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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 일본 구로베댐을 보러 갔다. 해발 1500m에 건설된 구로베댐은 댐 높이가 186m로 일본에서 가장 높다. 댐 위에서 밑을 바라보니 아찔하다. 댐 정상에는 도보로 갈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구로베댐 호수는 얼어붙어 있고, 하얀 눈이 쌓여있다. 눈 덮인 다테야마 연봉이 호수 계곡을 따라 운무에 휩싸여 신비하게 보인다. 사방에 펼쳐진 자연의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댐 위를 천천히 걸어서 건너갔다.

관광객들이 구로베댐 정상을 걸으며 주변 경관을 구경하고 있다. 구로베댐은 해발 1470m에 건설된 일본 제일의 댐 높이(186m)를 자랑하는 아치식 댐이다.
 관광객들이 구로베댐 정상을 걸으며 주변 경관을 구경하고 있다. 구로베댐은 해발 1470m에 건설된 일본 제일의 댐 높이(186m)를 자랑하는 아치식 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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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베댐 정상에서 바라본 구로베호수와 다테야마 설봉
 구로베댐 정상에서 바라본 구로베호수와 다테야마 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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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베댐은 1956년도에 착공하여 7년이라는 긴 세월과 513엔의 비용, 연인원 1000만 명의 노동자가 동원되어 흘린 땀방울로 1963년에 완공된 일본 최대의 아치형 댐이다. 공사 중 171명이나 사망했다고 한다. 특히 파쇄대를 둘러싼 힘겨운 사투는 이시하라 유지로가 주연을 했던 영화 '구로베의 태양'에 실감 나게 그려지기도 했다.  

저수량 2억 입방미터, 발전량 연간 10억kw 달하는 구로베댐의 건설은 세기에 남을 대규모 사업으로 회자되고 있다. 구로베댐은 우리나라 화천수력발전소 발전량의 3배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구로베댐의 중심에는 높이 186m, 댐길이 492m, 표고 1454m란 푯말이 달려있다.

구로베댐 중심에는 높이 186m, 길이 492m, 표고 1454m란 푯말이 새겨져 있다.
 구로베댐 중심에는 높이 186m, 길이 492m, 표고 1454m란 푯말이 새겨져 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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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한 경제부흥을 하고 있었던 일본은 전기가 부족했다. 구로베댐은 일본의 고도성장기에 부족한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건설한 댐이다.

기자는 오래전에 미국 서부를 여행하면서 콜로라도 강을 막아 만든 후버 댐을 견학했다. 후버 댐은 미국의 대공황 시기에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1936년에 완성된 아치형 콘크리트 중력댐이다. 높이 221m, 저수량 320억㎥, 최대출력 135만kw를 발전하는 후버 댐은 20세기 공학이 이루어 낸 가장 뛰어난 성과 중의 하나로 꼽고 있으며 현재는 관광명소가 되어 있다.

구로베댐 역시 전후 일본의 경제부흥을 위해 건설한 아치형 댐으로 현재는 관광명소로 활용하고 있다. 여름철에 높이 186m의 댐에서 초당 10톤 이상 방류되는 물줄기는 거대한 폭포를 연상케한다. 유람선 '가르베'를 타고 일본 최고의 높이에 위치한 구로베 호수를 일주할 수도 있다.

댐공사를 하다가 171명이나 사망한 구로베댐은  영화 '구로베의 태양'에 실감나게 그려지기도 했다.
 댐공사를 하다가 171명이나 사망한 구로베댐은 영화 '구로베의 태양'에 실감나게 그려지기도 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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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베댐역 인근에는 순직자위령비가 세워져 있고, 쿠로욘기념실에는 모형이나 영상으로 구로베댐 건설공사를 알기 쉽게 볼 수 있다. 댐 전망대에 오르면 구로베댐 전체를 전망할 수 있다. 댐 전망대까지는 220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댐 레스트하우스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뜨거운 국수로 추위를 달래며 댐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는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잠깐 사이에 반대쪽인 오오기사와 방향에서 여행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순식간에 구로베댐은 수많은 인파로 뒤덮였다.

구로베댐 레스트하우스에서 바라본 구로베댐 위의 인파
 구로베댐 레스트하우스에서 바라본 구로베댐 위의 인파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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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사람들이 반대편 다테야마 역으로 갈 것이 아닌가? 지금 시각 아침 9시 30분. 우리는 국수 그릇을 비우고 서둘러 일어났다. 여러 차례 갈아타는 탑승구마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다시 구로베댐 위를 걸어 구로베케이블카를 탔다. 내려올 때보다 몇 배의 인파가 혼잡을 이루고 있다.

구로베호수역에서 구로베케이블카를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인파
 구로베호수역에서 구로베케이블카를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인파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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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대부분이 오오기사와 쪽에서 트롤리버스를 타고 간덴터널을 통해 올라온 여행자들이다. 구로베댐을 건설하기 위해 자재를 실어날랐던 교통수단이 지금은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4월 22일 일본 알펜루트를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태그:#구로베댐, #일본알펜루트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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