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녀> 관련 이미지.

영화 <악녀> 관련 이미지. 여성들이 서사를 이끌어가는 누아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 NEW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한국형 액션 영화를 만들겠다!"

<내가 살인범이다> 이후 또 다른 액션물 <악녀>를 선보일 정병길 감독의 각오가 잘 담겼을까. 오는 6월 초 개봉을 앞둔 <악녀>가 11일 오전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김옥빈, 성준, 신하균, 김서형 등 출연 배우들은 감독에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죽을 것처럼 힘들었지만 또다시 이런 액션을 찍고 싶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영화는 한 여성을 중심으로 한다. 킬러로 키워진 숙희(김옥빈 분)가 조직에 버림받고 국가에 부름을 받아 임무를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이야기로만 치면 오락성이 강한 액션 영화로 예상할 수 있다.

준비된 배우들

역할을 위해 김옥빈은 촬영 3개월 전부터 액션을 연마하는 등 치열하게 준비했다. 이미 태권도와 합기도 유단자기도 한 그는 "영화 액션과 실제 무예랑은 좀 다른 면이 있어서 처음부터 기초를 다시 배워야 했다"라며 "촬영할 때를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독하게 임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독하게 임했다'라는 말엔 배우로서 책임감과 함께 여성 액션 영화의 주연이라는 나름의 사명감이 담겨 있었다. 김옥빈은 "액션 장르는 남성의 전유물 느낌이 강해서 여성 배우들에게 시키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며 "제가 잘 소화해야 이런 시나리오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부상 없이 잘 해내려 했다"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김옥빈에게 임무를 부여하는 국가 비밀 조직 간부 권숙 역의 김서형은 "여배우 액션이라 정의하고 싶진 않고, 배우라면 모두가 다 잘 해내고 싶은 작품이었다"라며 "출연 배우들이 다들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거들었다. 정작 본인의 액션 분량은 많지 않음을 언급하던 김서형은 "내 일상 자체가 누아르라 따로 준비한 건 없다"라고 재치 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옥빈과는 영화 <박쥐> <고지전>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는 신하균은 "지금까지 옥빈씨와 영화상에선 서로 악연이었는데 또 만나게 됐다"라며 "다시 만나 반가웠다. 그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옆에서 잘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짧고 굵게 출연의 변을 전했다.

칸의 추억

 영화 <악녀> 관련 이미지.

영화 <악녀>의 포스터. 칸에서 먼저 공개된 후 국내에서도 개봉할 예정이다. ⓒ NEW


영화 <악녀>는 제70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의 초청을 받은 작품이다. 첫 칸영화제를 경험하는 성준은 "후시 녹음할 때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기뻤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김서형 역시 "성준씨와 같이 후시 녹음하는 날 소식을 들었는데 눈물이 났다"라며 "제가 칸에 간다는 사실보다 출연작이 영화제에 나간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박쥐>로 이미 2009년 칸영화제를 경험한 김옥빈은 "그땐 스물두 살이었는데 어려서 칸영화제가 그렇게 대단한 줄 잘 몰랐다"라며 "자주 올 수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8년이 지났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몰랐다. 가서 잠을 안 자야겠다"라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촬영할 때 입은 부상으로 현재까지 목발 신세를 지고 있는 신하균은 "병원에 있을 때 소식을 들었는데 이번에 전 못 간다"라며 "안타깝지만, 이 영화가 전 세계에 소개된다는 게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악녀>로 새로운 액션을 주창한 정병길 감독은 "제목처럼 나쁜 여자의 이야기는 아니고 착한 여자의 슬픈 이야기 정도로 봐달라"며 "한국 상업 영화 시스템을 알아가는 과정이 전작 <내가 살인범이다>였다면, 이번엔 모든 장면을 다 알고 완벽하게 준비해놓고 찍었다"라고 설명했다.

"<내가 살인범이다>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추구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오토바이 액션에서 새로운 걸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자료를 찾기보단 아무도 하지 않는 앵글을 위해 일반 카메라가 아닌 소형 카메라를 고집한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땀 냄새가 나는 영화입니다."

<악녀>는 오는 21일 칸영화제에서 전 세계 관객에게 공개된다. 이후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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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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