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시즌 마무리 투수 중 유일하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kt 김재윤 ⓒ kt위즈
삼진은 투수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짜릿한 장면입니다. 탈삼진 수는 투수의 구위를 알려주는 시금석이기도 하죠.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 야구팬들은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를 제압하는 강속구 투수의 삼진쇼에 열광합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삼진 능력을 보여준 투수는 예상외의 이름인 kt 김재윤입니다. 해외 유턴파(애리조나)인 김재윤은 2009년 미국 진출 후 마이너리그에서 4년간 포수로 뛰었는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결국 방출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현역으로 군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을 지명한 신생구단 kt에 입단합니다. 당시 kt 창단 감독이었던 조범현 전 감독의 권유에 따라 투수로 전향했습니다.
그리고 이 선택은 흔히 말하는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마이너리그의 벽을 넘지 못한 무명 포수가 자신의 강점인 강견으로 주자가 아닌 타자를 잡아내는 압도적인 투수로 변신한 것입니다.
#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K/9 순위
▲ 역대 KBO리그 단일시즌 9이닝 당 삼진갯수 순위. 50이닝 이상 기준 (사진 출처: kt 위즈)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재윤이 지난해 기록한 K/9(9이닝당 삼진 갯수) 12.09는 역대 KBO리그 단일시즌 4위(50이닝 이상 기준)에 해당하는 엄청난 기록이었습니다.
역대 1-2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오승환의 이름이, 3위에는 "포스트 임창용"으로 기대를 모았던 2015시즌 심창민이 올라있습니다.
그렇다며 올시즌은 어떨까요? 현재 김재윤의 9이닝당 삼진 갯수는 6.57개입니다. 2015~16시즌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떨어진 수치입니다.
2017시즌 12.1이닝 동안 겨우(?) 9개의 삼진 밖에 잡아내지 못했는데 지난해에는 54.1이닝동안 무려 73개의 삼진을 솎아냈습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이닝을 거듭할수록 K/9은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kt 김재윤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 kt 김재윤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마무리 투수로서의 완성도나 안정감은 올시즌이 압도적입니다. 예년에도 많은 볼넷을 주는 투수는 아니었지만 올시즌은 14번의 등판 동안 단 1개의 볼넷만을 허용했습니다. 피홈런은 아직까지 허용하지 않았고 피OPS(장타율+ 출루율)은 0.337로 경이로운 수준입니다.
10개 구단 마무리투수 중 자책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시즌 10세이브를 달성한 'MR.제로' 김재윤이 선동렬-오승환의 계보를 잇는 압도적 마무리 투수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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