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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만의 소박한 노래를 다시 부르기 시작했을 때 모든 것들이 예전처럼 되살아나는 듯했다.' - 프리모 레비 '기억의 고통' 중에서
기억은 때론 고통이지만 그 터널을 통과해야 비로소 진실을 만날 수 있기도 합니다. '416단원고약전'은 진실로 가는 통로여야 해요. 그 길 위를 걷다 보면 우리 아이들이 이루고 싶던 많은 꿈들이 있네요. 누군가는 학자를 꿈꿨고 누군가는 요리사가 되고 싶었고 누군가는 카페의 주인이 되고 싶었다는군요. 세월호에서 반짝이는 아이들의 꿈을 따라가 봅니다.

어른이 되었다면 자신의 꿈을 한껏 펼칠 수 있었던 아까운 아이들. 그들에게 우리가 해줄 일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 아이들은 세월호에서 별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었다면 자신의 꿈을 한껏 펼칠 수 있었던 아까운 아이들. 그들에게 우리가 해줄 일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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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네일아티스트를 꿈꾼 슈가젤리 연화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 노래하고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태극분식의 잔치국수 국물맛을 좋아했던 연화(2학년 1반 이연화)는 윤도현밴드의 '나는 나비'를 시원시원하게 잘 불렀다고 해요.

오빠가 안산에서 꽤 알려진 청소년 댄서인 덕에 그 방면으로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던 연화는 친구인 진의와 함께 댄스동아리 '트렌디'에서도 활동했답니다. 올림픽기념관에서 축제연습 하는 날이면 무거운 스피커도 번쩍 들고 다녔다는 연화는 팔과 다리가 유난히 가늘고 목선이 고와서 무대에 서면 참 예뻤다고 해요. 하지만 연화의 꿈은 댄서가 아닌 '네일아티스트'.

연화가 제일 좋아하는 네일에나멜은 '슈가젤리' 달콤하고 상큼한 느낌이 연화의 마음을 닮은 듯 해요.
▲ 연화의 꿈은 네일아티스트 연화가 제일 좋아하는 네일에나멜은 '슈가젤리' 달콤하고 상큼한 느낌이 연화의 마음을 닮은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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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길고 희고 고왔던 연화는 손톱 가꾸는 것을 좋아했답니다. 네일 에나멜과 네일 아트를 꼬박꼬박 모으고 인터넷 동영상을 보면서 새로운 패턴도 연습했다지요. 핑크와 보라, 검정, 파랑 갖가지 색을 조합해서 작은 손톱 안에 그려 넣는 일을 무척 즐거워했답니다.

엄마는 공부보다는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은 연화가 걱정이 됐지만 담임인 유니나 선생님은 '네일아티스트는 아주 전망이 좋은 직업이고 연화도 소질이 있다'며 엄마를 안심시켜 주셨다고 합니다. 드라마 <주군의 태양>을 보고서는 주인공인 소지섭씨에게 홀딱 반해버려서 친구들 사이에서는 '소지섭 부인'으로 불리던 연화. 연화가 좋아하는 네일 에나멜은 '슈가젤리'. 연화는 지금도 별처럼 반짝이는 슈가젤리를 친구들에게 발라줄 거예요.

단원고 2학년 2반 강수정. 수정이는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예쁜 아이였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레스를 만들 준비가 되어 있었던 수정이는 디자이너 대신 별이 되었습니다.
▲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를 꿈꾼 수정이 단원고 2학년 2반 강수정. 수정이는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예쁜 아이였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레스를 만들 준비가 되어 있었던 수정이는 디자이너 대신 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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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수정이

바쁜 엄마와 아빠, 고3인 언니와 동생을 대신해 집안일을 거든 지 꽤 오래된 수정이(2학년 2반 강수정)는 세탁기를 돌리고 쌀을 씻어 놓고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고 해요. 평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지요. 상냥하고 싹싹한 수정이는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답니다.

그래서 수정이를 눈여겨본 치킨집에서 스카우트를 했다고 하네요. 열심히 탁자를 닦고 주문을 받으며 무가 떨어진 곳이 있으면 재빨리 갖다 주는 센스까지, 남달랐던 수정이가 열심히 일한 것은 바로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수정이는 결혼하는 사촌언니의 웨딩드레스를 골라주며 우아하고 매력적인 드레스를 입은 언니 모습에 반했답니다. 그리고는 '저렇게 멋진 드레스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꿈을 꿨답니다. 댄스동아리에서 안무를 하고 춤도 췄지만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웨딩드레스 만드는 일이었던 겁니다. 수정이는 그림을 잘 그렸지만, 석고상을 놓고 매번 같은 모습을 그리는 건 싫어했다고 해요. 그래서 재능을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맞춘 거지요.

