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도덕경>이 동양 최고(最古)의 제왕학이라면, 서구 최초의 군주론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노자의 <도덕경>이 군주로서의 이상을 추구한다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그 옛날 현실을 기반으로 한 현실정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군주론>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사상가이자 정치철학자인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 1469. 5. 3.~1527.6.21.)가 이런 인물의 군주가 나타나기를 바라며 쓴 책입니다.

500여 년 전에 쓰인 책이지만 현실정치에서 드물지 않게 회자되거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서나 통치인용술로 인용되고 있습니다. <군주론>은 무자비한 통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500년간 수많은 리더들이 지도자로서 어떤 묘안을 얻고자 손에서 놓지 않고 애독해온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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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다> / 지은이 스즈키 히로키 / 옮긴이 이서연 / 펴낸곳 ㈜재승출판 / 2017년 5월 31일 / 값 12,8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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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다>(지은이 스즈키 히로키, 옮긴이 이서연, 펴낸곳 ㈜재승출판)는 군주의 입장에서 읽으면 '군주론'이 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읽으면 처세술이 되고 자기계발서가 될 수 있도록 풀어 설명한 내용입니다. 

그동안 <군주론>은 큰 지도력을 발휘하거나 그런 능력이 필요할 때 참고할 내용으로만 인식돼 왔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은 개인, 가정뿐 아니라 작은 규모의 모임이나 단체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리더들도 얼마든지 인용 가능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군주의 능력을 알고 싶다면 우선 측근을 보면 된다. 측근이 유능하고 성실하다면 그 군주는 총명하다고 평가해도 틀리지 않다. 그 군주가 인재의 실력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고, 인재의 충성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 <군주론> 제22장, 124쪽

<군주론>에서는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으면 군주가 되라'고 합니다. 금쪽같은 가정을 지키는데, 피땀 흘려 일군 소중한 회사를 지키는 데 임금이나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소중한 가정을 지키고 싶으면 군주에 비길 수 있는 가장이 되면 되고, 작은 규모의 단체를 지키고 싶으면 그 규모에 걸맞는 지도자가 되면 충분합니다. '군주'를 '가장'이나 '단체대표' 쯤으로 바꿔 대입하면 각각의 입장에서 필요한 처세술이나 지도력을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만 관심을 두고 인간이 실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지 않는 사람은 자립은커녕 파멸을 경험하게 된다.' - <군주론> 제15장, 25쪽  

이상을 추구하기 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하니 냉정할 만큼 현실적입니다. 하기야 당장 동냥이라도 하지 않으면 굶어 죽게 되는데, 사람답게 사는 것만을 생각한다면 굶어 죽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장 동양이라도 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는 것을 직시하고 동냥이라도 나서면 최소한 굶어 죽지는 않을 것이고, 굶어 죽지 않으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500여 년 전, 이탈리아의 한 정치철학자가 이런 인물의 군주가 나타나기를 바라며 쓴 <군주론>이 현실정치에서도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어림하게 합니다.

코앞에 둔 면접,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 맞닥뜨리게 될 어떤 문제를 해결할 처세술이나 지도력을 보여야 한다면 이 책,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다>에서 번쩍 떠오르는 힌트 같은 해답을 찾을 수도 있으니 일독을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