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년 차 아이돌 세븐틴. 이 팀의 별명은 곡과 안무를 직접 만든다고 해서 '자체 제작돌'이다. 13명의 멤버들이 음악과 안무에 대한 의견을 내고 그것을 스스로 조율하고 최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들의 자발성(?)과 노력은 가장 먼저 무대를 통해 드러났고, 다음으로는 말을 통해 드러났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세븐틴 네 번째 미니앨범 < Al1 > 쇼케이스 현장을 전한다.

고민의 힘

세븐틴, 슬픔을 겪는 소년들의 성장 보이그룹 세븐틴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4집 'Al1' 쇼케이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는 살면서 처음으로 느낀 깊은 슬픔의 순간에 대한 노래로, 멤버들의 슬픔과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현대무용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로 표현하고 있다.

세븐틴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4집 < Al1 > 쇼케이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사실 노력하지 않는 아이돌을 찾긴 힘들다. 쇼케이스 현장을 다니면서 느끼는 건 모두 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거다. 그 노력을 분류하는 건 건방진 일이겠지만, 세븐틴의 노력은 '자발성'이란 덕목 덕에 한 끗 차이를 보이는 듯했다. 무대도 무대지만, 노래와 안무에 대한 생각을 말할 때 더욱 도드라졌다. '만드는 과정'에서 겪은 크거나 작은 고민, 특히 스스로 고민한 흔적들이 역력히 묻어났다. 질의응답 분위기는 고로, 진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세븐틴은 네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인 '울고 싶지 않아'와 수록곡 'Crazy in Love'의 무대를 선보였다. 13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따로, 또 같이 선보이는 칼군무가 인상적이었다. 먼저 '울고 싶지 않아'라는 소년이 처음으로 슬픔이란 감정과 맞닥뜨리고 그것을 이겨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마음을 담았다. 세븐틴이 처음 시도하는 EDM 장르다. 'Crazy in Love'는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낯섦을 느끼면서도 그 사람에게 모든 걸 던져보고 싶은 뜨거운 마음을 이야기한다.

"데뷔 앨범부터 앨범을 작업하는 것에 있어서 정말 진중하게 임해왔다. 이번 앨범도 저희 스스로 깊게 생각을 하며 만들었고 더 좋은 앨범을 만들고 있단 걸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멤버들끼리 더 많은 의견을 제시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안을 찾을지 회의도 많이 했다." (우지)

곡 작업을 이끄는 우지는 '울고 싶지 않아'에서 처음으로 EDM 장르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말에도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청량한 소년들이 느끼는 슬픔이란 감정을 어떻게 곡에 녹여낼까 멤버들끼리 많이 이야기했다"라며, "멜로디나 이런 것들이 많은 것보다 단순하게 끌고 가는 EDM 장르가 오히려 슬픈 감정을 잘 표현해줄 것 같아서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저희 세븐틴이 지금까지 사랑의 감정을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소년의 슬픈 감정선을 담았다. 새로운 모습이라 전보다 부담감이 조금 더 많아진 것 같다." (에이쿱스)

노력의 디테일

세븐틴, 자체제작 아이돌의 군무 보이그룹 세븐틴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4집 'Al1'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와 'Crazy in Love'를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는 살면서 처음으로 느낀 깊은 슬픔의 순간에 대한 노래로, 멤버들의 슬픔과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현대무용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로 표현하고 있다.

세븐틴 ⓒ 이정민


세븐틴, 슬픔과 성장하는 소년들 보이그룹 세븐틴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4집 'Al1'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와 'Crazy in Love'를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는 살면서 처음으로 느낀 깊은 슬픔의 순간에 대한 노래로, 멤버들의 슬픔과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현대무용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로 표현하고 있다.

세븐틴 ⓒ 이정민


안무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봤다. 팀에서 안무를 맡아 이끄는 호시는 안무팀과 멤버들이 함께 춤을 창작하면서 고민한 것들을 이야기했다.

"소년의 청량한 슬픔과 복잡한 마음을 '동선'으로 풀어보려고 했다. 다양한 동선을 포인트로 봐 달라. 이번 안무에선 현대무용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 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영감을 받으려 했는데 예를 들면 연습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만난 가로등에서도 영감을 얻었다. 기존 안무들이 파워풀했다면, 이번 '울고 싶지 않아' 안무는 선을 강조하려 했다. 매번 작품을 만들 때마다 고민을 통해 아티스트로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 (호시)

영감을 주는 뮤지션을 묻는 말에는 우지가 답했다. 그는 "평상시 음악을 정말 많이 듣고 수많은 뮤지션으로부터 영감을 받는다"라면서 "메신저 단체방에 국내외 신곡들을 수시로 올려 들어보라고 서로 권한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까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라고도 덧붙였다.

호시는 안무를 담당하는 만큼 "저희가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미국에 갔다가 라스베이거스에도 다녀왔는데 거기서 '오쇼'를 봤다"라며 "쇼를 보면서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콘서트 할 때 쓸 만한 다양한 안무 아이디어가 생겼다"라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평상시의 고민과 대화, 영감을 찾으려는 자세가 눈에 띄었는데 특히 도겸의 말에서 엿본 노력의 '디테일'이 인상 깊었다.

"이번 '울고 싶지 않아'를 준비하면서 13명의 감정선을 맞추기 위해 슬픈 영화를 같이 찾아보며 그런 연습을 했다." (도겸)

대화의 중요성

세븐틴, 자체제작 아이돌의 군무 보이그룹 세븐틴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4집 'Al1'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와 'Crazy in Love'를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는 살면서 처음으로 느낀 깊은 슬픔의 순간에 대한 노래로, 멤버들의 슬픔과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현대무용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로 표현하고 있다.

세븐틴 ⓒ 이정민


세븐틴은 이번 앨범의 목표를 묻는 말에 "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답했다. 데뷔 2년 차임에도 탄탄한 인기를 얻은 이유를 묻는 말에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연습실이 비결"이라고 역시나 명확하게 대답했다. 팀워크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승관이 대답했는데 꽤 인상 깊은 답이었다.

"팀워크에는 대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대화를 안 하는 순간 멤버들 간의 시너지는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한 번씩,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따로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승관)

13명의 멤버들이 자체제작 수준으로 곡과 안무를 만들면서 의견충돌은 없을까. 있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해나갈까. 이 역시 답은 '대화'와 연결됐다. 이들은 "무엇을 먹을지, 청소를 누가 할지 등에 대해선 의견충돌이 있지만, 오히려 저희는 곡 작업할 때나 무대를 준비할 때 의견 나누면서는 트러블이 적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별로인 건 아니라고 말하고, 그걸 수긍하고, 다른 아이디어를 내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편하다"라며 "편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다"라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세븐틴, 자체제작 아이돌의 군무 보이그룹 세븐틴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4집 'Al1'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와 'Crazy in Love'를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울고 싶지 않아'는 살면서 처음으로 느낀 깊은 슬픔의 순간에 대한 노래로, 멤버들의 슬픔과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현대무용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로 표현하고 있다.

세븐틴 ⓒ 이정민



세븐틴 울고싶지않아 승관 우지 에이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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