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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시험 없는 세상'

5월 5일 어린이날. 오랜만에 만난 조카들을 데리고 시(市)에서 마련한 한 어린이날 행사장에 다녀왔다. 행사장은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행사 주최 측은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아이들을 위해 많은 공연을 준비했다. 

특히 아이들과 부모에게 가장 관심을 끈 프로그램은 많은 상품이 걸려있는 장기자랑이었다. 즉석에서 지원자를 받아 진행된 장기 자랑에는 많은 아이가 나와, 춤과 노래 등 가진 끼를 맘껏 뽐냈다.

그런데 참가한 아이 중, 유독 눈에 띄는 한 아이가 있었다. 대부분 아이가 노래와 춤으로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 반면, 이 아이는 요즘 대세인 대선 후보의 성대모사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인기를 끌었다. 이 아이는 5명의 대선 후보들이 TV 토론에서 보여준 특징 몇 가지를 흉내 내 구경하는 사람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모(某) 방송국 개그맨들의 정치 개그 풍자를 그대로 따라 하며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었다. 아이는 TV 토론에서 대선 후보의 언행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구사했다. 아이의 성대모사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한편, 대선 후보들의 지나친 행동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혀를 차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문득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아이들이 어른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보고 배우는 만큼, 대선 후보들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러웠다.

특히, 대선 후보들의 지나친 행동에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비치는 어른의 모습이 다 좋아 보일 수는 없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대선 후보들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장기 자랑이 끝난 뒤, 새로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하나만 이야기해 보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 아이는 서슴지 않고 '시험 없는 세상'이라고 말해 행사장에 있는 많은 아이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약속을 잘 지키는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그 아이의 말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행사장 모든 사람은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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