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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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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의 소득 기반을 높이는 것도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장기적으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말이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아래 금통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가계 빚 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소득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라고 답했다.

이는 현 정부의 가계부채 해법을 두고 통화당국 수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주장하면서, 가계 부채를 총량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해왔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증가보다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소득증가율 이내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또 가계부채 현황에 대해, 그는 "가계대출은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그 증가 규모가 다소 줄어드는 움직임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과 4월 금통위에서 이 총재는 "비은행 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그 스스로 현재의 가계 빚 상황을 다소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 증가세 줄어들어"... 경기회복·물가안정에 초점

이 때문인지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연 1.25%)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가계부채보다는 대내외 경기 상황과 물가 수준을 더 주요하게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가 확대됐으며 국제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나타냈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경우 1분기 성장률이 일시 낮아졌으나 고용상황과 경제심리가 꾸준히 개선되는 등 양호한 흐름이 지속됐다"라며 "중국은 1분기 중 6.9%의 견조한 성장률을 나타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국내 실물 경제도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여전히 미흡하지만 수출이 뚜렷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설비 및 건설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선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그는 "농산물과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4월 중 상승률이 1.9%로 낮아졌다"라며 "기조적인 물가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율도 1%대 중반으로 소폭 하락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 내외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국내 기준금리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여러 경기지표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보니 경기회복세가 지난 달에 예상보다 좀 더 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현재 여러 가지 경제여건을 고려했을 때 현 금리 수준도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 맞춰 한은 목표 수정할까

새 정부 출범에 따라 한은에도 색다른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였다. 한국은행의 운영 목표가 일부 수정될지 여부를 묻는 질문이 먼저 나왔다. '미국 연준처럼 고용지표가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하나의 축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 총재는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그런 논의가 제기된 것으로 아는데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행은 물가안정, 금융안정 두 축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한은도 이에 발맞춰 이전에 없던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한은 내부의 고용 환경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원 경찰 등 간접고용 인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그 동안 가급적 정규직 채용을 늘리려고 노력해왔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정부의 고용 관련 정책방향, 한은의 중장기적 인력 수급계획 등을 고려해 비정규직 감축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성과연봉제와 관련해서는 다소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조직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성과중심 급여체계로의 개편의 필요성은 있다"라며 "예산 상황이라든가 정부의 정책방향을 고려해 한국은행 직무 특성에 적합한 급여체계를 확립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한국은행, #기준금리, #금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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