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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의 신년토론회에 참석한 전원책 변호사. 이 토론회에서 전 변호사는 시청자들로부터 토론 태도에 대해 많은 지적을 받았다.
 JTBC의 신년토론회에 참석한 전원책 변호사. 이 토론회에서 전 변호사는 시청자들로부터 토론 태도에 대해 많은 지적을 받았다.
ⓒ JT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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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전원책 변호사가 JTBC <썰전>에서 하차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철희-강용석 이후로 오랜 기간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유시민-전원책 콤비의 마지막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뒤에 후술된 내용은 충격은 아쉬움을 덮고도 남았다. 하차 이유는 TV조선의 메인뉴스인 <뉴스판>의 앵커직을 맡기 위해서였다.

전원책 변호사는 TV조선 하계 개편의 일환으로, <뉴스판>의 진행자가 된다. 이를 위해 그는 TV조선 기자직에 입사할 예정이다. 그는 7월 3일 저녁부터 해당 프로그램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는 것은 그의 전력이다. 지난 2008년 자유선진당 대변인으로 나섰고, 자유기업원과 자유경제원에서 원장직을 맡은 바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인 혹은 논객으로 활동했던 이가 앵커직을 수행하는 것은 드물지만, 전례가 없지는 않았다. 이명박 정부의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MBN '뉴스&이슈' 진행자가 그렇고, 제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일했던 유정현 MBN '뉴스8' 앵커가 그렇다.

문제는 따로 있다. 그가 언론인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언론과 관계가 맺었던 때를 꼽아보자. 199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것, 몇몇 언론에 지면을 맡아 글을 썼던 것, 자유선진당 대변인 시절 언론 앞에 섰던 것, 최근 보수논객으로서 카메라 앞에 섰던 것, 이런 그가 앵커직을 맡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하다.

메인 앵커는 뉴스 전반을 지휘하며 리드해 나간다. 뉴스를 그만큼 잘 알고 있어야 하기에 메인 뉴스의 앵커는 대부분 뉴스 현장을 충분히 잘 아는 아나운서나 현장 기자 출신이 맡는다. 멘트 등에 있어 자율성을 갖고, 뉴스 꼭지 대부분을 소개하는 만큼 한 언론사 뉴스의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이 앵커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그가 출연하는 많은 프로그램에서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억양과 발음도 단점으로 꼽을만하다. 단지 '유명하기 때문에' 방송사 앵커직을 맡았다면 기자직부터 시작하는 것이 차라리 바람직하다.

그가 과연 공정성을 지키며, 차분한 언어로 보도의 핵심을 잘 짚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TV조선은 올해 초 종합편성채널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토론에서조차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전원책이다. 녹화방송이 아닌 생방송에서 그가 얼마나 언론인으로서 품격을 보일 수 있을지 우려될 수밖에 없다. TV조선은 막말보도, 편파보도, 오보로 인한 징계를, 지난 2014년에는 95건, 2015년에는 127건, 2016년에는 161건을 받은 바 있다. 그가 과연 TV조선을 재승인의 길로 이끌 수 있을 것인가.

앵커(anchor). 닻이라는 뜻이다. 앵커는 뉴스현장을 총괄하고, 뉴스를 주도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과연 그가 <뉴스판>을 견인하며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침몰시키고 말 것인가. 지켜 볼 일이다.


태그:#전원책,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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