시키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오는 29일과 30일에는 2차 티켓(스탠딩 잔여석과 지정석) 예매가 멜론 티켓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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