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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친구, 내 동기, 내 선배, 내 후배 그리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을 위해서 우리는 행동하고 나아가야 한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위험의 외주화 반대'와 관련해 7개 법안이 제출되었지만 하나도 통과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는 꼭 지켜질 수 있도록 청년들이 앞서서 소리내야 한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1주기를 맞아, 청년노동자들이 '위험의 외주화 반대' 관련 법 제정을 요구했다.

경남청년유니온(위원장 김지현)은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하청 비정규직 청년 김아무개군의 1주기를 맞아 지난 28일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12시간 행동'을 벌였다. '12시간'은 2교대 근무를 했던 김군의 하루 근무시간이다.

경남청년유니온은 추모메시지를 붙이고 헌화를 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구의역 9-4 스크린도어'를 설치했다. 또 청년들은 혼술남녀 이한빛 PD 자살사건과 구의역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SNS 행동 등 사진전을 열었다.

이날 저녁에 열린 문화제에서는 지역 밴드 '트레바리'가 공연했다. 청년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경남청년유니온은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하청 비정규직 청년 김아무개군의 1주기를 맞아 5월 28일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12시간 행동’을 벌였다.
 경남청년유니온은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하청 비정규직 청년 김아무개군의 1주기를 맞아 5월 28일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12시간 행동’을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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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를 경험한 경남청년민중의꿈 이승백 준비위원장은 "편의점 노동 청년을 살인한 사람을 술에 취한 미친 사람이라 말하고 마쳐 버리면 안 된다"며 "우리는 언제든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 했다.

그는 "불합리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꾸 죽고 있다. 편의점 살인은 사회적 타살이다. 촛불을 통해 정권교체를 해냈지만 촛불의 숙제는 아직 끝내지 못했다"며 "상식적인 세상에서 청년노동자들이 다시는 비정규직으로 노동환경에서 죽어가지 않도록 함께 주장해야 한다"고 했다.

통신회사 실습생을 경험한 정의당 청년당원 정천수씨는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학생들에 대해서 무관심했다"며 "실습생이아니라 저임금 노동자다. 학교는 저임금 노동자 양성소에 불과했다"고 털어놓았다.

강지윤 경남청년유니온 조합원은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소리내며 살아왔던 이한빛 PD에게 현실과 타협해야 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늘 약자를 위해 소리 내던 그에게 막내라는 이유로 계약직 스탭들을 정리해고하며 계약금을 받아내는 일은 고문과도 같았을 것"이라 했다.

이어 "그의 죽음을 기리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싸워온 끝에 결국 회사는 사과했지만 누군가가 죽어야만, 또 그 죽음이 잊혀지지 않도록 치열하게 싸워야만 바뀌는 시늉이라도 하는 세상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며 "누군가 목숨을 바치지 않아도 부조리한 것은 부조리하다고 다함께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열철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학생위원장은 "구의역 참사 이후에도 수많은 청년들이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으로 값싸게 고용되어서는 도사리는 위험 속에서 일하고 있다"며 "지난 19대 국회에서 '위험의 외주화 반대' 법안이 7개나 발의되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지현 위원장은 "우리는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그리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했고 치열하게 일했다. 그러나 우리는 젊다는 이유로 어떤 상황에도 용감해져야 했다"고 했다.

그는 "나의 건강과 나의 노력이 누군가에게 평가받았고 내 몫의 값을 스스로 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서로를 돌아보게 됐다. 구의역을 추모하는 포스트잇 붙인다고 삶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 일을 통해 서로 존재를 확인했고 아픔을 공유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더디지만 삶을 바꾸는 노력에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몇 명의 배달원이 죽음의 질주를 했지만 그 치열한 삶의 현장을 돌아봐줄 사회는 없었다. 그러나 함께 모여 문제제기를 하는 순간 바뀌었다. 그 순간 당연히 제기되어야 했던 문제로 받아들여졌다"며 "이번에 중국집에서 30분제가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다시는 목숨 걸고 일하는 일이 없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경남청년유니온은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하청 비정규직 청년 김아무개군의 1주기를 맞아 5월 28일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12시간 행동’을 벌였다.
 경남청년유니온은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하청 비정규직 청년 김아무개군의 1주기를 맞아 5월 28일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12시간 행동’을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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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구의역 사고, #경남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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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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