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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인가?'
'과연 내가 노력한 만큼 평가받고 있는가?'

한국인의 평균 노동시간 하루 11시간. 우리는 일에 이토록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자기 일에 만족하거나, 조직에서 자신의 필요성을 발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며칠 전, 일 잘하기로 소문난 동료 하나가 떠났지만, 조직은 여전히 잘 굴러가고 있다. 외견상 직급은 올라갔고 나름 이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바라보는 내 정체성은 혼란하기만 하다. 과연 이 길이 맞는 길일까?

하던 일을 박차고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 아마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했으리라. 과감히 회사를 박차고 나온 용기 있는 선구자들의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찬란한 성공담은 오늘도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대기업에 다니다 전국을 누비며 커피 트럭을 운영하는가 하면, 10년 치 퇴직금을 쏟아 전 세계 오지 여행을 떠난다. 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지갑을 채우는 '보너스' 대신 삶의 만족과 웃음을 덤으로 받는다.

그러나 이들처럼 실천으로 옮기는 일은 '그림의 떡'이다. 과감히 사표를 내도 상황이 달라진다고 장담하진 못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떠나는 그곳이 그토록 꿈에 그리던 '이상세계'라면 좋으련만, 모두 입을 모아 '요즘 같은 불경기에 뭘 믿고?'라며 거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떠나는 용기가 부럽기는 하지만 당장 여행 자금이나 생계를 어떻게 해결할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사표 하나쯤은 품고 산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내가 실제로 행동에 옮기게 될 줄은 몰랐다. 왜 일하는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도 모르고 밀려드는 일에 치여 10년 넘게 다니다 임원까지 오른 나였다.

회사를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딱히 정해진 건 없었다. 하지만 '뭘 해도 지금만큼 하겠어?'라는 근거도 빈약한 내 경력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일을 준비할 수 있다는 밑도 끝도 없는 당당함부터 앞섰다. 결국, 회사에 사의를 전했다.

사표를 낼 생각을 하면서 내가 항상 스스로 묻고 싶었던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왜 일하는가? 그러고 보니 직장생활 25년을 하면서 왜 일하는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고민도 없이 목표도 없이 살지는 않았나?

왜 일하는지 생각하지 않아도 회사의 틀에 따라 움직이면 그만이었고, 있는 그대로만 유지하고 열심히 하면 알아서 결과물이 나왔고 꼬박꼬박 월급까지 나왔다. 그러니 내가 왜 일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궁리할 필요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그다지 열심히 일하려 하지도 않았다.

일은 나를 키우는 최고의 가치

"왜 일하세요?"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당연한 듯 이렇게 답한다.

"먹고살기 위해서죠."

먹고살기 위해 월급을 받는 것은 일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 일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먹고살기 위해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적성에 맞지 않은 것 같지만,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자조했지 않은가. 하지만 내가 일하는 것은 단지 그 때문일까? 내가 너무나도 원하는 일이라면 말할 나위 없겠지만 내가 일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펴냄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펴냄
ⓒ 서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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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하여, 이 질문에 대한 답변에 대해 고민하는 이라면 <왜 일하는가>를 통해 지금 하는 일의 목적과 방향부터 되돌아볼 것을 권한다. '왜 일하는가?'라는 이 난제에 '살아 있는 일본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렇게 단언한다.

"일은 고역이 아니라 나를 키우는 최고의 가치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어떤 고생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내할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더 많이 해주고 싶어 한다. 그처럼 지금 당신 앞에 놓여있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 이 마음가짐이 그 일의 성공과 인생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능률이 오르고 집중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해 평생 자신의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애석하게도 그런 사람은 1000명 중에 1명이 될까 말까다. 더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회사에 들어갔더라도 본인이 희망하는 부서에 배치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1만 명 중 한 명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1,000명 중 999명, 1만 명 중 9,999명은 불행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해야 하므로 능률이 떨어진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분야에서 출발했지만,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네가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며 자신을 스스로 비하하고 불만스러워한다는 점이다.'(본문 56~57쪽)

혹시 당신도 그런가? 이나모리 가즈오는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고, 배운 것이 없다고 절대로 주저앉지 말라고 강조한다. 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발상과 의욕만 있다면 맡겨진 일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일까. 저자는 "지금 일하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 닦으며,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직내 불연성 인간, 구성원을 불만과 탐욕으로 물들인다

저자는 아무리 힘겨운 일이라도 가족처럼 사랑한다면 뜻밖에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일을 사랑한다면 매일 똑같은 일을 해도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늘 고민하라고 한다. 하루에 하나씩만 더 낫게, 더 잘하게 노력하면 1년만 지나면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강한 집념과 애정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일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그는 이 책 곳곳에서 강조한다.

그러나 결코 변해서도 안 되며, 더 철저하게 지키고 키워나가야 할 것이 있다. 지시한 대로만 끌려다니지 말라고 당부한다. 끌려다녀서는 일을 마무리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분노와 불만은 자신을 옭아매는 근원이라고 강조한다.

'물질은 불에 가까이 대면 타는 가연성 물질, 불에 가까이 대도 타지 않는 불연성 물질, 스스로도 잘 타는 자연성 물질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연성 인간은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야만 행동하고, 불연성 인간은 좀처럼 불타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불씨까지 꺼뜨려 버린다. 이에 반해 자연성 인간은 스스로 행동으로 옮긴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이루어내려면 스스로 활활 타올라야 한다.'(본문 75쪽)

혹시라도 조직에 절대로 타지 않는 불연성 인간형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고 조직을 불만과 탐욕으로 물들일 수 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제시한 '인생과 일 = 능력 X 열의 X 사고방식'이라는 인생 방정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능력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열의와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능력이 뛰어나고 열의가 없다면 전체의 합은 O에 가까워지지만, 불만으로 가득 찬 사고방식이 마이너스(-)일 경우의 전체의 합은 O보다 더 처참한 마이너스 값이기 때문이다.

능력이 60점에 열의가 90점, 사고방식이 90점이라면 인생 방정식의 값은 486,000점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낳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사고방식, 예를 들어 -1점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5,400점, 사고방식이 삐뚤어진 사람이라면 –90점이 곱해져 -486,000점이라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변화의 시대에서 과거의 갇힌 사고에서 벗어나 변신을 시도하는 일은 정말 멋진 일이다. 그러나 "제2의 인생과 꿈을 이뤄냈다"는 성공담 역시 치장과 과장, 그리고 거품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남의 것을 탐하거나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부도덕한 일이 아니라면,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땀 흘린 사람의 땀 냄새를 배신하지 않는다.

 일과 인생을 풍성하게 맺을 수 있는 ‘사고방식’ (본문 205쪽).
 일과 인생을 풍성하게 맺을 수 있는 ‘사고방식’ (본문 205쪽).
ⓒ 서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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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손을 내밀 정도로 자기 일에 무한한 집념과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가는 의지를 가진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간절히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렇게 되고 싶다'고 간절하게 바라면 그 생각이 반드시 그 사람의 행동으로 나타나고, 행동은 생각을 더욱 간절하게 한다고 했다.

결국, 나도 이 책을 읽고, 사표를 던질 생각을 일단 접기로 했다. 일의 의미를 한 번 더 깨닫고, 지금 하는 일에 '무아지경'까지 부딪쳐보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는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은 거다.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가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묻는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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