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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교사가 쓴 책 <바보야! 대한민국 교육은 미쳤어> 모습
 김광호 교사가 쓴 책 <바보야! 대한민국 교육은 미쳤어>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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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만 추구하는 한 사람의 뛰어난 제자를 가르치기보다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많은 제자들을 키워 내는데 열정을 쏟겠습니다"

"바보야! 대한민국 교육은 미쳤어"라는 인문학서적을 출판한 김광호 교사의 이야기다. 김광호교사는 여수에 있는 여양고등학교에서 24년째 국어를 가르친다.

가까이서 오랫동안 그를 지켜본 느낌은 한 마디로 '샌님!'이다. 예의 바르고 항상 고전을 공부하며 비뚤어진 세태를 비판하고 엇나가는 학생들을 바로잡기 위해 고민하는 샌님이다. 샌님이지만 꼬장꼬장하거나 졸장부도 아니다.

세상사가 그렇듯이 교육현장에 오래 근무하다보면 초창기의 열정은 사라지고 세태에 휩쓸려 체념하거나 엇나가는 아이들에 대해 방관하고 눈감아버리는 게 일반적 사례다.

하지만 김교사는 달랐다. 학교가 점수만 따서 명문대학교만 진학하는 학생이 아닌, 돈과 권력만 추구하는 학생이 아닌, 상위 1% 학생만 바라보는 학교현장이 아닌, 나머지 99% 학생들도 돌아보는 교육장으로 변하기를 원한다.

필자가 여양고등학교를 방문해 김교사와 대담을 나누고 있을 때 한 여학생이 찾아와 "선생님, 1점만 올려주세요. 그러면 내신이 달라져요"라며 무릎 꿇고 빌고 있었다. 김교사가 학생 이름을 부르며 채점기준과 올려줄 수 없는 이유를 점잖게 설명해주자 "알겠어요!"라며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가는 걸 보았다.   

김광호 교사 모습
 김광호 교사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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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째 교육현장을 지키며 가슴이 답답해진 그는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 세상과 교육현장을 향해 할 말을 하고 싶었다. 타인과 조화나 배려보다는 나만의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이기주의와 배금주의에 물든 기성세대의 잘못을 그대로 따라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팠다.

역사와 철학 그리고 문학과 대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그는 치유의 방편으로 인문학을 추켜들었다. 삶의 가치가 개인차원을 넘어 대의일 경우에 가장 본질적이고 존재론적인 의미를 가지며 상호간에 큰 울림을 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이 잘못되어 있다며 교육현장에 인문학을 도입했다. 5년 전부터 여수시에서 고전 특강, 명사초청, 문학답사, 역사탐방 등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출간한 책으로는 <바보야! 대한민국 교육은 미쳤어><시크릿 여양인문학><진정한 자아를 성찰하기 위한 교육활동><생각하는 국어> 등이 있다.   

20년 동안 사색하며 모아쓴 글의 집대성 <바보야! 대한민국 교육은 미쳤어>

그는 매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 자신과 대화한다. 어언 30년째다. 그러는 동안 자신만의 생각을 글로 써 내려갔다. 그동안 읽었던 수많은 책과 다양한 강의, 보고 들으면서 느꼈던 여행 등을 토대로 글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을 완성했다.

오마이스쿨에서 만났던 최진기 강사, 조국 교수, 김호기 교수, 강신주 교수 들의 특강은 잠자고 있던 그의 영혼을 깨워줬다. 특히 강독하고 책을 읽으면서 대학교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정신적 희열을 맛보곤 했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글은 교육에 관한 상념들이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사회 등에 관한 내용이다. 학교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한 현상과 진단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며 건강한 사회를 꿈꾸고 있다.

그는 자신의 책이 밝은 세상을 여는 한편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 또한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오롯이 펼칠 수 있는 고민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기성세대가 자신과 사회를 되돌아보는 반성의 장이 되기를 원한다.

김광호교사는 책 곳곳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단순한 진리를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 곳곳에서 아우성치는 좌절의 목소리를 행복의 목소리로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민초들이 사회 곳곳에서 토해내는 절망의 소리를 희망의 소리로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른 일에는 열심이면서도 독서하지 않는 한국인들을 개탄한 김광호교사는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출판기념회에서 제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한 김광호 교사(맨 오른쪽)
 출판기념회에서 제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한 김광호 교사(맨 오른쪽)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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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독서는 필요악일까?  대한민국 국민들은 연평균 330잔의 커피, 120병의 맥주, 90병의 소주를 마시면서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은 현실에 대하여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일 3시간 이상 스마트폰하기, 3시간 이상 TV보기는 가능한데 왜 책은 한 권도 읽지 않는 걸까? 이런 현실에서 과연 우리나라에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김광호교사가 희망을 꿈꾸는 대한민국 후학들에게 꼭 권하는 게 있다. "독서, 강독, 여행을 겸하면서 지식 익힘을 게을리 하지 말라"   

덧붙이는 글 | 전남교육소식지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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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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