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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을지로입구역과 종각역에서는 노숙인의 강제퇴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노숙인의 강제퇴거는 결국 그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살인행위입니다.

'노숙인은 거리에서 지냅니다. 그래서 강제퇴거를 해도 다른 곳으로 가실 것이니 상관없나요? 길 위가 모두 그들의 집이니까요?'

사람은 누구나 먹고 자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1차적 욕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노숙자라 할지라도 잠잘 곳은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이는 제가 5년동안 거리사역을 하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매일 자는 곳이 달라지면 사람은 점차 불안해지고 안정감이 없어지고 곧 자아정체감의 붕괴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계신 거리노숙인 1000여 명(시설노숙인 4000여 명)은 기차역이나 지하철역, 그 주변 공원에서 주로 잠을 잡니다. 그래서 역 주변에 자연스레 노숙인 급식 장소가 생기고 노숙인 관련 시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서울시 기차역이나 지하철역, 그 주변에서 숙식하는 노숙인의 강제퇴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강제퇴거하는 당사자는 지하철 역장이나 지하철 상가 주인이나 역주변 건물주입니다. 서울시 노숙인 업무를 총괄하는 자활지원과도 그것을 방임하고 있습니다. 제가 항의를 하면 "건물주나 상가 주인도 서울시민"이라면서 도리어 저를 설득시킵니다. 노숙인의 자활을 책임지는 자활지원과 직원이 그런 말을 하니까 어안이 막힙니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노숙인의 강제퇴거는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제 질문에 한 번 답해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집에서 누군가가 강제로 당신을 쫓아낸다면 어떻게 반응하겠습니까?' 노숙인이 지내는 곳은 안타깝게도 그분들의 집입니다.

'그러면 왜 노숙인 시설에 가지 않는가?' 라는 질문을 하신다면 저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당신이 노숙인 시설에서 일주일만 지내보고 와서 이야기해보세요.' 그러면 노숙인이 시설에 가지 않고 왜 그 추운 길바닥에서 자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노숙인이 식사하는 급식시설에서 한끼만 함께 드셔보세요.' 그러면 노숙인이 죽지 못해서 먹는다라고 말하는 비참한 심정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작년 겨울부터 노숙인 강제퇴거가 일어난 공원과 같은 용지인 종각역 지하 (구)반디앤루니스 (현)종로서적 앞 지하광장
▲ 종각역 종로타워 지하광장 작년 겨울부터 노숙인 강제퇴거가 일어난 공원과 같은 용지인 종각역 지하 (구)반디앤루니스 (현)종로서적 앞 지하광장
ⓒ 손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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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체 노숙인 5000여 명에 한 해 서울시 노숙인 전체 예산은 500억 원이나 됩니다. 이와같은 천문학적 액수에도 노숙인이 왜 중독된 상태로 거리에서 자고 먹을 수밖에 없는지 저는 서울시 자활지원과 담당자들과 서울시에서 위탁운영 중인 노숙인종합지원센터에 그 책임을 묻기를 원합니다.

작년부터 노숙인 강제퇴거가 일어난 을지로입구역 지하로비
▲ 을지로입구역 지하로비 작년부터 노숙인 강제퇴거가 일어난 을지로입구역 지하로비
ⓒ 손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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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강제 퇴거 육성 녹음

프레이포유 손은식 목사 (http://www.prayforyou.co.kr)

덧붙이는 글 | 손은식 기자는 거리 위에서 기도하며 노숙인들을 섬기는 목사입니다.



태그:#노숙인, #강제퇴거, #을지로입구역, #종로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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