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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 스페인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17.05.29 14:3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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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스페인'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아마도 정열의 춤이 돋보이는 플라멩고, 약 40도를 웃도는 뜨거운 기후 등의 이미지를 상상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열정을 상징하는 것 중의 하나가 투우이다. 투우의 역사와 전통은 스페인 스포츠의 상징인 만큼 스페인 사람들의 사회에 깊게 뿌리박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성이 있음에도 최근 들어 투우에 대한 찬반 논쟁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동물 애호론자들은 동물을 학살하는 잔인한 문화에 대한 퍼포먼스를 보이며 '투우쟁이'들을 비판한다. 그러한 반발에도 투우는 아직도 여전히 스페인의 문화를 대표하는 스포츠이며, 인기 또한 여전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사람들은 왜 투우에 열광하는 것일까?

황소는 스페인의 역사 그 자체
실제로, 스페인 사람들의 황소에 대한 애정을 살펴보면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 5천년에서 2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구석기시대의 어둠 속에 밀폐되어 있던 천장에 그려진 들소를 보면, 황소는 예로부터 스페인에서 군림하며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스페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황소 숭배 문화를 통해 아메리카 정복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황소 숭배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그리스 신화의 최고의 신 제우스는 황소로 변신하여 페니키아의 공주 에우로페를 유괴하여 크레타 섬으로 데려갔고, 제우스는 에우로페를 크레타 섬의 여왕으로 떠받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 지역은 나중에 에우로페의 이름에서 기원하여 오늘 날의 유럽이 된 것이다. 즉 황소로 변신한 제우스의 신화가 유럽의 창조신화가 된 것이다. 후세에는 스페인 사람들의 황소가 스페인계 아메리카 창조와 다산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의 투우는 그들의 역사를 통해 정서에 깊이 뿌리박힌 문화가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점이 스페인 사람들의 깊은 애정과 투우를 버리지 못하는 오늘날의 현실을 말해준다.

황소는 스페인의 문화요 예술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페인의 예술에서 투우는 마치 그들 영혼의 한 부분이라 할 만큼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투우는 스페인만의 독보적인 표현예술로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뮤즈신인 것이다.  18세기 스페인 화가 고야는 투우를 소재로 '역동하는 소의 모습'을 판화집으로 묶어냈고, 페데리꼬 가르시아 로르까는 '이그나시오 산체스 메히아를 통곡하며'라는 시를 창작해 냈다. 그리고 이 시는 한편의 극적 드라마로 투우 시작에서부터 관중들의 열광,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투우사 이그나시오가 소뿔에 받혀 죽어가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밖에도 오페라 카르멘의 작가 비제, 달리, 피카소, 헤밍웨이에서 오르떼가에 이르기까지 투우는 그들의 예술 창작에 커다란 디딤돌이 되었다. 스페인에서 가장 성공한 작가중의 한명으로 꼽히는 고야의 그림에서도 황소는 스페인 사람들의 삶의 한 모습이 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림이란 그 시대의 모습을 반영한다. 고야의 그림을 통해 그 당대에도 투우가 성행하였고, 그렇게 그들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이 한 모습이 되었다. 또한 그 문화가 오늘날까지 뿌리깊게 전해 내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우는 스페인 사회의 대변자
또한 투우는 스페인 사람들의 강한 감성주의를 나타낸다. 스페인 사람들의 열정은 바로 이 투우장에서 완성된다고 할 수 잇다. 시합장에서 투우사와 황소가 만나는 에술적 순간에 사람들은 모두 같이 "올레"를 외친다.   찔렀을 때의 '올레'라는 이 고함소리는 자기표현의 한 형태일 뿐만 아니라 투우사의 행동과 그의 성과에도 영향을 주는 관중 참여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스페인에서 유명한 투우사 꼬르도베스의 아버지는 어렸을 때 먹을 것을 훔치고 감옥에 갔을 정도로 가난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투우사를 관리하던 라파엘 산체스의 도움으로 투우사 일에 성공하게 되었다. 결국 꼬르도베스의 아버지는 가장 유명한 투우사가 되었고 여전히 스페인 모든 국민의 영웅이 되었다. 이는 우리가 영웅 드라마를 보며 감정 이입을 하는 것처럼 스페인 사람들도 투우사에 감정 이입하며 자신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 뿐만 아니라 투우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투우사는 자신의 활약 정도에 따라 소의 귀 한 개나 두 개, 아니면 소의 꼬리까지 받는 영광을 맛본다. 이것은 최대의 영광을 상징하는 표식이다. 목숨을 내건 자연과의 싸움에서 영광의 표식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사회나 주변의 환경에서부터 승리한 사람들이 포상을 받는 것과 심리가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투우는 스페인 사람들의 개인주의, 감성주의, 민중을 대변한다는 사회적인 요소들이 골고루 들어가 있는 '스페인식 비빔밥'인 것이다. 이 덕분에 다른 나라들보다 유난히 스페인 사람들에게 더욱 각광받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제 까지 투우는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2016년 7월에 투우 경기 도중 투우사가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스페인의 tv중계 화면은 소가 뿔로 투우사인 빅토르 바리오를 공중으로 던진 뒤 떨어지는 바리오의 오른쪽 가슴을 다시금 뿔로 찌르는 모습을 그대로 방송에 전파하였다. 또한 많은 지방에서 의회에 투우 금지 법안을 안건으로 제출하고 있지만, 투우의 인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다. 이러한 인간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우는 많은 스페인 사람들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만큼 아직도 투우는 많은 스페인 사람들의 마음에서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우의 찬반 논쟁은 전세계적으로도 뜨거운 감자이지만,  어떤 법적,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진던 투우는 스페인의 모습을 가진 그들의 삶과 예술과 역사속에 살아 숨쉬고 있는 가장 스페인적인 요소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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