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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봉산면 봉림저수지의 물이 거의 말라가고 있다. 저수지 반대편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충남 예산군 봉산면 봉림저수지의 물이 거의 말라가고 있다. 저수지 반대편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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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림 저수지의 맞은 편 상황. 이곳은 아예 물이 없다.
 봉림 저수지의 맞은 편 상황. 이곳은 아예 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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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적으로 가뭄이 지속되면서 여름철 식수 부족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충남 서북부 지역의 식수를 책임지고 있는 보령댐은 최근 저수율이 9.5%로 역대 최저치를 연일 갱신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령댐 저수지에 녹조까지 발생했다. 비단 보령댐 인근뿐 아니라 홍성 예산 서산 등 충남 서북부 지역의 가뭄은 실제로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8일 충남 서북부 지역인 서산시 운산면과 예산군 봉산면 일대를 둘러 봤다. 깊은 산골 사찰의 연못은 물론이고, 저수지의 물도 거의 말라 있었다. 천수답 논은 바닥이 갈라진 곳도 눈에 띄었다. 

서산시 운산면 일대의 한 천수답 논은 가뭄으로 논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다. 이와 관련해 한 50대 농부는 "일주일 이내에 논에 물을 대지 않으면 벼가 말라 죽을 수도 있다"며 "이런 가뭄은 평생 처음 경험해 본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물부족에 걱정 "지자체에서 좀 더 현실적인 고민해달라"

서산시 운산면의 한 천수답 논이다.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논 바닥이 갈라지고 있다.
 서산시 운산면의 한 천수답 논이다.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논 바닥이 갈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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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40대 농부는 "뿌리만 살아 있으면 모(벼)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며 "뿌리까지 죽기 전에 논에 물을 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농부는 또 "요즘은 지하수 관정에서도 물이 전처럼 잘 나오지 않고 있다"며 극심한 가뭄 피해를 걱정했다.

예산군 봉산면 봉림저수지의 상황도 심각했다. 실제로 저수지의 일부에만 물이 남아 있었다. 봉산면사무소에 따르면 봉림저수지는 인근의 봉림리와 사석리, 하평리 등의 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봉산면사무소 관계자는 "지금도 한참 논에 물을 내리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봉림저수지는 물이 맑고 고기가 많아 낚시꾼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던 곳이다. 하지만 만수 면적이 25.9헥타아르(ha)에 달하는 봉림저수지마저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비록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충남 서북부 지역 주민들은 요즘 여름철 식수난을 걱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성에 사는 주민 A씨는 "요즘은 설거지도 물을 받아서 하고, 생수병에 물을 담아 변기 물통에 넣어 두었다"며 "물을 절약하기 위해 나름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B씨도 "얼마 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기우제를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 기우제 같은 것은 민간 차원에서나 할 일이지 관청에서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지자체에서는 물 부족에 대한 좀 더 현실적인 고민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산시 일락사 앞의 연못도 말라 있다.
 서산시 일락사 앞의 연못도 말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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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봉림저수지 , #충남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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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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