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봉하마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에서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노 대통령님이 그립고 보고 싶지만,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라며 이같이 다짐했다.

현직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매년 추도식에 빠짐없이 참석해온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19대 대통령 자격으로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대통령 자격으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문 대통령은 추도식 인사말을 통해 "대선 때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노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 숨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며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약속 지킨 문 대통령 "노 대통령의 꿈 다시 시작"

문 대통령은 "요즘 국민들의 과분한 칭찬과 사랑을 받고 있다"라며 "제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가 아니라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노력, 정상적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특별한 일처럼 됐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정상을 위한 노력이 특별한 일이 될 만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심각하게 비정상이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문 대통령은 "노 대통령님의 꿈도 다르지 않았지만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라며 "하지만 이제 그 꿈이 다시 시작됐다. 노무현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꿈을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라며 "노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라고 호소했다.

또한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는 것"이라며 "개혁도 저 문재인의 신념 또는 옳은 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가겠다"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국민이 앞서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면서 설득하겠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못 다한 일은 다음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