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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품 요리인 오징어 통찜은 오징어 내장 특유의 맛이 아주 특별하다.
 단품 요리인 오징어 통찜은 오징어 내장 특유의 맛이 아주 특별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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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에 천 번의 칼질을 했다. 열 번도 아니고 백 번도 아니고, 천 번이라니 실로 놀랍다. 부산광역시 범천동의 오징어요리 전문점이다. 이 집은 살아있는 오징어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오징어회와 오징어 튀김, 오징어 통찜까지 맛볼 수 있다.  

이때 차려지는 오징어 한 상에 천 번의 칼질을 한다. 그러다 보니 오징어 요리로 전국 최고를 자부한다. 이때 오징어 한 마리에 5백 번, 두 마리를 손질하는데 일반적으로 1천 번의 칼질을 한다. 쉬운 기계 썰기를 마다하고 진짜 좋은 오징어회 맛을 내기 위해 직접 오징어를 썬다. 오징어와 함께 한지 어언 7년째다.

오징어회, 여자는 '부드러움'을 남자는 '도톰한 식감' 선호해

 부산 칼질천번의 오징어 썰기의 달인 조국제 셰프다.
 부산 칼질천번의 오징어 썰기의 달인 조국제 셰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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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썰기의 달인 조국제 셰프(43)를 만나봤다. 그는 또래보다 늦게 요식업에 입문했다. 올해로 11년째다.

"올해로 요식업 11년째인데 제가 칼로 오징어를 써는데 천 번을 썬다는 걸 알았어요. 귀 부분 200번, 다리 250번, 몸통은 500~600번 썬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래서 오징어 특화를 위해 '칼질천번'이라는 상호를 지었어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칼로 썰겠다는 저의 다짐도 담겨있지요." 

그는 일반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오징어를 먹을 때 여자는 부드러운 식감을, 남자들은 터프하면서 도톰한 식감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식용 꽃과 함께 먹는 생선회는 향기롭다.
 식용 꽃과 함께 먹는 생선회는 향기롭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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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전문점이지만 오징어가 다는 아니다. 구색 맞추기로 광어와 우럭 등의 생선회도 준비했다. 생선회는 식용 꽃으로 장식을 했다. 꽃과 함께 먹는 생선회는 향기롭다. 내 맘대로 먹는 셀프초밥도 이채롭다.

"하루밖에 못사는 오징어는 바다 사정에 따라 수급에 문제가 많아요. 그래서 상차림의 단조로움도 없애고 보다 풍성하게 차려내기 위해서 물회와 광어 우럭 밀치 등의 생선회도 함께 차렸어요."

'오징어로 또라이 짓 하고 있다'는 그는 오징어에 인생을 걸었다. 통째로 칼질한 오징어회 곁에 놓인 오징어 다리에 레몬즙을 뿌리자 오징어 다리가 살아 움직인다. 도자기 위에 회를 쳐서 올려놓은 오징어회는 다양한 식감을 위해 저마다 굵기를 달리해 썰어냈다. 오징어회는 지느러미 몸통 다리 등 부위별로 칼질을 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오징어 갖고 또라이 짓 하고 있는 거죠."

우리 함께 이 특별한 오징어회를 한번 맛보자. 오징어 지느러미에서는 오도독한 식감이 느껴진다. 몸통 살은 입안에 부드럽게 다가온다. 오징어 다리는 아작아작하면서 꼬들꼬들하다.

칼질천번 오징어회 맛, 입이 호강하는 순간의 기쁨 가득 담겨

 오징어회는 지느러미 몸통 다리 등 부위별로 칼질을 그 풍미가 별스럽다.
 오징어회는 지느러미 몸통 다리 등 부위별로 칼질을 그 풍미가 별스럽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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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번의 칼질을 한 오징어회는 깻잎쌈이 좋다. 깻잎 향과 더불어 느껴보는 오징어회의 특별한 식감은 행복 그 자체다. 오징어 몸통은 통째로 펼쳐 다이아몬드 칼질을 했다. 이는 또 다른 식감이다. 풍성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 별스런 느낌들이 너무 좋다.

이 집만의 특화된 오징어 맛에서 오징어의 새로움을 느껴본다. 입이 호강하는 순간의 기쁨이 아마도 이런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살아있는 날것 그대로의 오징어를 부위별로 그 느낌을 잘 살려냈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풍미를 제대로 한껏 즐길 수 있다.

이곳 셰프는 최근 오징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가게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이제는 귀하신 몸이 된 오징어를 아직도 저가로 알고 있는 소비자들의 생각도 넘어야 할 산이다.

"오징어가격이 해마다 올라요. 예전에는 오징어가 횟집에서 서비스로 나가곤 했는데... 소비자는 아직도 오징어를 저가로 알고 있어 어려움이 많아요."

 물회는 활어회에 채 썬 배와 양파를 깔고 와인을 넣어 동치미육수에 고추장을 가미해 산뜻한 풍미가 살아있다.
 물회는 활어회에 채 썬 배와 양파를 깔고 와인을 넣어 동치미육수에 고추장을 가미해 산뜻한 풍미가 살아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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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채와 잘 어울리는 오징어 튀김은 오징어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낸 데다 바삭함이 우월하다.
 파채와 잘 어울리는 오징어 튀김은 오징어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낸 데다 바삭함이 우월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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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물회도 맛깔지다. 활어회에 채 썬 배와 양파를 깔고 와인을 넣어 동치미육수에 고추장을 가미해 산뜻한 풍미가 살아있다. 들깻잎과 적채 오이 양배추 등의 채소도 합세했다. 이 상큼한 물회 한 모금을 마시고 나면 고향 여름 하늘에서 무수히 쏟아져 내리던 별빛이 아른거린다. 그 청량하고 시원스런 시골 밤하늘의 풍경이.

단품 메뉴로 선보이는 오징어 통찜도 별미다. 오징어 통찜은 오징어 내장 특유의 맛이 아주 특별하다. 오징어 먹물과 내장 그대로 삶아냈다. 가격은 그때그때 시세에 따라 정해지는 시가다.

얼큰한 매운탕에 날치알밥이 나오기에 이제 마무리인가 싶었는데 오징어튀김이 나온다. 오징어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낸 데다 바삭함이 우월하다. 파 채와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 이렇듯 다양한 오징어 요리를 즐기다보면 먹는 즐거움이 뭔지를 순간순간 깨닫곤 한다. 부산의 칼질천번에서 오징어 칼맛의 진면목을 제대로 맛본 순간이다.

 칼맛좀 볼래? 이색 문구가 시선을 붙든다.
 칼맛좀 볼래? 이색 문구가 시선을 붙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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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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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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