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함께 있기 민망할 정도로 수다스런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지적을 당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잠시도 입을 다물고 있지 못합니다. 한 말 또 하고, 뜻도 의미도 없는 잡담을 반복하고 반복합니다.

이런 사람의 수다는 주변 사람을 짜증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 그 사람이 떠들고 있는 수다는 살기 위해서, 숨을 쉬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몸부림일 수도 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의 경우 숨을 토해낼 때 많든 적든 '말하기'를 유발하며, 사람에 따라서는 실제 음성 언어로 그 소리를 드러내기도 한다. 달리 표현하면 이런 경향이 강한 사람은 과장해서 말하건대, 말소리 없이 호흡을 영위할 수 없다. 따라서 잡담을 금지하면 본인이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동안 '혹시 호흡 곤란이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생명과 리듬> 119쪽

인간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생명과 리듬>

<생명과 리듬> / 지은이 미키 시게오 / 옮긴이 황소연 / 펴낸곳 바다출판사 / 2017년 4월 28일 / 값 15,000원
 <생명과 리듬> / 지은이 미키 시게오 / 옮긴이 황소연 / 펴낸곳 바다출판사 / 2017년 4월 28일 / 값 15,000원
ⓒ 바다출판사

관련사진보기

<생명과 리듬>(지은이 미키 시게오, 옮긴이 황소연, 펴낸곳 바다출판사)은 생명에 대해 지금껏 널리 알려진 내용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살피고,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는 내용입니다.

인간의 생명은 남녀의 만남, 수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수정 후 32일째에는 불과 7밀리 정도의 크기였던 수정체가 6일 후인 38째는 15밀리 정도로 두 배의 크기로 성장합니다.

생명의 출발점이 되는 태아의 세계는 신비롭습니다. 무에서 유, 사람의 형체를 갖추어 나가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어류에서 양서류, 파충류 형태로 변모해가는 과정은 신비로움 그 자체입니다.
 
책에서는 너무도 무심히 생각하기 쉬운 '생명'을 "생명이란 죽음에 맞서는 기능의 총체를 말한다(La vie est l'ensemble des fonctions qui résistent á la mort)"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명에 대해 설명합니다.

책에서는 생명의 기원에서부터 탄생,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신체적 반응과 구조 등은 물론 생명과 얽혀있는 신체적 반응이나 생활리듬 등을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팔다리 근육은 조금만 움직이면 피로해집니다. 피로해지면 쉽니다. 하지만 심장근육이나 호흡근육은 피로를 느끼지도 않습니다. 설사 심장근육이나 호흡근육이 피로해 진다고 해도 이 근육들은 쉴 수가 없습니다. 이 근육이 쉬면 사람은 죽습니다.

팔다리 근육이 쉬 피로해지는 반면 심장근육이나 호흡근육이 멈출 때까지 피로해지지 않는 건 왜일까요? 팔다리 근육은 동물성 근육이고, 심장근육은 식물성 근육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류도 겨울잠 을잔다?

겨울잠은 개구리와 뱀, 곰이나 자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인간도 겨울잠 형태의 신체적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곰이나 개구리처럼 꼭 겨울철에 자는 건 아니지만 춘곤증이나 계절에 따른 체질적 침체기 형태로 신체적 휴식과 활동을 거듭한다고 합니다.

미키: 이번 기회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좀 기이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동면하는 경우도 있는 듯합니다. 앞서 소개한 소변 검사 결과에 따르면, 동면할 때는 수면과 각성의 그래프 파형이 기복 없이 평평해집니다. - 162쪽.
 
성장발달에도 리듬이 있다고 합니다. 리듬은 성장단계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라 평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맞추고 갖추어야 할 건강 요소라 생각됩니다. 한여름, 바다에서 서핑보드를 멋지게 타는 사람들을 보면 백이면 백 모두 파도와 리듬을 잘 맞춥니다. 파도와 엇박자가 되면 영락없이 물에 고꾸라집니다.

사람의 건강, 성장발달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생리적 리듬, 유아기 때는 유아기 리듬에 맞추고 성인 때는 성인 리듬에 맞춰 생활한다면 학습 부진아가 될 이유도 없고, 컨디션 난조로 피곤에 절어 사는 피곤한 삶과도 맞닥뜨리지 않을 것입니다.

해부학과 생물학은 물론 괴테와 아리스토텔레스가 사고한 철학까지를 배경으로 해 더듬어 가는 생명의 역사는, 한 생명을 품어내는 탯줄만큼이나 오묘한 흥미를 유발시키고,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탯줄만큼이나 질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덧붙이는 글 | <생명과 리듬> / 지은이 미키 시게오 / 옮긴이 황소연 / 펴낸곳 바다출판사 / 2017년 4월 28일 / 값 15,000원



생명과 리듬 - 자연철학으로 본 생명의 기원

미키 시게오 지음, 황소연 옮김, 바다출판사(2017)


태그:#생명과 리듬, #황소연, #바다출판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