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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이낙연 총리 후보자, 청문회 준비 위해 사무실 출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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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오는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후보자가 이전 총리 후보자들에 비해서 도덕적 흠결이 없는 데다 국회의원 4선과 전남도지사를 지내며 국정상황 전반과 행정에 대한 이해가 깊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책임총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책임총리 구현을 약속했었다. 일상적인 국정운영은 책임총리와 내각이 담당하고, 총리와 장관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소위 '연대책임제'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정권에서처럼 구색맞추기용 '호남 출신 대독 총리'가 아닌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책임총리로 이 후보자를 지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후보자는 풍부한 정치, 행정 경험을 갖춘 통합과 화합의 적임자"라면서 "호남 인재 발탁을 통한 균형 인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지켜보는 호남의 기대는 남다르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수차례에 걸쳐 "호남에 대한 인사차별이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라면서 "호남 인재와 호남의 미래 정치세력을 육성하고, 민주당의 호남 출신 젊은 지도자들이 줄줄이 대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키우겠다"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김대중-정동영 이후 호남을 대표하는 대권 주자는 없었다. 이 때문에 호남 정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하자 "대통령이 이낙연 후보자를 차기 대권 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키우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그만큼 호남을 대표할만한 정치인을 기다리는 마음이 컸다는 얘기다.  

"이낙연, '호남발 전국 정치' 도전하는 데 손색 없다"

이정우 더좋은자치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낙연 후보자는 고위 관료 출신도 아니고 동교동을 등에 업지도 않았다, 노무현이나 문재인의 이름에 자신을 포개지도 않았다"라면서 "호남 엘리트는 많지만, 이런 경력을 지닌 이는 드물다"라고 평했다.

이 실장은 "호남의 가난한 집안 출신 엘리트들 거개는 관료의 길을 걸었는데 이 후보자는 특이하게도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언론인-정치인-광역단체장의 길을 개척했다"라면서 "총리 역할을 잘 수행한 이후 '호남발 전국 정치'에 도전하는 데 손색이 없는 인물"이라고 기대했다.

이낙연 후보자가 전남도지사 시절 강력하게 추진했던 사업 가운데 하나가 '가고 싶은 섬' 사업이었다. 섬을 토건사업 대상이나 관광지 정도로 취급했던 역대 도지사와는 달리 그는 섬을 사람들이 놀러 가고 싶어하는 곳,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 경남 통영 동피랑과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이끈 윤미숙 전문위원을 삼고초려해 전문위원으로 영입한 일은 유명하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전남지사 시절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가고 싶은 섬' 사업. 이 후보자가 총리로 지명되면서 참석해 축하해주진 못했지만 전남 고흥 연홍도 주민들은 이 후보자의 이름이 새겨진 돌 비석을 그대로 세웠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전남지사 시절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가고 싶은 섬' 사업. 이 후보자가 총리로 지명되면서 참석해 축하해주진 못했지만 전남 고흥 연홍도 주민들은 이 후보자의 이름이 새겨진 돌 비석을 그대로 세웠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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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 후보자를 만나게 된 전남 고흥군 연홍도 주민 선호남씨. 선씨는 "도청이나 행사장에서 지사님을 만나면 '그 먼 섬에서 여기까지 오셨냐'며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던 모습이 선하다"라면서 "총리가 되시면 업무야 워낙 꼼꼼하신 분이니 업무 그대로 잘 진행하실 것 같고, 지금처럼 따뜻한 마음 그대로 보여주시면 국민들이 많이 좋아할 것"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강봉룡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장은 "이낙연 총리 후보자는 그동안의 과정을 볼 때 성공한 총리, 국가와 지역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한 총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총리 후보자는 가고 싶은 섬 사업을 적극 추진할 만큼 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분"이라면서 "이제는 가고 싶은 섬이란 미시적 관점과 함께 우리나라 육지영토의 3배에 달하는 해양영토를 생활영토로 만드는 거시적 작업을 체계적이고 본격적으로 진행해주시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전남도의회 우승희(더불어민주당·영암1) 의원은 "이 총리 후보자는 꾸밈이 없이 다 아우르고, 현장을 중시한 도지사였다"라면서 "서민의 애환이나 어려움을 그냥 듣고 끝내는 게 아니라 도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했고, 하다못해 축사에도 그런 현장의 아픔을 녹여내려 애썼다"라고 돌아봤다. 우 의원은 "총리 후보자가 촛불민심에서 나타난 국민이 바라고 바라던 나라의 초석을 깔고 새판을 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서 민주정부 3기를 성공시키는 주춧돌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신안군의 한 공무원은 "지역 실정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분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돼 군민들이 많이 좋아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도지사를 하고 있다가 중도에 발탁된 케이스라 도민들 반발이 있을 수 있는데 그보다는 환영하고 기대하는 게 크다"라면서 "전남뿐만이 아니라 모든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국정을 조화롭게 이끌어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기대했다.

그 어느 때보다 호남인들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그가 책임총리로서 제 역할을 다하며 '호남발 전국 정치'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그:#이낙연, #문재인, #국무총리, #호남,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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