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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여수 교동오거리에서 1987년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기리기 위한 기념식 및 표석 제막식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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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군사정권 장기집권 반대, 호헌철폐, 직선제 개헌을 외친 6월 민중항쟁은 세계를 놀라게한 촛불항쟁으로 번져 박근혜를 몰아내고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 이들의 공동된 분모는 바로 '깨어있는 시민들'이었다.

당시 민주주의를 부르짖다 국가폭력과 고문치사로 사망한 박종철·이한열 열사의 죽음은 물대포를 맞아 숨진 백남기 농민의 죽음과 다를 바 없다. 결국 피를 먹고자란다는 민주주의의 주권은 누가 거져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쟁취하는 것이고 싸워서 확보한다는 것을 이명박근혜 정권을 통해 뼛속 깊이 학습했다. 역시는 '진화'만이 아닌 '강한 퇴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민주항쟁 30주년에 모인 그때 그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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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리에 모인 그때 그동지 오른쪽부터 정한수 목사, 임명흠. 김정명 전 목사, 이현종 시민협 대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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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전남 여수 교동오거리에서 1987년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기리기 위한 기념식 및 표석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주철현 시장과 이용주 의원을 비롯 많은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30년 전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주최 측은 6월항쟁 당시의 사진전을 전시하며 참가 시민들에게 햇볕가리개용 모자를 만들어 주어 눈길을 끌었다.

여수YWCA 합창단이 부른 상록수와 작은연못은 분위기를 경건케 했다. 김영 풍물패는 길놀이를 열었다. 여수출신 가수 강현수씨와 함께 참가 시민들은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30년 전으로 되돌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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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영일 상임대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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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영일 상임대표는 "이곳이 30년 전 여수에서 6월항쟁의 진원지였다"면서 "그로부터 30년 후 다시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면서 6월항쟁에 보답하는 것 같아 그때의 동지들이 모여 30년 만에 제막식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행사이유를 밝혔다.

주철현 여수시장은 "30년 전 오늘은 과거 군부독재 정권을 밀어낸 뜻깊은 날로 30년 전 호헌철폐라는 구호가 적폐청산으로 바뀌었다"면서 "6월항쟁과 촛불혁명을 통해 87년 세대와 촛불세대의 관심과 참여가 지역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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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항쟁의 정신을 되새겨 예전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이용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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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의원은 "30년 전 제가 대학교 1학년 시절 선배님을 따라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를 열심히 외쳤다"면서 "당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와 이한열 열사가 사망한 6.10항쟁을 계기로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는 제도상의 개헌이 정권교체를 이룬 단초가 되었다"라며 "민중항쟁의 정신을 되새겨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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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고사에 나선 당시 전 여수중부교회 임명흠 목사는 감격스러워 하며 시위당시 여수의 힘찬 전진에 눈물로 감사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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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여수에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원로들도 무대에 섰다. 회고사에 나선 당시 전 여수중부교회 임명흠 목사는 "6월쟁 때는 별로 앞장서지 못하고 시민들을 뒤따라 다니면서 울기만 했다. 오늘 이런 행사에 초청해 줘서 말할 수 없이 기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80년 5.18의 삼엄한 분위기 속에 거북회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살얼음을 걷는 것처럼 힘들었는데 7년후 6월항쟁 때는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열린공간에서 행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역사는 이렇게 발전하는구나. 이 모든 것은 주권자인 민중이 깨어 선택한 결과라고 생각하면서 시위당시 여수의 힘찬 전진에 눈물로 감사드렸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촛불항쟁과 민중항쟁으로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앞으로 넘어야할 선이 많다"라며 "우린 지도자를 선출한 것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도자라고 생각하면 민중에게 복종만을 강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문 대통령이 가슴을 풀어헤치고 심부름을 잘할 것 같아 대통령으로 뽑았다"라고 직언했다.

'모난돌이 정맞는다' 극복한 여수 6월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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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성 전 YMCA 이사장은 "과거 국가가 국민을 수단과 대상으로 삼아 맘대로 할 수 있는 물건 취급을 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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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대성 전 YMCA 이사장은 "과거 국가가 국민을 수단과 대상으로 삼아 맘대로 할 수 있는 물건 취급을 했다"면서 "이곳은 여순항쟁으로 칠천명이 목숨을 잃는 어마어마한 역사적 경험이 있어 과거 여수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나서지 마라,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말을 귀에 박히게 듣고 살았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당시 여수에서 동력이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고 중부교회 임명흠 목사와 은현교회 김정명 목사 그리고 YMCA와 청년과 노동자 대학생 등 저를 비롯한 많은 청년들이 조직을 만들어 6월 항쟁을 맞아 폭발했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봉산동에 안기부 분소와 연등동에 국군 기무사 분소가 있어 모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습니다. 하지만 교동에 모여 청년회 조직을 만들어 준비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여수에서는 시위를 못할 것으로 생각해 전투경찰이 광주나 순천으로 시위진압을 나갔고 사복경찰만 있었는데 놀랍게도 시민들이 다 같이 결집해 교동5거리를 꽉채워 경찰저지선을 뚫고 대로변을 점거해 진남관 로타리 오르막길 경계 저지선을 뚫었습니다. 오후에는 여수경찰서앞 대로변에서 공화동까지 시민들이 꽉 차서 너무나 감격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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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의 가두행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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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남관 아래 로타리에 새워진 표석에서 가두행진후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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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여수지역 민주화 투쟁기를 살펴보면 ▲ 1980년 여수 YMCA 거북회 조직 ▲ 1982년 여수YWCA 창립 ▲ 1984년 여수상록배움터 ▲ 1986년 여수민주주의 청년연합(민청)설립 ▲ 1987년 여수지역 교역자회 5.18 기념예배, 민주헌법 쟁취 시민궐기대회(3만명), 여수시위 학생. 시민 가두투쟁 1.2차(4만 3천명), 13대 대통령선거 여수지역 공정감시단 활동 ▲ 1988년 여수MBC 방송노조 결성 ▲ 1989년 여수여천지역 건설노동자 대파업 ▲ 1991년 여수여천민주주의 의사회 운동단체 협의회 창립 등 시민사회 활동이 들꽃처럼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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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교동오거리에 세워진 6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 표석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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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표석 제막식이 이어졌다. 제막식은 당시 청년들이 비밀리 활동했던 교동오거리와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뚫은 진남관 로터리 앞에 설치됐다. 여수 유월 민주항쟁 진원지라고 쓰인 표석에는 '1980년 6.23. 오후 5시 이곳 교동5거리에서 전남민주회복국민협의회 여수여천지부와 전남민주주의청년연합회 여수지역위원회 주최로 호헌분쇄 민주화 촉구 범시민 궐기대회가 개최 되었다. 유월항쟁 30년을 기념해 2017.6.10.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라고 쓰였다.

참가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민주주의 만세를 외쳤다. 이후 진남관 앞까지 당시를 재현하는 시가행진을 펼치며 '6월항쟁 만세!'를 목놓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