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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전 교육감은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이기에, 후보시절 공약한 대로 문재인 새 정부에서는 교육의 국가책임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교육감은 지난 1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빌딩에서 열린 원탁토론아카데미 초청 강연회에서 '새 시대 새 교육을 그려본다'는 주제로 새 정부의 교육철학과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2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하여, 교육 정책을 총괄했으며, 지난 3월 17일 문재인 당시 후보와 함께 교육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새 정부의 교육부장관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는 김 전 교육감은 이날 특강에서 교육전문가답게 공약집에 실리지 않은 구체적인 수치와 비율까지 제시해 '준비된 교육부장관'임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교사와 교수, 교육시민단체 관계자 등 교육계 인사들이 많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부 및 교육개발원 관계자들도 대거 참여하여 눈길을 끌었다.

국가책임을 강화하여 국민부담 줄여줘야

"후보시절 공약한 대로 문재인 새 정부에서는 교육의 국가책임을 강화해 나갈 것”
▲ 김상곤 전 교육감 강연회 "후보시절 공약한 대로 문재인 새 정부에서는 교육의 국가책임을 강화해 나갈 것”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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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2014년까지 민선 1~2기 경기도교육감을 역임하며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바람을 일으켰던 그는 교육감 시절을 먼저 회상하며 "우리 교육은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할 정도로 높은 교육열과 대학진학률, 그리고 훌륭한 교사진을 갖추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입시경쟁과 관료중심의 교육행정이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교육 양극화가 사회 양극화를 초래하는 병폐를 낳았다"며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우리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늘어나는 교육비 부담과 점점 심화하는 교육경쟁"이라며 "이러한 병폐를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국가책임을 강화하고, 의무교육을 확대하여 국민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유아교육 관련해 국·공립 유치원의 대폭 확대를 언급했다. 현재 15% 수준인 국·공립 유치원 비율을 40%까지 늘리고 1인당 22만 원인 지원금액도 30만 원으로 확대하여 유아기 출발선의 평등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유아교육을 1년 의무화하자는 의견이 대선캠프에서 제기 됐으나 당장 구체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그러나 "학부모들의 유아교육 부담을 더는 방향으로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중학교 관련 분야에 대해 김 전 교육감은 '1수업 2교사제'를 강조했다. '1수업 2교사제'는 교육감 시절 성과를 거둔 정책이며, 문 대통령의 대표공약으로 꼽히는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게 교육도 변화해야 한다"며 "교사에게 자율적 교육과정편성권, 수업권, 평가권을 부여하고, 수업 방식을 토론이나 문제해결식, 거꾸로학습, 프로젝트식 등 학생중심수업으로 전환하고, 평가방식도 객관식 위주에서 서술형, 논술형으로 바꿔, 교육혁명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별히 혁신학교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2009년 13개로 시작된 혁신학교가 이제 천여 개를 넘고 있다"며, 교사의 자율성이 중심이 되어 학교를 운영하는 혁신학교 모델을 언급했다. 앞으로 혁신학교를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혁신교육을 모든 초중고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3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각자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학생, 학부모, 교사 주권시대' 만들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기초학력보장법 제정 및 온종일마을학교 도입, 현재 초등학교 2학년까지만 해당되는 돌봄교실을 6학년까지 확대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국가책임을 강화하고, 의무교육을 확대하여 국민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 강연하는 김상곤 전 교육감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국가책임을 강화하고, 의무교육을 확대하여 국민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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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외고 폐지 등 새 정부에서는 시장논리 아닌 교육논리 작동될 듯

