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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4대강사업에 반대해온 전문가들이 보 수문 개방에 앞서 몇 가지 선결 과제를 제시했다. 이는 국토부와 환경부의 4대강 추진 공무원에 대한 인사 조치와 함께, 대통령 직속의 '위원회' 구성, 거기다가 농업용수 관련 양수시설에 대한 조사 등이다.

문재인정부는 녹조 발생 우려가 높은 4대강 보 상시 개방 착수를 지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낙동강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달성보, 고령보와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의 수문을 6월 1일부터 상시 개방하도록 했다.

정부는 취수와 농업용수 이용을 고려하고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까지 수문을 개방하도록 했고, 나머지 10개 보는 생태계 상황과 수자원 확보, 보 안전성 등을 검토해 개방 수준과 방법을 단계별로 확정하기로 했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보 수문 개방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녕함안보 등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관계자는 "아직 국토부에서 계획이 내려오지 않았고, 수문 개방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먼저 계획이 내려와야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본부 지침은 아직 없고, 환경부에서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은 올해 들어 아직 녹조가 출현하지 않았고, 지난 22일 조사 분석 결과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원욱 국회의원과 대한하천학회는 26~27일 사이 4대강 현장조사에 나섰다. 잠수사들이 첫째날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 바로 아래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보트를 타고 들어가자 박 교수가 격려하고 있다.
 이원욱 국회의원과 대한하천학회는 26~27일 사이 4대강 현장조사에 나섰다. 잠수사들이 첫째날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 바로 아래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보트를 타고 들어가자 박 교수가 격려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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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농업용수 공급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

이명박정부가 4대강사업을 추진할 때부터 반대해온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와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보 수문 개방은 하면 된다"고 하서면도 몇 가지 선결해야 할 조치들을 제시했다.

박재현 교수는 "수문 개방 반대측에서 농업용수 공급 문제가 생긴다고 하는데,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4대강사업을 하기 전이나 하는 동안에도 농업용수 공급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청와대는 원론 수준의 방향을 제시했고,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위를 낮출 것인지는 해당 부처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라 했다.

그는 "국토부와 환경부가 가이드 라인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그런 차원에서 민관협의회라든지, 조사단 내지 특별위원회 같은 기구를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라 했다.

창녕함안보를 비롯한 16개 보는 관리수위, 어도(물고기 이동 통로)수위, 양수수위, 지하수제한수위, 하한수위가 있다. 창녕함안보의 관리수위는 5m다. 각 보는 막혀 있는 '고정보'와 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가동보'로 구성되어 있다.

박재현 교수는 "창녕함암보의 수위를 관리수위에서 0.8m 정도 낮추고, 6개 보의 평균 수위를 2.3m 낮춘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수위를 낮추어서는 효과가 없다"며 "낙동강은 평균 3m 정도는 낮추어야 할 것"이라 했다.

그는 "보 수문을 열면 유속이 어느 정도 빨라질 것이고, 녹조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유속이 있으면 물이 지체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녹조가 줄어들 것"이라 했다.

박재현 교수는 "어제(23일) 창녕함안보에 가봤는데, 물이 고정보에서 찰랑찰랑 넘치더라"고 했다. 그는 "하천학회 등 학계에서 수위와 녹조 발생 관계를 공학적으로 계산해 제시해야 할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그는 "4대강에 설치되어 있는 양수시설의 개수와 위치, 규모 등에 대해 공개된 자료가 없다. 해당 부처에서 자료를 만들어 놓았을 것이다. 자료부터 공개해서 수문 개방에 따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 했다.

박창근 "보 수문 개방 시 안전성 문제"

박창근 교수는 "해당 부처에서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전에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조사위원회 같은 기구로는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고, 대통령 직속 기구를 만들어야 제대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 제시했다.

그는 "4대강사업을 추진해온 공무원들은 자료 등을 숨기기에 급급할 수도 있다"며 "인적 쇄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보 상류에 오염토가 퇴적되어 있는데, 수문 개방으로 어느 정도 없어질 것이다"며 "이전에도 간혹 수중 촬영을 해봤지만 전체 다 해보지는 못했다. 그동안 해당 부처에서 했다면 관련 자료부터 공개해야 할 것"이라 했다.

보 안전성 문제도 제기했다. 박창근 교수는 "가동보로 물을 빼게 된다. 유속이 빨라지게 되면 보 하류에 세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세굴 현상이 진행되면 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수문 개방시 보 안전성 평가부터 들어가야 할 것"이라 했다.


태그:#4대강사업, #박창근,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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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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