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가 전국 최초로 관내 거주하는 모든 중1 학생에게 연 10만원 상당의 포인트 적립카드를 지급하기로 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만13세 청소년을 포함해 성북구 전체 대상인원은 3900여명에 달한다.
김영배 구청장은 2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과도한 입시경쟁에 내몰린 채 끼를 발산하고 꿈을 찾을 기회를 박탈당한 우리 아동·청소년에게 스스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며 "자유학기제가 적용되는 중1 학생들을 우선 지급대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카드의 이름은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 연간 10만원(상·하반기 각각 5만원씩)이 적립된다.
성북구 관내 서점, 극장, 박물관, 학원 및 교습소 등 문화·예술·체육활동 및 진로체험이 가능한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성북구내 극장이 2곳뿐인 점을 감안해 극장은 전국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도록 했다.
체험과 진로탐색 기회 제공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노래방과 PC방은 제외되며, 서적 가운데 참고서 등 교과 관련 책도 구매대상에서 제외된다.
성북구는 향후 관외라도 프로스포츠 관람시설 및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과 같은 대형 공공 문화시설 등 카드의 취지에 맞는 곳이라면 적극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구는 이를 위해 약 4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며 지난 18일 사업시행을 위한 조례를 공포했다.
지급대상과 금액에 대해 보건복지부와의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여곡절 끝에 합의가 돼 오는 6월 12일부터 대상 아동·청소년이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카드 신청과 발급은 거주지 동 주민센터에서 가능하다.
김 구청장은 "당초 계획보다 지급대상이나 금액 등이 축소돼 안타깝지만 일단 시행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동행카드 사업이 지방정부 차원을 넘어 전국적 사업으로 시행할 것을 새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