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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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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한 가운데, 주요 공기업들은 최근 5년 동안 비정규직을 크게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전력 등의 경우 비정규직 직원을 많게는 4배가량 늘렸다.

22일 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전력 등 주요 공기업들은 최근 5년간 비정규직 직원 수를 크게 늘렸다. 또 코레일 등의 경우 비정규직 대신 파견과 용역 등 외주업체 직원 수가 증가했다.

LH, 비정규직 1000명 가량 늘고, 한전도 2배 증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5년간 비정규직이 1000명가량 늘었다. 그에 비해 정규직 직원 수는 줄여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난 2012년 정규직 직원 수는 6093명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6036명으로 소폭 줄었다.

반면 이 기간 비정규직 수는 급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난 2012년 비정규직 직원 수는 362명, 2013년에도 326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4년 비정규직 직원은 1445명으로 4배 이상 급증한다. 2015년에는 1479명으로 최고점을 찍는다. 2016년과 올해 1분기에도 1304명으로 규모가 크게 줄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체 직원(정규직과 임원, 무기계약, 비정규직 합산) 가운데 비정규직 직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5.6%에서 올해 1분기 16.7%로 급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비정규직 업무가 다양하다보니, 어느 부분에서 늘었는지는 정밀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도 "주거복지 업무가 확대되면서, 민원상담원이나 조사원 쪽 인원의 비정규직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전력도 비정규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비정규직 직원 수는 287명이었지만, 2013년 354명, 2014년 323명, 2014년 411명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비정규직 직원 수는 586명이었고, 올 1분기에는 600명으로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최근 들어 비정규직을 대거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비정규직 직원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70명으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173명으로 증가했다.

한국도로공사도 전체 직원(1분기 기준 6024명)에 비해 비정규직 직원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 수는 증가세다. 2012년 비정규직 직원 수는 83명이었지만, 2015년 107명, 올 1분기에는 183명으로 늘었다.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 최근 5년간 외주인력 급증

주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소속외인력 변화 추이
 주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소속외인력 변화 추이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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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아래 코레일)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비정규직 대신 소속외 인력을 늘려온 사례다. 소속외인력이란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하지 않고, 파견과 용역, 사내 하도급의 형태로 근무하는 인력을 말한다. 소속외인력이 늘었다는 건 해당 기관 업무의 외주화가 대거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코레일은 지난 2012년부터 소속외인력을 꾸준히 늘렸다. 지난 2012년 4830명이던 소속외인력은 2013년 4971명, 2014년 5247명, 2015년 5639명에서 지난해에는 6천명(6080명)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에는 6230명으로 증가했다. 2012년에 비해 1500명 이상 늘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도 비슷한 유형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지난 2012년 소속외인력은 202명이었다. 이후 2013년 551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소속외 인력 수는 519명으로 2013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5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신규 철도 노선을 확대하면서, 핵심업무는 정규직 직원을 쓰지만,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비핵심업무는 외주업체에 맡기면서, 소속외 인력이 늘어난 것"이라며 "정부의 공기업 효율화에 따른 인건비 운용 지침이 있고 이를 토대로 공기업 CEO평가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모두 정규직을 고용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수자원공사(케이워터)는 정규직을 늘리고, 비정규직 직원은 줄여왔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정규직 직원 수는 지난 2012년 4162명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400여명 증가한 4679명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직원 수는 지난 2012년 364명에서 이듬해인 2013년 414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후 비정규직 직원 수는 꾸준히 감소하면서, 올 1분기에는 2012년보다 24명 감소한 340명으로 조사됐다.

댐이나 정수장 등에서의 시설안전관리 업무를 확대하면서 정규직 채용이 늘었고, 기존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왔다는 게 수자원공사의 설명이다.

정택수 경실련 간사는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확대되는 것은 확실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비정규직이냐 정규직이냐에 따라 처우 차이가 심한 상황에서 공공이 상시적 업무에 대해서는 정규직을 채용하는 방향으로 선도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세종지부 세종청사 특경분회의 조합원들이 아침집회에 모여 피켓을 들고 있다.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세종지부 세종청사 특경분회의 조합원들이 아침집회에 모여 피켓을 들고 있다.
ⓒ 임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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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비정규직, #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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