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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토크쇼를 마친 뒤 기념촬영.
 <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토크쇼를 마친 뒤 기념촬영.
ⓒ 김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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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펄쩍뛰기 퍼포먼스.
 <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펄쩍뛰기 퍼포먼스.
ⓒ 최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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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고만한 아이들 200여 명이 모여 있다 보니, 웅성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토론회 시간이 다가오자 사회자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5학년이라니 그럴 만도 하다.

시곗바늘이 오후 3시를 가리키자 초등학교 5학년 주인혁 학생과 공동 사회를 맡은 이민선 <오마이뉴스> 기자(날아라 꿈의학교 저자)가 마이크를 들고 사람들 앞에 섰다.

"박수와 함성이 작으면 토크쇼 하기 힘들어요."

이민선 기자의 말이 떨어지자 큰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곧이어 이민선 기자가 쓴 <날아라 꿈의학교> 출간을 기념하기 위한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합시다'가 시작됐다.

이날 토크쇼는 남양주시 동화고등학교 로고스 홀에서 남양주시 3개 꿈의학교(영화제작·사과나무숲·꿀잼 꿈의학교) 합동 개교식에 이어 진행됐다. 송낙영·김미리 경기도의원, 유기만 경기도 교육청 마을 교육공동체 지원 단장, 김경관 꿈의학교 담당 장학관 등이 참여해, 개교식과 토크쇼를 축하했다.

'학생 스스로 정신'을 강조하는 꿈의학교 답게 개교식과 토크쇼 모두 학생들이 집적 기획했다. 어른들은 충고하거나 개입하고 싶은 욕구를 꾹 참고 철저하게 지켜보기만 했다. 이민선 기자는 시작하는 말에서 이 사실을 언급했다.

"저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공동 사회를 보는 것도 아이들이 결정한 일입니다. 토크쇼를 준비하면서 꿈의학교 선생님들 노고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됐어요. 입 꾹 다물고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모습 지켜보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결과가 참 좋습니다. 이게 바로 꿈의학교의 힘입니다."

공동 사회자인 주인혁 사과나무숲 꿈의학교 학생은 떨리는 심정을 솔직하게 밝혔다.

"꿈의학교를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날아라 꿈의학교>를 읽고 많은 것을 알게 됐어요. 오늘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 같아서 무척 기대가 큽니다. 모두 함께 귀 기울여 주실 거죠?"

토론자는 총 6명. 60대 이덕행 영화제작 꿈의학교 교장에서 10대 중·고등학생(최원우, 김준, 강민혁)까지 다양했다. 교사(김영진 사과나무숲)와 학부모(장미란 꿀잼)까지 참여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이 같은 토론자 구성 역시 학생들 아이디어다.

"학생들 결정 지켜보기 어려웠지만, 결과는 좋아"

<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이덕행 남양주 영화제작 꿈의학교 교장이 발언하고 있다.
 <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이덕행 남양주 영화제작 꿈의학교 교장이 발언하고 있다.
ⓒ 김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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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최원우 사과나무숲 꿈의학교 학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른쪽 장미란 학부모 토론자.
 <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최원우 사과나무숲 꿈의학교 학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른쪽 장미란 학부모 토론자.
ⓒ 김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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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김영진 사과나무숲 꿈의학교 교사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김영진 사과나무숲 꿈의학교 교사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김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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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는 사회자가 묻고 토론자가 답하는 방식이었지만, 워낙 분위기가 자유로워 잘 지켜지지 않았다. 토론자가 느닷없이 사회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고, 사회자가 방청석에 앉아 있는 김미라 의원과 김경관 장학관한테 갑작스레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미리 경기도의원과 김경관 장학관은 학생들 목소리에 답하기 위해 방청석에 있다가 느닷없이 무대로 불려 나왔다.

토론자 중 꿈의학교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최원우 학생(사과나무숲 꿈의학교)이 "꿈의학교는 실습과 체험이 많아 배가 매우 고픈데, 예산이 없다며 간식을 많이 안 준다"라고 하소연하자, 사회자(이민선)가 "예산을 심의하는 김미라 의원이 답하면 좋겠다"며 김 의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김 의원은 "올해는 이미 예산 편성을 마쳐서 어쩔 수 없지만, 내년 예산을 짤 때는 정말 열심히 해서 늘려 보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방청석에서 박수 세례가 쏟아졌다.

토론회 말미 방청석에 있던 한 학생이 "남양주시에 꿈의학교가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발언하자, 사회자(이민선)는 "교육청에서 답하면 좋겠다"며 김 장학관에게 눈길을 주었다.

"남양주, 인구도 많고 꿈의학교에 대한 욕구도 강한데, 시에서 지원하지 않아 어렵습니다. 꿈의학교는 시와 교육청이 50대 50 정도로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인데, 그래서 남양주에 꿈의학교가 3개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남양주시에서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회자인 이민선 기자는 김영진 토론자(사과나무숲 꿈의학교 교사)로부터 "책을 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기자는 살짝 당황한 기색을 비치다가 "꿈의학교 취재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감동한 점, 그리고 고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고, 그러면 꿈의학교가 더 발전할 것 같아서"라고 미리 준비한 듯한 답을 내놓았다.

