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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관련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현재 200여 개 기업 노사가 통상임금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금속노조가 현대차그룹에 절반씩 내자고 제안한 '5천억 원' 규모의 '일자리기금'의 재원도, 진행 중인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 측이 승소할 경우 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이다. 2013년 12월, 통상임금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통상임금은 뜨거운 감자다.

통상임금을 둘러싸고 노사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어느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 되냐 안 되냐에 따라 임금의 규모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56조는 연장, 야간, 휴일 근로에 대해 100분의 50을 가산하여 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통상임금이다. 통상임금의 본질적인 기능은 연장근로수당 등을 산정하기 위한 도구적 기능인 것이다.

조금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한 달간 통상임금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누면 시간급 통상임금이 산출된다. 예를 들어 한 달 임금(통상임금)이 200만원이고, 한 달간 200시간을 근로한다면 시간급 통상임금이 10,000원이 된다. 만약 이 근로자가 1주간 10시간의 연장근로를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임금은 150,000원이다.

그런데 연간 600만원을 지급받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킨다고 하면 시간급 통상임금은 12,500원이 된다. 이 경우 상기와 같이 10시간의 연장근로를 하게 되면, 187,500원의 임금이 발생하게 된다. 상황이 이러니 회사로서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당연히 제외하고자 할 것이고, 근로자들로서는 당연히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되는지를 노사가 임의로 결정할 것은 아니고, 2013년 대법원 전합 판결이 제시한 기준을 따라야 한다. 판례는 통상임금의 세 가지 요소로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제시했는데 이 중 고정성이 항상 논쟁의 중심이 된다.

정기성이란, 지급주기가 1개월을 넘더라도(분기별) 정기적으로 지급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일률성이란, 모든 근로자 또는 일정조건(생산직, 영업직 등)의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정기성과 일률성에 대한 판단기준은 명확하고 이에 대한 논란은 없다.

그러나 "고정성"에 대해 대법원은 "어느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하루를 근로하고 다음날 퇴직하더라도 그 하루의 대가로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이 고정성을 갖춘 임금" 이라고 하면서,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한다던가, 월에 일정 근로시간 이상을 근로한 근로자에게만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은 경우에는 지급여부가 불확실해 고정성이 부정되고,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현재 통상임금을 둘러싼 소송의 대부분은 바로 이 "고정성"이 인정되느냐가 가장 큰 쟁점이다. 매월 말일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에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는다면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에 대한 통상 임금성을 부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경향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가치에 대한 대가이고,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이지 않으면 월의 99%를 일해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다는 그 조건 자체가 "유노동유임금 원칙"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법원이나 노사 양측 모두 우리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건전한 상식에 기반하여 통상임금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후록 시민기자는 공인노무사입니다. 해당 기사는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lhrdream에 게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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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이라는 가치편향적인 말은 그 자체로 우리사회의 노동 현실을 드러냅니다. '노동기준법' 이 있는 대한민국을 바랍니다. '노동' 은 단지 'work' 일 뿐 일테니까요. blog.naver.com/lhr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