수학여행 가기 바로 전날, 엄마와 단둘이 목욕탕에 간 수정이는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둘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월급 받은 돈으로 예쁜 휴대전화 케이스를 엄마에게 선물한 수정이는 이날 자신의 꿈을 말했어요.

"수학여행 갔다 오면 웨딩드레스 디자인 공부 본격적으로 할 거야. 학원비 다 모아놨어."
"내가 언니랑 동생 드레스도 만들어 줄 거야. 아주 예쁘게."

수정이는 열심히 모은 돈으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한 길을 가려고 했던 겁니다. 수정이가 좋아했던 가수 임정희의 '눈물이 안 났어' 노래 가사가 생각나네요.

"생각도 못했던 말, 내게 네 모습은 항상 웃는 얼굴, 변함없는 저 햇살같이 나를 따뜻하게 비춰주는 그런 존재였는데. 날 떠나야 한다고 이해해 달라고, 갑자기 뭐라고 말을 해. 너무 슬퍼서 눈물이 안 났어. 그냥 그 자리에 서서 알겠다고 했어..."

유림이로 불리었던 어릴 적 서우의 귀여운 모습과 고등학교 때의 서우. 예쁜 서우는 마음도 고와서 청각장애인들에게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수화통역사가 꿈이었답니다.
▲ 단원고 2학년 2반 조서우 유림이로 불리었던 어릴 적 서우의 귀여운 모습과 고등학교 때의 서우. 예쁜 서우는 마음도 고와서 청각장애인들에게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수화통역사가 꿈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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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벨'을 좋아했던 서우의 꿈은 수화통역사

가늘고 긴 손을 가진 서우(2학년 2반 조서우)는 손이 예쁘다는 말을 자주 들었지요. 손목에 예쁜 팔찌를 끼고 손짓을 몇 번 하면 마치 춤추는 것 같았다고 해요. 어릴 적 이름이 유림이었던 서우는 크고 동그란 눈에 잘 웃고 애교도 부려서 귀여움을 많이 받았답니다.

"예쁜 짓"하고 말하면 인중을 잡아당기면서 입을 살짝 벌리고 눈을 크게 뜨는 어린 서우의 모습은 참 앙증맞았겠어요. 그런 서우가 젤 좋아하는 건 바로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벨'이었답니다. '벨'은 어느새 서우의 비밀친구가 되었대요. 서우는 '벨'과 함께 학교를 다니고 같이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들었고요. 속상했던 일이나 즐거웠던 일을 '벨'에게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우는 텔레비전에서 수화로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그 사람은 무대 한쪽에 서서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다양한 손짓으로 바꿔 표현했는데 텔레비전에 그 사람의 손이 크게 나오는 순간, 눈을 반짝 떴다고 해요.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손짓으로 전해주는 수화통역사를 보면서 오랫동안 꿈꿔왔던 세상이 그 손짓에 함께 있는 것 같았대요.

손도 가늘고 길쭉해서 수화통역사가 자신과도 잘 어울릴 거 같았던 서우는 무엇보다도 힘없고 약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 만큼 예쁜 아이였습니다. 수화 기초를 배우는 책을 산 서우가 아빠에게 자신의 꿈을 말했습니다.

"아빠, 나는 수화통역사가 될 거야."
"그럼, 넌 할 수 있어. 네가 뭘 하든 아빠는 항상 널 응원할 거야. 힘내."

심한 감기에 걸렸지만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 가기로 한 수학여행길. 서우는 집을 나서며 엄마에게 수화로 말했습니다. "사랑해" 경쾌하고 밝으면서 따뜻한 손짓이었습니다. 서우의 수화는 '춤추는 손'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엄마도 서우를 꼭 안고 말했습니다.