한 자사고 교장이 "현재 초긴장 상태이고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자사고 정책에 대해 질문하자, 김 전 교육감은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는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64년 중학교, 69년 고등학교를 평준화했다"며 "재평준화하는 차원에서 일탈한 고교를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외고나 국제고 등 특목고나 자사고는 대학입시를 위한 예비고로 변질됐고, 자사고와 외고는 학비가 760만 원, 850만 원으로 이미 사립대 수준에 이른 만큼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이를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시에 모두 폐지하는 것은 어렵기에 순차적으로 전환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대입제도와 관련해서는 학생부종합전형과 교과전형, 수능 세 가지로 입시를 단순화하고 수능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교육감은 "교육부가 현재 수능 개편안에 대해서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수시전형에서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이 정착되고 있기 때문에 수능이 갖고 있는 부작용을 줄일 필요가 있어 2021학년도 수능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학 분야 정책과 관련해서는 대학서열화 해소를 위해 국공립대 비율을 현재 24%에서 4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대학이 서울을 기점으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 서열화 되고 있다. 대학이 한 줄로 서열화 돼 지방 국립대까지 위상이 많이 추락해 안타깝다"며 "전국 9개의 거점 국립대에 학생 1인당 지원비 현 1500만 원 수준에서 서울의 5개 사립대 수준인 1인당 2190만 원에 준할 수 있도록 하고, 교수 충원률도 높이고 실험 기자재 및 시설을 확충하는 등 예산을 대폭 지원해 예전의 명문대 위상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의 경우 80% 가까이 사학에 맡겨왔고, 학생 수 비중만 봐도 사립대 학생이 75% 정도를 차지한다"며 대학경비의 절반을 국가가 지원하되 이사회를 공익화 하는 '공형성 사립대' 추진 계획도 언급했다. 이밖에도 학벌주의 병폐를 타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입사나 승진 시 학력 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유도해 나갈 것이고, 지역인재 할당제는 30% 정도까지 보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하는 교육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시대'에 걸맞게 '토론공화국'이 되고 '소통의 정부' 되기를

강연 후에는 참석자들과 교육문제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 질문을 듣고 있는 김상곤 전 교육감 및 참석자들 강연 후에는 참석자들과 교육문제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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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후에는 참석자 중 기자들을 포함한 15명 정도가 "앞으로 6개월 정도 교육정책을 두고 대국민토론회를 하자는 제안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고, 김 전 교육감은 성실하게 답변했다. 김 전 교육감은 마무리 발언으로 "3기 민주정부인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이 어떻게 마련됐는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토론과 대화를 통해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을 기획하고 사회를 본 강치원 교수(원탁토론아카데미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한만큼 토론공화국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연 뒤 "국민대토론회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내는 소통의 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상곤 전 교육감은 뚜렷한 교육철학을 가진 교육전문가면서 교육감을 역임한 교육행정가"라며" 이번 강연회를 통해 새 정부의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학한 전교조 정책실장는 "김상곤 전교육감은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새 시대 새 교육으로 설명했다"며 "새 정부는 지난 20여 년간 경쟁과 불평등을 심화시켜 온 시장주의 교육정책을 철회하고, 국민들이 열망해 온 민주주의와 공공성에 입각한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으로 거침없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최창의 전 교육의원(교육을바꾸는새힘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을 총괄한 김상곤선대위원장이 직접 맥락을 짚어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해 주어서 정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며 "다만 교육부 기능개편 방향이나 국가교육위 설치 등 교육구조 개혁에 대한 청사진과 방향도 좀 더 상세히 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교육정책 공약을 실제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학생교육에 적용하는데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질적인 교육력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제출하지 않았다. 연락 온 것도 없다.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강연회 끝난 후 참석자들과 이야기 하는 김상곤 전 교육감 “제출하지 않았다. 연락 온 것도 없다.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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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한 교육전문가도 "'문재인의 교육혁명,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입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공약이 가슴에 다가왔다"며 "새 정부에서는 부모의 마음으로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으니 행복한 교육혁명이 이뤄질 것 같다. 국가가 또 하나의 부모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시스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에서는 정치논리나 시장논리가 아닌 교육논리가 작동돼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이 교육 덕분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기자의 '언제 입각하느냐? 청와대에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했느냐"는 질문에 김 전 교육감은 "제출하지 않았다. 연락 온 것도 없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태그:#김상곤 전 교육감,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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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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