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렇게 알아왔습니다. 건강한 영양식은 탄수화물과 지방과 단백질의 비율이 6：2：2로 말입니다. 그래서 아침에는 꼭 밥을 먹어야 하고, 산모도 밥을 먹어야 태아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말이죠. 그만큼 엄마 배속부터 포도당을 성장 엔진을 삼아왔다는 뜻입니다.
"케톤체(Ketone body)란 지방산 또는 아미노산의 대사 산물로, 아세톤, 아세토아세트산, 베타히드록시부티르산을 총칭한다. 케톤체는 지방산이 분해될 때 간에서 만들어져 혈액으로 흘러간다. 이 중 베타히드록시부티르산은 케톤기가 없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케톤체가 아니지만 의학과 생리학 분야에서 케톤체로 분류해 오고 있다. 케톤체는 심장, 골격근, 신장 등 다양한 장기의 일상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고 있다."(76쪽)
임신성 당뇨병 치료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무네타 테츠오의 <지방의 진실 케톤의 발견>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인간에게 '포도당'과 '케톤'이라는 두 종류의 성장 엔진이 있는데, 그 후자에 관한 설명입니다.
산부인과 의사인 그는 태아나 신생아가 포도당을 성장엔진으로 삼는 것 같지만 고농도의 케톤체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래서 중증 당뇨병 환자가 임신한 경우,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아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포도당을 쓰는 대사에서 케톤체를 사용하는 대사로 전환하면 임산부와 아기 모두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만큼 당분을 제한하고 혈당을 관리하면 쉽고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임신성 당뇨병은 인슐린은 분비되고 있는데도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혈당치가 오르는 병이다. 따라서 인슐린을 맞아도 컨트롤되지 않는다. 인슐린을 대량으로 사용해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애당초 혈당치를 높이는 당질을 먹지 않으면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66쪽)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케톤식 음식의 비밀은 뭘까? 밥, 빵, 면과 같은 탄수화물을 줄이고, 대신에 고지방을 섭취하라는 것을 일컫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고지방저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게 케톤식 식사법이죠. 그래서 임신 중에는 쌀밥은 될 수 있는 한 줄이고, 설탕이 첨가된 식품들도 삼가는 게 좋다고 하죠.
이 책에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던 '쿠라카타 씨'의 예를 들어 설명해주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에게 인슐린을 쓰지 않고도 당질을 제한하면서 안전하게 출산하도록 한 요인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고 말하죠. 초밥이나 아이스크림 그리고 볶음밥 등을 먹을 때와는 달리, 베이컨이나 치즈 그리고 달걀과 해산물을 먹을 때 혈당이 급속하게 내려갔다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암세포도 케톤체 생활을 통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 암세포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포도당이라고 하죠. 그런데 그걸 차단해 주는 케톤체 식생활, 다시 말해 당질 과다의 반대쪽에 서는 식생활을 하면 암은 물론 당뇨와 아토피와 치매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암세포의 성질을 이용해 당분을 줄이고 중쇄지방산 트리글리세라이드를 충분히 섭취하는 '중쇄지방 케톤식'이 실시되고 있다. 포도당을 주지 않고 암세포의 병량 창고를 공격하는 것이다. 케톤식을 통해 말기 암이 치료된 사례가 이미 있어 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이는 지금 사용되고 있는 많은 항암제와 비교하면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221쪽)아무쪼록 인간의 모든 몸의 에너지원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요소, 또 인간의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절대적인 에너지원인 케톤체를 더 많이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밥과 빵과 면만 줄여도 충분하겠죠. "쌀이 목구멍 안쪽을 지나면 설탕과 같다"는 그의 주장을 깊이 새기면서 '고지방저탄수화물 케톤식'을 생활화했으면 합니다. 물론 그 식사법도 이 책에 나와 있으니, 곁에 두고 잘 활용하면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