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악방송 송혜진 사장은 97년에 국악FM방송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었고, 방송국개설 실무에도 참여했었다. 작년 7월에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TV방송국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국악TV방송사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하였으나 작년에 아쉽게도 막바지 예산확보과정에서 좌절당했다.
▲ 국악방송 송혜진 사장 국악방송 송혜진 사장은 97년에 국악FM방송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었고, 방송국개설 실무에도 참여했었다. 작년 7월에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TV방송국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국악TV방송사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하였으나 작년에 아쉽게도 막바지 예산확보과정에서 좌절당했다.
ⓒ 조우성

관련사진보기


"제가 국회 추경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의원님들을 많이 만났어요. 낚시방송도 있고 반려동물을 위한 도그TV도 채널이 2개나 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인 국악TV가 없다고. 국악TV가 필요하다고 설득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어요. 국회 상임위까지 통과했지만 마지막 예결위에서 미끄러졌어요."

국악방송 송혜진 사장은 대학원 시절 KBS의 FM국악프로그램에 방송작가, 리포터, 진행자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는 1997년에 국악FM방송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고, 방송국 개설 실무에도 참여했다. 당시는 IMF정국으로 국가기관도 축소하는 시기였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국악방송 개국을 100대 과제에 넣어 2001년에 국악방송이 출범하게 됐다. 국악방송 개국에 깊은 관여를 했던 송혜진씨는 지난해 7월 사장으로 부임해 다시 국악방송과 인연을 맺게 됐다.

오는 7월 14일 대전국악방송이 지역순으로는 열두 번째로 개국을 한다. 자체제작 시스템을 갖춘 방송국으로는 광주국악방송 다음으로 두 번째다. 지난 5월 23일 대전국악방송 개국을 기념하는 특별좌담회가 끝난 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5월 23일 대전국악방송 개국을 기념하는 특별좌담회가 각계 전문가 5인을 모시고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소강당에서 개최되었다.
▲ 대전국악방송 개국 기념 특별좌담회 5월 23일 대전국악방송 개국을 기념하는 특별좌담회가 각계 전문가 5인을 모시고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소강당에서 개최되었다.
ⓒ 조우성

관련사진보기


- 현재 국악은 궁중음악과 남도에서 나온 음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전·서산 등 충청 지역도 상당한 문화역량을 가진 근거지인데 아직 조명이 되지 않아 아쉬운 면이 많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예술인들을 발굴하는 프로그램 제작이 많아야 한다.
"광주 국악방송국은 올해로 개국 3주년을 맞아서 어느 정도 자체제작방송이 정착됐습니다. 대전에서는 광주의 사례를 잘 참고한다면 지역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잘 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대전 방송국에서 하루에 6시간 자체제작한 방송을 송출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8시간으로 늘어날 겁니다.

8시간 정도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의 참여도 가능하고 그들을 통해서 이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담아낼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동안 지역에서 많은 노력을 해 오신 분들이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질 수 있고, 공연뿐만 아니라 연구나 교육 등 다방면의 활동을 방송에 담아내게 되면 지역 국악인들의 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요즘 문화 트랜드 중의 하나가 지역화다. 대전·충청권만의 특화된 콘텐츠로 방송을 제작해 내보낸다면 청취자들의 주목과 반응이 더 좋을 수 있을 것이다.
"대전 같은 경우는 20세기 초반에 도시를 형성한 곳이라 국악 장르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한국인이 경험했을 새로움에 대한 다양한 문화·예술들이 남아있을 텐데, 대한제국에서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전통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였던 문화와 예술을, 그 시대 한국인의 감성을 책임졌던 노래와 가곡 등을 발굴해 제작할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 대전은 연구소가 많은 과학도시다. 과거와 미래, 전통과 과학이 공존하는 도시다. 과학기술계의 협조를 얻는다면 국악에 어떤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국악이 막연히 좋다가 아니라 이런 음악이 있다면 뇌파가 어떻게 작용을 해서 화가 조금 가라앉고 분노가 평화로 바뀌고 이런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음악과 과학의 연관성을 국악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악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고품질의 새음원을 제작.확보하기 위해 국악방송이 진행하는 음원제작사업에 '논산두레풍장'팀이 참여하여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음원을 녹화하고 있다.
▲ 국악방송 음원시리즈 녹음광경 고품질의 새음원을 제작.확보하기 위해 국악방송이 진행하는 음원제작사업에 '논산두레풍장'팀이 참여하여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음원을 녹화하고 있다.
ⓒ 국악방송

관련사진보기


송혜진 사장은 지난해 7월에 부임한 후 국악계에서 염원하고 있던 TV방송 개국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KBS와 MBC에서 1주일에 1시간 정도 국악방송을 송출하고 있을 뿐 국악 영상은 거의 전무했다. 그녀는 라디오 국악 방송을 개국할 때처럼 국악TV방송사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지난해 아쉽게도 막바지 예산확보과정에서 좌절당했다.

"제가 국회추경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의원님들을 많이 만났어요. 낚시방송도 있고 반려동물을 위한 도그TV도 채널이 2개나 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인 국악TV가 없다고. 국악TV가 필요하다고 설득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어요. 국회 상임위까지 통과했지만 마지막 예결위에서 미끄러졌어요."

현재 국악방송은 서울과 지역방송을 합해서 전체 직원이 57명 정도다. 초창기 어렵게 출발을 해서 직원들 급여 수준이나 복지나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전통문화를 지키고 살린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국악방송국에는 영상제작설비, 중계차, 영상전담 PD 등이 다 있어 지금도 영상제작을 하고 있다. 보이는 라디오와 주요 공연 자료를 녹화해 웹티브이(TV)와  SNS를 이용해 서비스 중이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에 장비와 인원들을 조금만 더 보강하면 방송국개설이 가능한 수준이다.

'내 곁에 우리곁에' 주제로 2016년 국악방송에서 개최한 송년음악회 중에서 '불세출'의 공연 모습
▲ 2016 국악방송 송년음악회 '내 곁에 우리곁에' 주제로 2016년 국악방송에서 개최한 송년음악회 중에서 '불세출'의 공연 모습
ⓒ 국악방송

관련사진보기


"TV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제작 인원이 조금 많아져야 합니다. 제작 인원이 많아지면 그에 따른 장비들이 필요한데, 요즘은 영상장비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그렇게 어마어마한 장비가 없어도 방송을 할 수 있어요. 약간의 예산과 인원만 증원하면 TV방송국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큰 예산이 들지 않습니다.

완전히 셋업이 되서 연간방송을 하게 될 경우, 현재 예산에서 70억 원 내지 80억 원 정도 증액만 된다면 그럴 듯한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저희들은 TV부터 스마트폰까지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입니다."

영상으로 소통하는 게 영향력이 크고 전파속도도 빠르다. 축적된 자료와 역량으로 참신한 영상물을 제작해 TV를 통해 온종일 소개한다면 라디오방송과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성과와 영향력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인 국악을 전문적으로 방송제작하는 TV방송사가 없다는 것은 정말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다. 속히 국악TV가 개국해 국내와 전세계에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와 예술이 소개되고 알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부나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다.


태그:#국악방송, #대전국악방송, #국악TV, #송혜진
댓글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