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충남 논산시 금강에 창궐한 녹조밭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충남 논산시 금강에 창궐한 녹조밭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금강에 녹조가 창궐했다. 물고기와 자라가 죽었다. 끈적끈적한 정도로 짙은 녹조엔 남조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육안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부는 녹조를 흐트러트리기 위해 보트를 이용하여 휘젓고 있다.

(관련 기사 : "이런 강물로 농사짓는다니 눈앞이 캄캄")
(관련 기사 : 금강에 들어간 수녀, 눈물보가 터졌다 )

<오마이뉴스> 금강 녹조 기사가 사람들을 강으로 불러들였다. 환경운동가로 더 알려진 최병성 목사를 비롯한 대전가톨릭대학교 대전교구, 청주교구 신학생 20여 명이 금강을 찾았다. MBC와 <한겨레> 사진부 기자까지 오랜만에 금강에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지난 4월부터 동행중인 성가소비녀회 최 다니엘 수녀와 14일 공주보를 찾았다. 9시가 되자 공주보에 정박해 있던 수자원공사(아래 수공) 보트가 빠른 속도로 내달린다. 물살이 파도를 치듯 요동친다. 파도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밀려와 둔치와 부딪치자 주변은 온통 흙탕물로 변한다.

4대강 사업 이후 수공이 개발한 이른바 녹조 흐트러트리기 전법이다. 매일같이 바라보는 광경이지만 터져 나오는 웃음은 참을 수가 없다. 2년 전 수공이 녹조를 제거할 목적으로 설치한 마이크로버블기가 털털거리며 힘겹게 돌아간다. 주변엔 녹조 알갱이가 모여들고 죽은 물고기도 보인다. 최 다니엘 수녀가 한마디 툭 던진다.

"어제도 오늘도 어김없이 제시간에 수공이 움직이네요. 돌아서면 다시 모여드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운전하는 저 아저씨도 참 불쌍하네요."

최병성 목사가 공주보에 도착했다. 수문이 개방된 공주보의 전경을 카메라로 찍고 드론을 띄워 영상을 담았다. 금강을 방문한 최 목사를 위해 삽으로 찔러 넣은 강물에선 여전히 시커먼 펄층이 올라왔다. 어렵게 않게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 유충도 발견되었다. 최병성 목사가 말문을 열었다.

"4대강 수문을 열었다고 해서 기대가 컸는데 여전히 4대강 사업에 앞장섰던 부역자가 건제 한가 봅니다. 가동보(승강기식)의 수문을 열어서 강바닥에 쌓인 펄층을 흘려보내야 하는데, 강물에 떠다니는 부유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겨우 20cm 수문을 열었네요. 4대강 적폐세력 청산 없이는 강의 북원은 힘들어 보입니다."

녹조를 보고 싶다는 최병성 목사와 신학생들을 위해 논산시 황산대교 인근으로 이동했다. 국토부 하천감시원이 녹조로 물든 강을 사진으로 찍고 있었다. 국토해양부 마크가 선명한 보트가 빠른 속도로 강물 위를 내달린다.

가장자리에 몰려있던 녹조가 밀려든 파도에 흐트러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반바지를 입고 녹조에 몸을 담그겠다던 신학생들이 쭈뼛쭈뼛 주춤거린다. 처음 본 녹조를 만지면서 코를 막는다. 바지 장화를 입고 들어간 강바닥에서 손으로 퍼 올린 것은 시커먼 퇴적토다. 흙을 뒤적이자 꿈틀거리는 붉은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었다.

 바지 장화를 입고 강물 속으로 들어간 학생이 강바닥에서 퍼 올린 것은 시궁창에서나 봄 직한 시커먼 펄이었다.
 바지 장화를 입고 강물 속으로 들어간 학생이 강바닥에서 퍼 올린 것은 시궁창에서나 봄 직한 시커먼 펄이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합니다."

"시궁창도 아니고 강바닥이 이렇게 썩었다니."
"(보트) 저런다고 녹조가 사라지나요."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이 학생들에게 4대강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이 학생들에게 4대강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연신 녹조를 손가락에 찍어 코에 냄새를 맡던 학생들의 눈이 커졌다. 말수도 부쩍 줄어들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으로부터 금강의 이야기가 이어진 지 20여 분 경 아래쪽으로 내려갔던 국토부 보트가 빠른 속도로 강물을 휘젓고 지나간다.

부여군에 있는 비밀 정원을 찾았다. 영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정원이 아니다. 사람이 찾지 않아서 유령공원이라 말하는 곳이다. 허허벌판은 아니다. 세금 126억 원이 투입된 초호화 수변공원이다. 감자밭이 있던 자리는 대리석이 깔렸다. 징검다리는 사라지고 나무 데크로 만든 다리가 생겼다. 4대강 사업이 만든 모래 위 아방궁이다.

바람 소리만 요란하다. 공원 구석구석을 둘러봐도 사람의 인기척은 없다. 적막하다. 웃자란 풀은 시설물을 삼켰다. 깨진 데크 시설물은 또다시 세금으로 보수했다. 그러나 또 깨져있다.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금강에는 이런 공원이 90여 개가 있다.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나가듯 혈세가 새고 있다.

126억 원이 투입되었다는 기자의 말을 믿지 못한다. 대리석이 파묻혀 있는 흙을 학생들에게 땅을 파보라고 했다. 거무튀튀한 대리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만 이런 게 아니다. 공원 곳곳에는 숨겨진 대리석 바닥이 많다. 보물을 찾듯 땅바닥 대리석을 파헤치던 학생들이 말했다.

"시내에서 한참을 달려왔는데 이런 곳을 누가 찾나요."

 학생들은 강바닥에서 퍼 올린 시커먼 펄을 보면서도 믿기 힘든 지경이라고 한다.
 학생들은 강바닥에서 퍼 올린 시커먼 펄을 보면서도 믿기 힘든 지경이라고 한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