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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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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큰 결단을 하셨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임명을 두고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말이다. 정부의 주요 인사를 발굴하고 추천하는 자리에 여성을 기용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2003년에 인사수석 직위가 신설된 이후로 여성이 발탁된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새 정부의 주요 인사에서 남녀 균형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조 인사수석 임명에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적어도 30% 수준으로 출발해서 단계적으로 임기 내에 동수 내각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여성 인사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화여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조 인사수석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소속 연구원,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상임대표 등을 지내며 시민사회계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박원순 서울시장 1기 때인 2011년에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으로 발탁돼 국·공립 어린이집 1000개, 서울여성안심특별시 정책 등의 실현을 이끌었다.

문 대통령과는 참여정부 시절에 인연을 맺었다. 조 인사수석은 2005년 청와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했고, 2006년 5월부터 1년여간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냈다. 

지난해 9월 박원순 시장의 싱크탱크인 '희망새물결'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조 인사수석은 박 시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올 4월에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대선 기간에는 선거대책위원회 성평등본부 부본부장으로 활동했다.

과거 여성인권운동을 하면서 조 인사수석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김상희 의원은 이번 인사의 조 인사수석의 장점을 '균형'과 '경험'으로 꼽았다.

김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청와대 인사를 어떤 식으로든 민원이 안으로 뚫고 들어갔다"라며 "조 인사수석은 그런 거에 개의치 않고 원칙과 시스템에 따라 균형적으로 인사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조 인사수석이 여성계에 나름의 인재풀을 가지고 있고, 인사 업무 경력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큰 실수 없이 잘할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문재인 만난 조현옥 "여성에게 기회 줘서 사람 키워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갖은 후 청와대 소공원에서 차담회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갖은 후 청와대 소공원에서 차담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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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11일 조 인사수석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들과의 차담회에서도 여성 인사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여성 발탁을 위해 노력을 진짜 많이 했다. 참여정부 민정수석일 때 비서관과 보좌관을 여성으로 (기용)했다"라며 "박근혜 정부보다 참여정부의 정무직 여성 출신이 훨씬 많았다"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에 조 인사수석은 "여태까지의 정부 중에서도 참여정부 내각에 여성이 제일 많았다. 네 명 있었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그 기록을 깨야죠"라고 거들었다. 참여정부 첫 내각에는 강금실 법무장관과 한명숙 환경장관, 김화중 보건장관, 지은희 여성장관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내각 인사의 여성 발탁 비중이) 3분의 1이려면 몇 분을 (기용)해야 하나"라고 물었고, 조 인사수석은 "10명 이상은 해야 한다. 보통 여성을 기용한다고 하면 사회·복지 분야나 마이너 분야를 생각하는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그때(참여정부 당시) 야심차게 한 게 강금실 법무장관이었다"라며 "남미의 페루·칠레 같은 나라들이 남녀동수 내각을 하면서 국방부 장관을 여성으로 (기용하는 건) 놀랍다"라고 거들었다.

조 인사수석은 "그렇게 해서 사람을 키워야 한다. 항상 인재가 없다고 하지만 기회를 안 주니까"라고 조언했다.

이날 차담회에 참석한 참모진들은 여성계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특정 학맥 존재를 두고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조 인사수석은 문 대통령이 "여성들은 학맥 따라 이런 건 없나"라고 묻자 "저희들은 별로 그런 게 없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불리한 점"이라며 "오히려 저는 지금에 와서는 강점이라 생각한다. 인맥에 휘둘리지 않으니까"라고 답했다.

이에 임 비서실장이 "여성계 내에서 특정 학교에 그런 건 없나"라고 재차 묻자, 조 인사수석은 "오해들을 하시는데 진짜 없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자리에 함께한 조국 민정수석은 "들은 것과 다르다. 확인이 좀 필요한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졌고, 조 인사수석은 "그러니까 억울해들 하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임 비서실장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했고, 조 민정수석 역시 "저도 확인이 필요하다는 데 한 표 던지겠다"라고 거들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태그:#조현옥, #문재인, #문재인 정부, #조현옥 인사수석, #김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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