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BO리그 선두인 KIA 타이거즈가 믿기지 않는 역전패를 당했다. 1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7-0의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16으로 참패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 KIA의 선발 투수는 대졸 신인 사이드암 박진태였다. 그는 아직 데뷔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올 시즌 5번째 등판이자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박진태는 1회초 무사 1, 3루 선취점 실점 위기를 틀어막았다. 박용택에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양석환을 2루수 뜬공 처리했다. 2사 1, 3루에서 상대의 더블 스틸 시도 때 포수 김민식이 2루에 송구해 도루 저지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1회말 KIA는 서동욱의 만루 홈런 및 김민식의 솔로 홈런의 백투백 홈런 등을 묶어 대거 7득점했다. 박진태의 데뷔 첫 승은 일찌감치 가시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박진태는 3회초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2사 1루에서 박용택에 풀 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준 뒤 양석환에 3점 홈런을 허용했다. 2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린 탓이었다. 2사 후 볼넷에서 비롯된 대량 실점이라 찜찜한 잔상이 남았다. 어느새 7-3으로 좁혀졌다.

박진태는 4회초 2사 3루의 실점 위기를 넘긴 뒤 5회초 삼자 범퇴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젊은 투수들 상당수가 승리 투수 요건을 목전에 둔 5회에 제풀에 흔들리며 난조를 보이는 것과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5회초까지 투구 수가 91개에 달한 박진태는 이미 한 경기 개인 최다 이닝을 달성한 가운데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에 도전했다. 하지만 6회초 1사 후 이형종에 우전 안타를 내준 뒤 정성훈 타석에서 볼 카운트가 0:2로 몰리자 박진태는 강판되었다.

# KIA 박진태 2017시즌 주요 기록


이날 박진태는 5개의 사사구를 내줘 제구가 전반적으로 흔들렸다. 이전 4경기에서 경기 당 2개 이상의 사사구는 허용한 적이 없었기에 아쉬웠다. 

박진태를 구원한 사이드암 손영민은 3명의 타자를 상대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유강남에 동점 만루 홈런, 손주인에 역전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맞아 7-8로 역전되었다. 박진태의 승리 요건이 날아가고 말았다. 이후 KIA 불펜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며 뼈아픈 대역전패로 귀결되었다.

데뷔 첫 승을 따낼 수도 있었던 상대 LG는 박진태와 과거 인연이 있던 팀이다.

박진태가 성남중 1학년에 재학 중 이던 2008년 11월 30일 LG의 러브 페스티벌 행사에 시구자로 선택되었다. 김재박, 김용수, 유지현 등 LG의 레전드들이 참가한 이날 행사의 수익금은 박진태를 비롯한 10명의 야구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되는 뜻 깊은 자리였다.


박진태는 당시 LG의 마무리 투수이자 자신과 같은 사이드암 투수인 우규민을 존경하는 의미로 등번호 1번의 유니폼을 입고 시구했다. 이때의 인연으로 우규민과 박진태는 LG의 2009년 팬북에 함께 하는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당시에는 LG 입단이 꿈이라고 했던 박진태는 성남고와 건국대를 거쳐 2017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그리고 자신을 후원했던 '인연의 팀' LG전에 첫 등판해 데뷔 첫 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실패했다. 박진태가 향후 LG를 상대로 어떤 투구를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프로야구를 즐기는 색다른 묘미가 될 것 이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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