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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압력을 넣은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압력을 넣은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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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한 박창균 중앙대 교수(전 국민연금 의결권 전문위원)가 12일 법정에 출석해 "보건복지부 공무원들 행태를 보며 (국민연금공단) 내부 의사 결정만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등 혐의에 대한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와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통화 내용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거기(청와대) 아니면 어디겠습니까. 물어서 뭐하겠습니까'라고 얘기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주 전 대표에게) '청와대 뜻'이라고 명시적으로 표현했느냐"고 재차 묻자 박 교수는 "했다고 기억한다"고 확인했다.  

박 교수는 2015년 5월 2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계약 체결 당시 국민연금이 지분을 소유한 기업의 합병 찬반 여부를 정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꾸린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아래 전문위)'의 위원이었다.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1대 0.35 비율로 합병한다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국민연금을 포함한 삼성물산 대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논란이 있었다.

국민연금은 SK - SK C&C 합병 찬반을 전문위에서 결론 내도록 한 반면, 삼성물산-제일모직은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아래 투자위)의 판단을 근거로 합병에 찬성했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복지부 공무원들을 시켜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을 압박했다고 기소했다. 문 전 장관은 지난 8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문 전 장관과 검찰 양측이 항소한 상태다.

박 교수도 이날 문 전 장관을 언급했다. 그는 전문위가 투자위의 합병 찬성 절차에 반발해 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하자 문 전 장관이 전화를 했으며 당시 문 전 장관은 "규정상 문제없다고 알고 있다"며 "전문위 회의 연다고 하는데 시끄럽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복지부 공무원들이 "투자위의 의사 결정이 난 뒤에는 안건을 만들어줄 수 없다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며 "공무원에게 기대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위 입장에서 전문위는 복잡하고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을 넘길 수 있는 편리한 기관인데 전문위 위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자체 결정했다는 건 내부적 의사결정만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생각한 정황을 제시했다.

박근혜 측 "증인 1명 신문에 6시간 필요"... 최순실 측 "이 아프고 정신과 치료 중"

박근혜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의 주 4회 재판 첫날부터 증인 신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재판 진행에 제동을 걸었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을 6시간으로 기재한 증인이 몇 명 있는데 박근혜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이 많으냐"고 물었다.

유영하 변호사는 "다른 재판에서 신문했던 증인을 검찰에서 (신문에) 1시간씩 잡아놓고 변호인에게만 시간 줄이라고 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최악의 경우 증인신문에만 1년이 걸릴 수 있다"며 "가급적 핵심 위주로 진행해달라. 재판부도 구별할 줄 안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재판은 재판 절차를 논의하는 데만 1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어지럼증이 있다"며 지난 재판에 불참했던 최순실씨는 이날도 건강 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최씨는 "뼈하고 허리가 안 좋았는데 아직도 그렇다"며 "지금 이가 부어서 씹지도 못하고, 정신과 치료도 같이 받고 있다. 날짜를 바꿀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안 된다고 했다"며 15일 오전 재판에 불출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검사가 "구치소에 확인해봤는데 진료는 21일(수요일)로 변경 가능하다고 했다"고 언급해 예정대로 최씨가 출석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태그:#박창균, #삼성합병, #문형표, #박근혜,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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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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