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문재인 정부가 일반고 살리기를 위해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하겠다고 해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성천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이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에 대한 반론을 포함 다양한 논쟁글을 기다립니다. [편집자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외국어고와 자율형 사립고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런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할지가 관심이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대부분은 외고·자사고 폐지와 관련해 교육부의 지침이 내려오면 따르겠다는 유보하는 태도를 일단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외고는 31곳, 자사고는 46곳이다.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시내 한 외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외국어고와 자율형 사립고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런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할지가 관심이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대부분은 외고·자사고 폐지와 관련해 교육부의 지침이 내려오면 따르겠다는 유보하는 태도를 일단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외고는 31곳, 자사고는 46곳이다.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시내 한 외고.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특목고는 성골, 자사고는 진골, 일반고는 육두품, 그 외 학교는 천민(?)인가? 학생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서구 사회의 인종 갈등, 근대 사회에서의 계층 갈등이 우리나라에서는 고교 서열화에 의한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교 체제는 사회 통합의 관점에서 볼 때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부모의 계층 배경에 따라서 자녀의 학교가 달라지는 현실은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는가? 중학생들의 경우, 희망 고교가 어디인가에 따라서 사교육비 지출에 차이가 나타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박홍근 국회의원실 공동보도자료(2015년 9월 21일)를 살펴보자. 서울, 경기, 인천에서 재학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 1818명을 대상으로 사교육비와 사교육참여 시간을 조사한 결과, 100만 원 이상 월평균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비율이 일반고 4.9% < 외국어고·국제고 15.3% < 광역 단위 자사고 18.8% < 전국 단위 자사고 28.6% < 과학고·영재학교 35% 순으로 나타났다.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을 보면, 14시간 이상이 일반고 22.8% < 외국어고·국제고 41.2% < 광역 단위 자사고 43.2% < 전국 단위 자사고 51.0% < 과학고·영재학교 60.5%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의 자사고 중에는 학부모 부담 경비를 포함해 1년에 학비가 2천1백만 원을 넘는 학교까지 나오고 있다. 사회배려대상자 전형이 있다고는 하지만 저소득층 학생들이 들어가서 버티기 어려운 조건이다. 

외고와 자사고, 왜 일반고로 전환해야 하는가?

과학고와 영재학교도 문제인데 왜 외고와 자사고만 문제 삼느냐는 문제제기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기홍 국회의원실에서 2011학년도부터 2015학년도까지 31개 외국어고의 동일 어문계열 진학비율을 살펴본 결과, 31.3%에 그친 반면 과학고와 영재고는 이공계 진학비율이 94.4%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양상이 다르다. 일부 외고 관계자들은 어학은 모든 학문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동일계 진학 비율을 따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나 그런 논리라면 굳이 특목고로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일반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보편적 어학교육을 실시하면 된다.

우선 개념을 명확히 하자.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공약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폐쇄가 아니고 '일반고로의 전환'이다. 즉, 자사고와 외고 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자사고와 외고가 비판 받는 이유는 선발 효과에 의해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했고 결과적으로 일반고 슬럼화 현상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고와 자사고가 돋보였던 이유는 단 한 가지 때문이다. 우수학생을 선발 제도의 특혜에 의해 선점했기 때문이다. 이제 자사고와 외고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서 애쓰기보다는 들어온 학생의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자사고와 외고는 일반고로 전환해도 충분히 특색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모든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함께 성장하는 교육 시스템은 불가능한가? 이제는 소수를 위한 수월성 교육에서 탈피하여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 첫걸음으로 외고와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자사고와 외고라는 제도가 도입됐지만 안타깝게도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구현한 학교 사례는 드물다.

결국, 명문대학에 가기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공교육을 자극하거나 견인할 수 있는 사례를 거의 제시하지 못했다. 사례가 있다고 해도 일반고와 출발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참고할 수도 없다. 상당수의 외고와 자사고는 대입 또는 수능에 종속된 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학교의 유형은 다양화됐는지 모르겠으나 실질적인 학교의 모습은 획일화됐다.

외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법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지난 7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고3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업 중인 고3학생들(자료사진)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그렇다면 외고와 자사고를 어떻게 일반계고로 전환할 수 있을까? 크게 세가지다. 하나는 자사고와 특목고 평가 제도의 개선이다. 우선 교육감에게 실질적인 평가 권한을 주어야 한다. 동시에 평가 기준을 새롭게 설정하고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외고의 경우, 동일계 진학 비율을 살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자사고와 외고를 전면 전환하는 방식보다는 선별 전환이 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입학전형 개선이다. 전후기 제도를 통합하고, 동시에 희망자 대상 추첨형 전형제도로 전환한다. 이 경우 선발효과는 상당히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전국 단위 자사고나 일부 외고의 명문학교 효과는 지속될 수 있고, 경제력 있는 계층의 자녀들만 지원할 가능성은 있다.

세 번째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명시된 외고와 자사고 용어를 삭제하거나 일반고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방법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제도 개선에 따른 교육부의 부담은 커진다.

현행 방식처럼 선발효과에 자사고와 외고가 안주해 있는 상황은 한국 교육 전체로 놓고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 학교만 돋보이고, 대다수 일반고등학교는 슬럼화되는 제로섬 게임의 룰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 모든 학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모색해야 한다.

앞으로 경쟁교육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내신 절대평가가 필요하다. 동시에 고교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 학점형 고교체제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고교 체제의 개편과 협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학교 간 개별화된 특성화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각 학교의 특색 교육과정을 인근 학교와 상호 교류하면 고교간 연대와 상생 모델이 가능해진다.   

고교 서열화 해소는 한국 교육의 밑그림을 새롭게 그리기 위한 필수 작업이다. 우수한 학생들을 많이 선발하여 입시에 종속된 교육을 시키는 방식에서 탈피해 학생들이 지닌 재능과 희망을 잘 키워줄 수 있는 학교를 모색해야 한다. 그런 인식이 전제될 때 진정한 의미의 빛깔과 색깔이 다양한 학교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자사고와 외고 주체들은 투쟁을 결심하기보다는 새로운 교육을 열기 위한 결단을 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성천님은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입니다.



댓글2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돌고 돌고 돌아, 또 다시 숨어있기 좋은 방을 물색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김종서 박사의 <라스트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