"꿈의학교 욕구 높지만, 남양주시 재정 지원 없어서"

김경관 경기도 교육청 꿈의학교 장학관이 사회자의 느닷없는 답변 요청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김경관 경기도 교육청 꿈의학교 장학관이 사회자의 느닷없는 답변 요청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 김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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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의 느닷없는 답변 요청에 김미리 경기도의원이 흔쾌히 답변하는 모습.
 사회자의 느닷없는 답변 요청에 김미리 경기도의원이 흔쾌히 답변하는 모습.
ⓒ 최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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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이민선) 첫 질문은 '꿈의학교 운영 소감'이었다. 60대 이덕행 교장과 10대 최원우 학생은 "꿈의학교 하면서 많이 컸다"라고 답했고, 김영진 선생은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덕행 : "아이들이 스스로 하게 하면서 제가 많이 컸습니다. 예전에는 (가정에서) 아이들한테 '이거 빨리해'하는 스타일이었는데, 꿈의학교 하면서 '이거 어떻게 생각하니' 하는 아버지로 바뀌었어요.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바뀐 것이죠."

김영진 : "첫해에 꿈의학교를 하고 나서는 선생님들이 그만하자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거죠. 그다음 해에는 그래도 우리 사명이니 하자! 라고 서로 다독이며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하나같이 '얼른 하자!'라고 말했어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사실을 느꼈기 때문이죠."

최원우 : "역사와 과학에 흥미가 없는 학생이었는데, 선사시대 가옥인 움집을 직접 지으면서 역사와 과학에 흥미가 생겼어요. 일반 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이런 꿈같은 경험을 하면서 제가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공동사회자 주인혁 학생은 꿈의학교를 경험하지 못한 토론자에게 <날아라 꿈의학교>를 읽은 소감을 물었다.

학부모인 장미란 토론자는 "꿈이 무엇인지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아이들에게 꿈의학교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답했다. 김준 학생(사과나무숲 꿈의학교)은 "'학생 스스로 정신'을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얻는 대목, 실패해도 도전해 보라고 부추기는 교사가 있다는 대목 등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강민혁 학생(꿀쨈 꿈의학교)은 "책을 읽으면서 꿈의학교에 대한 호감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꿈의학교 첫해 '그만하자', 올해 '얼른 하자'"

<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토크쇼를 마친뒤 토론자들 기념촬영.
 <날아라 꿈의학교> 출간 기념 토크쇼 ‘꿈의학교,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토크쇼를 마친뒤 토론자들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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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기자 (날아라 꿈의학교 저자)가 독자 요청을 받고 책에 서명을 하는 모습.
 이민선 기자 (날아라 꿈의학교 저자)가 독자 요청을 받고 책에 서명을 하는 모습.
ⓒ 김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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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학교 핵심인 '학생 스스로 정신'을 어떻게 실현했느냐는 사회자(이민선) 물음에 최원우 학생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샘들이 응원해 주었다"라고, 김영진 선생은 "그 정신이 없었다면 그렇게 열정적으로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덕행 교장 선생은 "스스로 하게 했고 결과도 책임지게 했다. 끝나고 나면 아이들 어깨가 으쓱해져 있다.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원 간다고 촬영을 빼먹는 경우가 있었는데, 꿈의학교를 우선순위에 두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떻게 하면 꿈의학교 더 잘할 수 있겠느냐'는 주인혁 사회자 질문에 이덕행·김영진 토론자는 '마을교육 공동체'를 강화해야 한다'라는 답변을 약속이나 한 듯 내놓았다. 학생들은 호기심을 이끌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강민혁 꿀잼 꿈의학교 학생 : "학원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면 좋을 것 같아요."

김준 영화제작 꿈의학교 학생 : "부모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닌, 학생이 스스로 선택하고 즐거워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최원우 사과나무숲 꿈의학교 학생 : "다양한 꿈의학교가 생겨서 많은 학생에게 꿈의학교 경험을 주면 좋겠어요."

장미란 꿀잼 꿈의학교 학부모 : "꿈의학교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이거 알려고 굉장한 노력을 했는데, 와보니 여기 온 아이들 선택(혜택)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홍보 잘해서 많은 아이가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김영진 사과나무숲 꿈의학교 교사 : "돼지 해부 실습하려고 마장동 시장에 갔는데, 그 힘든 일 하는 분들이 아이들한테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어요. 교사들이 사전 답사할 때는 퉁명스러웠거든요. 이처럼,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리면 마을이 친절해집니다. 해서, 마을교육 공동체를 강화하는 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덕행 영화제작 꿈의학교 교장 : "남양주 영화종합촬영소가 없으면 영화제작 꿈의학교 절대로 운영할 수 없습니다. 마을과 마을 자원이 모여서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만큼 마을이 꿈의학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을 것 같아요."


태그:#날아라 꿈의학교, #남양주 꿈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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