"잘 다녀와, 나도 사랑해."
"응, 나도,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세상을 빛나게 해줄 배우의 꿈을 가졌던 빛나라

미술과 글짓기, 연극까지 다재다능했던 빛나라의 꿈은 세상을 빛나게 해줄 배우였답니다.  어릴 적 엄마손 잡고 뮤지컬이나 연극을 많이 봤던 빛나라는 별이 된 지금, 하늘나라 소극장에서 멋진연기를 펼치고 있을 거예요.
▲ 단원고 2학년 3반 김빛나라 미술과 글짓기, 연극까지 다재다능했던 빛나라의 꿈은 세상을 빛나게 해줄 배우였답니다. 어릴 적 엄마손 잡고 뮤지컬이나 연극을 많이 봤던 빛나라는 별이 된 지금, 하늘나라 소극장에서 멋진연기를 펼치고 있을 거예요.
ⓒ 박재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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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라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 같기도 하지만 때론 담이 커서 적당한 때에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지요. 그렇다고 늘 나서는 것도 아니지만 적극적인 면도 있는 아이, 수줍지만 당당하고 할 말은 할 줄 아는 아이였죠. 나라는 친구들에게 편지도 잘 써주는 아이였다고 해요.

건축 일을 하는 아빠를 닮아서인지 그림도 잘 그리고 타고난 공간 감각이 있어서 집안의 가구 배치를 다 바꾸기도 했던 나라는 미술대회나 글짓기대회, UCC 대회에서 상을 받아올 만큼 다재다능했다지요. 이처럼 재능이 많은 나라의 꿈은 배우였대요. 어릴 적 엄마의 손을 잡고 소극장에 가서 뮤지컬이나 연극을 많이 보고 배우들과 사진도 찍고 얘기도 했던 기억들도 나라의 꿈에 한 몫 했을 거예요.

단원고 연극부에 들어가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해요. 단원고는 안산시 중고등학교 연극경연대회에서 은상을 받았을 만큼 실력 있는 학교인데 나라는 주말마다 있는 연습에 열심히 참가했다고 해요. 나리가 쓴 일기를 보면 이런 구절이 있어요.

"난 양파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이 또? 또? 또? 라는 말을 할 때까지. 마지막 양파의 알맹이는 숨겨야겠지만... 그 꿈을 가진 게 설레고 미친 듯 기쁘다."

"난, 배우, 남의 삶을 보여주고 싶다. 유명한 배우가 아니어도 좋다. 솔직히 이 꿈이 나에게 준 것이 많다. 그 꿈을 꾸는 자체만으로 용기가 나고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아빠는 진지하고 적극적인 나라의 꿈을 듣고 약속했지요. 수학여행 다녀오면 연극배우인 후배를 소개시켜주겠다고요. 아직은 어리지만 경험을 쌓게 해주려고요.

"엄마랑 아빠랑 만나서 산 지 6205일이고 나랑 만난 지는 5475일, 앞으로 같이 살날은 36만5000일이야."

엄마, 아빠와 함께 같이 산 날과 같이 살날을 계산해놨던 나라는 지금 어쩌면 하늘나라 극장 멋진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멋진 연기에 도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착한 요리사가 되고 싶었던 태민이는 미용사를 하는 엄마를 챙겨주던 효자였답니다. 태민이가 해준 요리는 어떤 맛일까요. ( 엄마 친구가 그려준 태민이네 가족사진)
▲ 단원고 2학년 6반 이태민 착한 요리사가 되고 싶었던 태민이는 미용사를 하는 엄마를 챙겨주던 효자였답니다. 태민이가 해준 요리는 어떤 맛일까요. ( 엄마 친구가 그려준 태민이네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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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요리사가 되고 싶었던 태민이

"양파를 다진다. 청피망도 다진다. 토마토도 다진다. 양송이도 다지고 베이컨을 채소 크기로 잘라 준비해 두고 계란 3개를 까서 소금 약간 넣고 그 후 채에 한 번 걸러 준다. 걸러서 그 후 팬에 버터 약간 두르고 양파, 베이컨..." - 태민이가 제일 아끼는 스프링노트에 적힌 '스페니쉬 오믈렛' 만드는 방법 중에서

요리사를 꿈꾸며 요리학원에 다니던 태민이(2학년 6반 이태민)의 꿈은 당연히 요리사겠죠. 바쁜 엄마와 아빠를 위해 동생들의 저녁밥을 손수 챙겨주는 착한 오빠였어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태민이가 꿈을 키우기 위해 요리학원에 가는 날. 학교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동생들 저녁상 차려주고 눈높이학원 갔다가 요리학원으로 달려갔대요.

선생님이 요리 가르치면서 설명하면 손바닥 수첩에 휘갈겨 쓰는데 집에 와서 들여다보면 자기 글씨인데도 알아볼 수가 없었다는군요. 그래서 스프링노트에 차근차근 정리하게 됐는데 그때 정신 집중이 필요하다고 해요. 마치 요리처럼. 태민이는 순간순간 재료와 불에 집중하지 않으면 요리를 망치듯, 스프링노트를 정리할 때도 온 신경을 기울였다고 해요. 그래서 스프링노트는 태민이가 제일 아끼는 보물이 됐대요.

서 있느라 발바닥이 평발처럼 된 미용사 엄마와 요리하느라 오래 서 있을 수밖에 없던 태민이. '오래 서 있기 선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 걸어서 학원 갔다가 저녁 7시부터 내내 서서 요리 배우고, 9시쯤 끝나면 설거지하고 30분 동안 걸어서 집에 오면 양말이 푹 젖어있다는 태민이는 그만큼 엄마를 안쓰러워했대요. 온종일 서서 고객의 머리를 만지는 엄마를 말이죠.

엄마가 옷을 사주려고 하면 "난 괜찮아, 적당한 티 두 장이면 돼. 그 돈으로 소연이 사줘" 하는 속 깊은 장남 태민이는 스프링노트를 정리할 때 문장이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마침표를 잘 찍었대요. 그래서 마침표 대신 띄어쓰기로 바꿨다고 해요. 마침표는 뭔가 완전히 끝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연출가가 꿈이었던 정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로 완성해가는 연극을 좋아했다고 해요.
▲ 단원고 2학년 8반 최정수 모든 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연출가가 꿈이었던 정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로 완성해가는 연극을 좋아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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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하나로 만들어내는 연출가가 꿈이던 정수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돕고, 전체 장면을 구성하고, 그 모든 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연출가가 꼭 되고 싶어."

단원고 연극부에서 연출을 맡은 정수는(2학년 8반 최정수) 자신이 하는 일이 만족스러웠고 커서도 연출가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해요. 185cm의 키에 80kg인 정수는 290mm의 신발을 신고 넓은 어깨를 가진, 건장한 체격의 듬직한 아이였지요.

그래서인지 동생도 잘 챙겨주는 멋진 형이었답니다. 한번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동생의 학부모 참관수업이 있었는데요. 간호사였던 어머니가 도저히 시간을 뺄 수 없어서 걱정을 하자, 정수가 대신 학부모 참관수업에 가기도 했답니다. 정말 어른스러운 정수지요.

어릴 적부터 엄마의 사랑스러운 아들이었던 정수는 엄마랑 사랑스러운 말놀이를 자주 했다고 해요.

"정수, 누구 새끼?" "엄마 새끼."
"어디서 나왔어?" "엄마 배 속."
"엄마 없으면 어떡해?" "못살아."

엄마는 정수가 수련회만 가도 잠도 못 주무셨대요. 그럼 정수는 "걱정 마세요. 제가 군대 갈 때 빼고는 엄마랑 헤어질 일은 없을 거예요"라며 엄마를 안심시켰다고 해요.

태권도 4단이었던 정수는 한동안 태권도관장님이 되고 싶고, 글 쓰는 작가도 되고 싶었는데 단원고 연극부에 들어간 후부터는 연출가의 꿈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다른 친구들이 연기할 때 연기를 잘할 수 있도록 무대를 꾸미고 소품도 배치했어요. 자신의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그것들이 합쳐져서 하나의 무대가 완성되는 게 좋았던 정수는 특히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로 완성해가는 연극을 좋아했다고 해요.

정수가 계획한 미래는 이랬다고 해요.

* 20대 - 연출을 공부할 수 있는 대학 진학, 군대 다녀오기, PD나 영화감독되기
* 30대 - 결혼, 예쁜 딸 낳기, 식구들과 행복하게 살기
* 40대 - 능력 있는 연출가로 인정받기
* 50대 - 부모님과 함께 살기

'연출가 최정수' 자신의 이름을 내건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고 그 영화를 보며 사람들이 기뻐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한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 거라는 정수. 정수는 별이 된 친구들과 함께 "레디, 고~"를 외치고 있을 거예요.

* 이 기사는 '단원고약전'(관련 스토리펀딩)을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약전을 집필해주신 단원고약전작가단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도서 구입이 어려운 작은도서관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다음 스토리펀딩'으로 진행했으며 목표치 달성으로 전국 100곳의 작은도서관에 보낼 예정입니다. 이 기사는 펀딩에 게재된 기사이며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진실규명을 위해 단원고약전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국의 공공도서관에도 비치될 수 있도록 오마이뉴스에 다시 한번 게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태그:#세월호 , #단원고약전 , #작은도서관에 보내는 , #잊지말자 4.16 , #잊지말자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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